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흘러가면서 찌는 건 내 살이요 나날이 홀쭉해지는 건 내 지갑이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알바 자리를 알아본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이건 저래서 시간이 안 맞고….

 

그러던 중에 새벽 타임 근무, 즉 야간 알바를 발견 했다. 어차피 집에서도 매일 새벽까지 깨어 있는데 그 시간에 알바를 하면? 시급은 세고 손님도 별로 없을 거고, 이거 완전 시간 활용 개이득 아닌가? 학과 신문에다 ‘[20대 이모저모] 편의점 야간 알바와 공부 병행해서 토익 900 찍었어요’라는 수기를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러한 생각에 부풀어 있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야간 알바를 통한 참된 노동의 고통, 거기다 뼈저린 플러스알파를 느낀 생생한 경험담들. 당신이 미처 몰랐던 다이내믹한 야간 알바의 세계가 바로 여기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새벽 타임으로 두 달간 일한 P군(25세)

 

원래 일하던 카페 영업시간이 새벽까지 연장됐고, 점장님께서 의사를 물으시기에 내가 냉큼 차지했어. 당시엔 오후 수업만 들었거든. 새벽 타임은 일단 시급이 1.5배야! 말이 1.5배지 이게 모이면 어마어마한 돈이잖아? 우리 카페의 경우는 저녁 알바가 다음날 재료도 다 보충해놓고, 바닥 청소도 해놓고, 야 이거 완전 토종꿀 섭취할 일만 남았다 싶었지.

 

그런데 변수는 술이었어. 세상 모든 취객이 우리 카페에서 정모하는 줄 알았단다. 토사물 치우는 게 필수 일과였다면 믿어지니? 내 토도 더러운데 남의 토를 매일 같이! 한번은 잔뜩 만취한 남자 손님이 들어오자마자 카페 벽을 향해 바지 지퍼를 내린 일도 있었지.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그날도 새벽이었는데 진동벨 하나가 사라진 거야. 계속 찾다가 화장실에 가보니 손님이 화장실 변기에 엎드려 계셨어. (feat.바닥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진동벨) 근데 보니까 우리 학교 학생이길래 나라사랑 동문사랑이라고, 퇴근길에 기숙사까지 모셔다드렸어. 점장님은 나의 이런 선행을 아실까? 아, 참고로 뭔가 기대할까봐 말하자면 그도 남자였어! ^^

 

낮 시간보다 손님은 적은데 황당한 일이 워낙 많아서, 야간 알바를 하려면 돌발 상황에 대처할 단단한 멘탈 탑재가 필수야. 학기 중이라면 다음날 오전 수업도 절대 금물!

 

 

편의점 야간알바로 일한 P군(27세)

 

일단 모두가 알다시피 야간 알바의 최대 장점은 시급이야. 그리고 새벽 4시를 넘기면 손님이 거의 없어서 내 개인 시간이 생기지. 이 시간을 옹골차게 활용하리라 다짐하고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몸과 마음이 나날이 피폐해지더라. 야행성이고 뭐고 새벽에 일하고 오전에 잔다는 건 X나 끔찍한 일이었어! 아니 단순히 시간만 뒤바뀐 건데 육체에 와 닿는 느낌이 이건 좀 아니야. 여덟 시간을 똑같이 자도 질적으로 다른 수면이라고 해야 할까?

 

한번은 새벽에 벌겋게 취한 영감님이 들어오셔서 소주 한 병을 계산대에 올려놓으시더라? 그러고 주머니에 손만 넣고 계시기에 “손님~ 돈 주셔야 합니다” 했더니 글쎄 “내가 돈도 없는 줄 알아?!” 빽 소리 지르고 십 원짜리 몇십 개를 계산대에 팽개치고 나가버리는 거야. 아아… 세어보니 칠십 개였어. 살면서 언제 한번 돈벼락 맞고 싶단 생각은 했는데 이딴 식으로 맞을 줄은…. ^^ 취객 뺨치게 힘든 건 또 야간에 편의점 물류가 들어온다는 점이지. 파라솔에서 뒤풀이한다고 깽판 쳐둔 테이블 치우는 건 덤!

