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가난합니다.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남자친구도 좋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직 20살밖에 안 됐고 남친과 여기저기 다니며 재밌는 연애를 하고 싶은데 남친의 경제 문제로 그렇게 못 하고 있어요. 제 용돈만으로 그러기도 힘들고요. 이렇게 말하는 저 자신이 싫지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간은 세 가지 경우에 신에게 매달린다고 합니다. 질병이 있거나, 인간관계로 힘들거나, 경제적 문제가 닥칠 때. 그만큼, 인간은 경제적인 동물입니다. 그래서 ‘걱정 마십시오! 앞으로는 다 잘 될 겁니다’ 라는 답은 차마 못 드리겠습니다.

 

가난은 마치 ‘터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은 가난을 맞이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 가난을 우리는 버텨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경제문제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즉, 물질적 기쁨이 아닌, 심리적 기쁨에 집중하는 자세를 가지면 어떨까요? 저에겐 문학과 영화와 음악이 도움됐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고민을 받고 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고민 속에 이미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님께서는 ‘남자친구를 사랑’합니다. 게다가, ‘남자친구는 좋은 사람’입니다. 아울러, 질문자님은 스스로 표현하시기에 ‘20살밖에 안 됐’습니다. 20살의 여자가 부자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일종의 신화와 같은 것입니다.

 

물론, 세상 어딘가엔 근사하고, 돈 많은 남자도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러한 남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습니다. 남자가 자기 능력으로 여유를 누리려면 적어도 30대 중후반은 돼야 합니다.

 

그러니, 20살 여자가 만날 남자들의 대부분은 가난하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부잣집 아들 중에도 가난한 친구들이 많습니다. 용돈을 적게 타기 때문이죠 (저도 20살 시절에는 부잣집 아들이었지만, 코딱지만큼의 용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집이 망해버렸습니다 ㅠㅠ). 그렇기에,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경우, 예컨대 데이트를 할 때 밥값도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시기엔 가난할 수도 있다,라고 여기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20살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건 대단한 행운입니다. 그 남자친구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 역시 더할나위 없는 행운이고요. 저는 20살 시절을 솔로로 보냈습니다. 그 처참하고 참담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키보드 앞에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남자친구가 있으니, 가난쯤은 감수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이때의 연애란 대부분 데이트 비용에 쪼달리며 제한된 사랑을 하기 마련이란 말입니다.

 

끝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인생은 깁니다. 이쯤 되면 끝나겠지 해서 앞을 보면 아직 한참입니다. 20살의가난이 평생 따라다니지 않습니다. 질문자님도, 질문자님의 남자친구도 일을 하여 돈을 벌 것입니다.

 

따끔한 조언을 하자면, 지금 가난한 사람은 질문자님이 아니라 ‘남자친구’입니다. 행여, 남자친구에게 조금이라도 의지하고픈 마음이 있지 않았는지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남자친구가 가난하면, 내가 더 노력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20살 시절의 사랑과 결혼한 사람은 제 주변에 아무도 없습니다. 20살의 사랑은 불현듯 끝나고 또 다른 사랑이 하나둘 인생에 등장합니다. 20살의 사랑은 나름의 추억을 쌓으며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지낼 때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가난 때문에 헤어지진 마세요. 시간이라는 엄청난 폭력이 사랑을 서서히 무뎌지게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남자친구와 더욱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 하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어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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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고 등단. 2012년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는 『능력자』『풍의 역사』 『쿨한 여자』『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등이 있다.

 

소설가 최민석씨가 20대 독자들이 보내는 사연에 답변 비스름한 것을 드립니다. 인간관계, 진로, 외모, 취향 등등 그 어떤 고민이라도 메일로 보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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