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도>의 한 토막. 활쏘기 연습을 하던 사도는 아들(정조)에게 공부가 좋은 이유를 묻는다. 아들은 할바마마(영조)께서 좋아하셔서, 라는 이유를 대며 한마디 덧붙인다. “저도 그런 제가 싫사옵니다.” 사도는 아들이 안쓰럽다. 한창 어리광 부릴 나이에 아비와 할아비 사이에서 눈치만 보다가 결국 자신을 싫어하게 된 그에게서 자기 모습을 봤을 테니.

 

“허공으로 날아간 저 화살이 얼마나 떳떳하냐?”는 사도의 말은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자 아들에게 주는 위로다. 너는 나처럼 살지 말거라, 저 화살처럼 떳떳하게 살거라. 아들은 훗날 왕위에 오른 후에야 비로소 떳떳하게 외친다.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보에>의 주인공 설경 역시 떳떳하게 살고 싶었다. 어릴 때 읽은 책의 주인공들은 오로지 노력으로 성공했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애교’로 어른들에게서 용돈을 받아내는 동생, ‘추천서’의 힘을 빌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친구를 보면서도 부럽지 않았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그러나 추천서 없이 들어간 면접장에서, 그녀는 노력을 증명할 수 없었다. 어머님이 미용실 하세요? 직함이 뭐예요? 합격하면 서울 와서 어떻게 지낼 거예요? 모두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집에 와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는 딸에게 엄마는 묻는다. “경아, 너한테 떳떳하냐? 그럼 됐어.” 고개를 끄덕이던 딸은 엄마를 안고 꾹 참았던 눈물을 쏟는다.

 

 

언제부턴가, 떳떳함을 자랑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살겠다는 다짐은 시에서나 가능한 일이 되었다. 어디서도 요구하지 않으니 당연히 자랑이 불가능하다. 면접장에서, 소개팅에서, 심지어 SNS에 끄적인 토막글에서도 떳떳함은 환영받지 못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이의 자기만족, 혹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이의 자기기만으로 해석되니까.

 

정말 ‘난 떳떳해요’라는 말은 과녁을 맞히지 못한 화살의 변명일까? 과녁에 꽂힌 화살은 만족할까? 과녁을 빗나간 화살은 과녁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 어느 곳에서든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를 증명하는 설경처럼, 허공을 가르는 화살의 비행이 끝까지 떳떳하기를.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보에
서이레&서기진 / 다음
2015. 8.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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