 

거기다 편의점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까지 느니까 걷잡을 수 없이 안팎으로 육체를 좀먹는 느낌이었어. 확실히 득보다 실이 많다는 느낌. 아는 동생이나 친구에겐 절대 추천하지 않을 거야. 차라리 그 시간에 질 좋은 수면을 하고 일찍 일어나서 오전 알바를 구하겠어!

 

 

모던바에서 8개월간 일한 H양(24세)

 

평소 늦게 자는 편이어서, ‘그 시간에 일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알바를 구했어. 알바헤븐을 뒤져보니 ‘시급 구천 원. 잘 웃고 말재주 좋은 여학생 구합니다’라는 구인 광고가 있더라고? 주 3일 출근에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모던바(토킹바)였는데 그냥 적당히 얘기 들어주고 술 좀 마셔주면 되겠다 싶었지.

 

지금 돌이켜보면 거기서 볼꼴, 못 볼꼴 정말 많이 봤어. 학교 근처 바였는데 들어올 때부터 만취해서 잔뜩 진상을 부리곤 다음날 마주쳤는데 기억도 못 하는 교수님도 계셨고! 치근덕대는 사람, 술 마시다 병 떨어뜨려 깨 먹는 사람, 토하는 사람, 맥주 한 병 놓고 몇 시간씩 앉아있는 사람 등 진상 유형도 셀 수가 없어. 일단 술 마신 사람 얘길 들어줘야 하니까 내가 감정 쓰레기통이 된 느낌이었지.

 

어느 날은 취한 손님이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아무리 거절해도 듣질 않길래 동네 세 바퀴를 뛰면서 추격전을 벌인 일도 있었어. 그러다 마침 과 선배를 만나서 겨우 도망쳤지. 그 선배한테 너무 고마워서 내가 밥 세 번을 샀다. ㅠㅠ 알바하면서 비싼 양주를 실컷 마셔본 건 좋았는데, 솔직히 대놓고 밝히기엔 좀 음습한 일이잖아? 내 경우는 사장님도 좋으셨고 더 위험한 일은 없었지만, 심한 경우가 많다고 하니 다들 잘 알아보고 일했으면 좋겠어.

 

 

피시방 야간알바로 일한 K양(23세)

 

그때가 겨울방학이었는데 잉여롭게 시간을 보내자니 뭔가 아깝게 느껴져서 동네 피시방 야간 알바를 하게 됐어. 집도 가깝고 새벽 시간에 뭐 얼마나 많이들 와서 게임을 하겠나 싶었지. 그리고 그건 크나큰 실수의 미스테이크였다고 한다.

 

일단 한산해 보이던 피시방은 그야말로 문전성시였어. 또 이게 셀프인 곳도 있다던데, 우린 라면 주문이 들어오면 컵라면이고 봉지라면이고 모두 끓여서 갖다 드려야 했거든. 근데 주문이 무슨 5분 10분에 하나씩 들어와! 내가 피시방 알바를 하러 왔는지 라면가게 알바를 하러 왔는지….

 

토렌트 사이트 왜 차단되느냐고 성질내던 손님(자동 차단인데… 그거 불법 프로그램인데…), 굳이 에어 커튼 밖으로 담배 연기 내뿜던 손님 등 많지만 가장 곤란했던 건 오히려 학생들이었어. 피시방은 밤 10시부터 아침 9시까지 청소년 출입이 금지거든. 한번은 신분증 검사를 하려니까 “내가 진짜 성인이면 어떡할 거냐”고 바득바득 우기다가 현장을 급습한 담임선생님께 붙잡혀 끌려간 학생도 있었어.

 

밤새 깨어있으면서 좁은 공간에서 담배 연기 맡고, 사장님은 무슨 피시방 알바한테 치마 입고 화장하고 오라 하고, 종종 취객이 들이닥쳐서 물 달라 술 달라 난리를 피워. 집 근처고 방학이라 얼마 하다 관뒀지만, 이때 기억이 너무 안 좋아서 다신 야간 알바를 하지 않을 것 같아.

 

 

illustrator liz

edi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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