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꿈의 3단 질문이 있다. 어렸을 땐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성인이 되면 꿈을 찾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며, 직업을 가지면 꿈을 이루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예외 없이, 꿈이 곧 직업과 동의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러니 직업을 가지는 순간, 우리는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꿈을 이루었거나, 못 이루었거나. 꿈도 없는 자의 죄책감과 꿈도 못 이룬 자의 패배감은 익숙한 것이 되었다. 꿈은 좋은 거라고 배웠는데, 꿈이 대체 우리에게 이래도 되는 걸까?
그런 불만을 가진 덕분에 아키코에게 더 마음이 기울었는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아키코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시자 40년 된 식당의 존폐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넌지시 그녀가 이어받는 건 어떻겠느냐 묻는 이도 있지만, 그녀에겐 이미 그녀의 일이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고민 끝에 출판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빵과 스프만을 파는 작은 식당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회사로부터 갑작스런 부서 이동 통보를 받은 뒤이기는 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결정으로 보인다.
내가 특히 좋아한 것은, 이 커다란 변화를 건너는 그녀의 자연스러움이었다. 드라마는 이 전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내적·외적으로 대단한 갈등을 표현하지도 않는다. 생업 혹은 본업을 바꾼다는 게 굉장히 큰일 같지만, 그녀의 삶은 별반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출판사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만큼이나 식당에서 요리를 하는 그녀의 모습 역시 자연스럽다. 그것은 아마 배경이 바뀌고 하는 일이 바뀌어도 그녀가 여전히 그녀 자신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 있더라도, 무슨 일을 하더라도 ‘나’로 사는 일. 그 쉬운 듯 어려운 일을 아키코는 특유의 자연스러움으로 해낸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키코의 삶은 무엇이 되는가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삶이라고. 아키코에겐 후자가 꿈이다. 무엇이 되는 순간 사라지는 꿈이 아닌, 이 삶을 내내 함께 걸어갈 그런 꿈. 차분하고 가지런한 일상,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는 삶, 조금 외롭고 충만하지 못하더라도 다 채우지 못한 그대로가 괜찮은 삶…. 그런 삶이 꿈이 되어서는 안 되는 걸까?
꿈을 묻는 질문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로 대답할 때, 우리 모두는 공평하게 꿈을 이루어가는 사람이 된다. 살아가고 있으므로, 바라는 삶에 가까워지고자 하므로, 단지 조금 더 많이 이루었거나 조금 덜 이루었거나 그런 차이가 있을 뿐. 삶의 어떤 모습이라도 될 수 있는 꿈을 그간 직업 안에만 가둬둔 건 우리다. 앞의 질문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든 건 그래서다. 꿈은 좋은 거라고 배웠는데, 우리가 대체 꿈에게 이래도 되는 걸까?
Editor 김신지 siri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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