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억울하고 화가 날 경우가 있다. 오늘 내가 그랬다. 평소보다 15분 일찍 집에서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빌어먹을 배차간격 때문에 무려 19분을 기다렸다. 그래서 10분 지각했다. 시간 계산이 안 맞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난 지금 화가 났다고.

 

분명 열심히 공부를 했건만 성적표에 박힌 알파벳은 C 뿐이고, 열심히 레포트를 썼더니 ‘ASV파일을 찾을 수 없다’며 노트북이 헛소리를 지껄인다. 세상엔 불편한 일이 너무도 많다. 이래서 범죄를 저지르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의 분노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들. 딱히 분노를 못 이겨서 쓰는 건 아니다.

 

*본 기사는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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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smash the school

 

국정 교과서고 나발이고 우리가 20년을 살면서 언제 한 번 학교랑 친한 적이 있었나 싶다. 학생 시절 겪는 모든 불운의 원인은 학교였다. C로 도배가 된 성적표도 학교 탓이고, 고기가 없는 학식 김밥도 학교의 허접한 예산 때문이었다.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학교 탓이라고.

 

당신이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이 게임으로부터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학교 다 족구하라며 유리창을 부수던 권상우처럼, 빠따 하나 들고 강의실을 쑥대밭으로 만들 기회다. 학주도 없고, 교수님도 없으니 벌점도 없고 F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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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boss, beat the boss

 

담배 한 갑 사면 남는 것도 없는 최저 시급 6,030원. 한 그릇에 7,000원 하는 신선설농탕을 생각하니 내가 김첨지만도 못한 기분이다. 이 땅의 알바생들에게 복지 따위는 없다. 고깃집에서 일해도 점심밥은 김치찌개요, 일이 많아도 알바생은 한명이면 족하단다. 손님이 없어 쉬엄쉬엄 해 볼까 싶으면 사장이 말한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라”

 

이 게임은 그런 악덕 사장에게 일침이 아니라 죽빵을 날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사장, 공장장, 교수님까지 대상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옛말이 있으니, 대학내일은 교권을 위협하는 용도로 이 게임을 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정말로. 진짜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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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boulder, GBOD, giant boulder of death

 

강남 클럽 같은 만원 버스는 발 디딜 틈 없고, 선진 도시를 의식해서인지 교통체증만 뉴욕을 닮았다. 3분 간격으로 골목을 지나칠 때 마다 중고딩들이 입에서 연기를 뿜어대니 여기가 서울인지 요하네스버그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사람 사는 곳 같지 않은 우리 동네가 싫다면, 한번 갈아엎어 보는 건 어떨까. 비록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나무가 우거진 푸른 초원, 젖소와 말이 뛰노는 목장, 그림 같은 집까지 전부 시원하게 깔아뭉갤 수 있다. 왜 그런 몹쓸 짓을 하냐고? 게임 하는 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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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stair dismount

 

옛날 사람들이야 미신으로 원수를 갚겠다며 짚으로 된 저주인형을 고문했지만, 요즘 그런 구닥다리 인형은 황학동 풍물시장에서도 안 판다. 대신 IT 산업의 역군들이 멋진 복수 게임을 개발했으니, 인체 모양을 본뜬 인형 ‘더미(Dummy)’를 고문하는 게임이다.

 

괴롭히고 싶은 사람의 얼굴 사진 한 장만 있으면 다른 준비물도 필요 없다. 더미에 얼굴 사진을 박고 계단 위에 세우자. 지구인들의 분노를 손가락에 모아 톡 밀면 더미가 108계단에서 윈드밀을 추며 데굴데굴 구른다. 뽀독뽀독 우리 뽀삐가 뼈 씹는 소리가 음악처럼 흐르니 통쾌하기 그지없다.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어차피 인형이잖아. 이 얼마나 훌륭한 복수 방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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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infectonator

 

가끔씩 세상이 너무나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상대평가라는 불합리한 시스템의 패자가 될 수도 있고, 목숨 걸고 쓴 자소서가 종잇조각이 될 때도 있다. ‘차라리 세상이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당신의 염원을 이뤄 줄 게임이 여기 있다. 그것도 손가락 하나로.

 

‘인펙토네이터’는 전 세계를 좀비 소굴로 만드는 끔찍한 게임이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작은 도시.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해 좀비 포자를 퍼뜨리면 감염된 사람들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2차 감염자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도시 하나를 완전히 초토화시키는 것이 본 게임의 목적. 세계보건기구(WHO)조차 당신의 분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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