먹방이나 음식 영화를 보며 행복감을 느끼듯, 음식 묘사가 잘 된 책은 읽으면서 행복해진다. 활자에 갇혀 있는 음식들이 뇌에서 존맛비주얼로 살아난다. 나의 침샘을 폭풍자극했던 문학들을 모아봤다. 인용한 책들은 음식 묘사뿐만 아니라 문체와 내용도 좋으니 읽어보시길. 단, 주의사항은 배를 든든히 채우고 읽을 것.

 

1. <토끼정 주인>, 고로케

토끼정의 고로케가 얼마나 맛있는지를 글로 표현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꽤 큰 고로케 두 개가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무수한 빵가루가 바깥을 향해 톡톡 튀듯이 알알이 서 있고, 기름이 쉭쉭 하는 소리를 내며 안쪽으로 스며드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건 거의 예술품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을 삼나무 젓가락으로 꾹 누르듯이 잘라서 입에 넣으면, 튀김옷이 바삭 하는 소리를 낸다. 속에 든 감자와 쇠고기는 녹아들 것처럼 뜨겁다. 감자와 쇠고기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다. 무의식적으로 대지에 뺨을 비비고 싶을 정도로 잘 자란 감자-이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와, 주인이 엄선해서 구입한 쇠고기를 커다란 부엌칼로 잘게 썰어 섞은 것이다.

 

-에세이집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무라카미 하루키

 

고로케를 먹을 때마다 하루키의 이 에세이가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른다. 도쿄의 실제 <토끼정> 가게는 현재 사라진 상태. 결국 이 고로케는 상상 속의 맛이 되어버렸다. 대지에 뺨을 비비고 싶은 맛의 고로케를 만나신 분은 아래 메일로 위치 제보 좀 부탁드립니다.

 

2. <태백산맥>, 꼬막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했다.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벌교에서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었고 벌교 5일장을 넘나드는 보따리 장꾼들은 장터거리 차일 밑에서 한 됫박 막걸리에 꼬막 한 사발 까는 것을 큰 낙으로 즐겼다.

 

-소설 <태백산맥>, 조정래

읽자마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꼬막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마침 꼬막이 제철이다. 추천하는 식당은 당산의 <참새방앗간>. 산처럼 쌓여 나오는 뜨끈한 꼬막을 까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자연스레 술이 당긴다.

 

3. 시 <국수>, 국수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댕추가루 : 고춧가루 / 탄수 : 석탄수 

-시 <국수>, 백석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 북한에서는 평양냉면에 동치미 육수를 부어 먹는데다가, 백석의 다른 시에서 메밀국수를 좋아한다는 표현이 있는 걸로 보아 시 속 국수의 정체는 평양냉면일 가능성이 높다. 책 <백석의 맛>에 따르면 백석의 시에는 100여가지의 음식이 등장한다. 그의 시를 읽으면 가본 적 없는 이북 시골 풍경과 냄새가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따듯해진다.

 

4. <그 남자네 집>, 굴비

잘 마른 굴비도 껍질과 살 사이에는 기름기가 많아 북어처럼 메마르지 않았다. 점심 반찬을 하려고 짝짝 찢고 나면 손바닥에 기름이 흘렀고 육질은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단단하게 잘 마른 알맛은 조금 맛본 어란맛 못지 않았고, 빛깔은 투명한 조니 워커 빛깔이었다. 시어머니는 당신이 생선 대가리나 꽁지를 차지할지언정 아들과 며느리를 음식으로 층하하는 일이 없었는데도 어란만은 아들만 먹이려는지 깊이 껴두어 나는 조금밖에 맛보지 못했다.

 

-소설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이미지 출처: www.세영이네.com

 

소설 <그 남자의 집>은 본격 위장테러 소설로, 주인공인 ‘나’의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요리해주는 것이 인생의 목적인 사람이다. 박완서 작가는 시어머니의 음식 실력을 맛 묘사로 인증한다. 역시 토속 음식 묘사의 대가, 박완서 작가다.

 

5. <프라이팬과 계란프라이>, 계란프라이

나는 편애하는 계란 프라이에 대해 생각하고 만다. 어렸을 때, 거뭇거뭇하고 묵직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계란 프라이를 멋지게 구웠었다. 노릇노릇한 테두리는 프릴이나 레이스처럼 물결치고, 흰자는 올록볼록해도 노른자는 적당히 익은 계란 프라이. 접시에 옮길 때면 노른자가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아무리 조마조마해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에세이 <부드러운 양상추>, 에쿠니 가오리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계란프라이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비웃지만 겉은 바삭하되 반숙 상태의 완벽한 계란프라이를 만드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직접 해 보면 안다. 100%의 계란프라이를 구워 맥주와 함께 먹고 있자면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6.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계피롤빵

그는 오븐에서 따뜻한 계피롤빵을 가져왔는데, 겉에 입힌 아이싱이 아직 굳지도 않았다. 그는 탁자 위에 버터를 놓고, 버터를 바를 칼을 가져왔다. 그러고 나서 빵집 주인은 그들과 함께 탁자에 앉았다. 그는 기다렸다. 그들이 각자 접시에 놓인 롤빵을 하나씩 집어먹기 시작할 때까지 그는 기다렸다. 그들을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뭔가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오. 더 있소. 다 드시오. 먹고 싶은 만큼 드시오. 세상의 모든 롤빵이 다 여기에 있으니.”

 

-단편집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아이의 생일날,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부에게 빵집 주인은 계피롤빵을 내어준다. 갓 구운 따뜻한 빵 앞에서 부부는 아이가 죽고 처음으로 식욕을 느낀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비합리적인 세계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사람의 온기다. 정말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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