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이렇게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발라드를 듣고 싶다.

 

 

1.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발라드는… 왜?

한때 발라드가 TV를, 라디오를, 차트를 점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우리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발라드가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울부짖는 게 발라드의 주된 정서지만, 오늘만은 질문을 바꿔보자. 어떻게 발라드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변‘했’는지.

 

1) 늘 똑같은 사랑 타령 지겨워!

 


사랑을 해 본 적 없는 ‘쭈구리’의 질투일수도 있겠지만, 과잉된 자의식 속에 살아가는 사랑꾼들의 감정선에 매번 이입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발라드에는 사랑꾼들이 득실거린다.

 

네가 없어 하루를 견딜 수 없고, 너의 미소가 떠올라서 밥을 먹을 수 없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월요일에는 대외활동이, 화요일에는 기사 마감이, 수요일에는 퀴즈가, 목요일에는 학원이 있는 내게, 사랑 때문에 몇날 며칠 울부짖는 것은 너무 큰 사치로 느껴진다.

 

2) ‘좋아요’ 버튼 없는 발라드의 설움

 

 

성시경은 “발라드는 닿을 수 없는 감정을 부르는 노래”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생활밀착형 SNS 라이프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예전만큼 발라드가 와 닿지 않는다.

 

성시경의 ‘거리에서’ 가사 중 “또 어떻게 살아가는지 걷다 보면 누가 말해줄 것 같아”라는 부분은 이제 바보 같은 소리가 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어디서, 언제, 무엇을 먹는지 스스로 공개해 놓는 걸.

 

3) video killed the ballad star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고 노래하기 무섭게 ‘보는 음악’의 시대가 도래 했다. 레이저에 불기둥을 동원한 무대장치 등 화려한 볼거리가 만들어졌다. 이에 발라드는 뮤직비디오로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이젠 모든 장르의 노래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멋진 뮤직비디오를 찍어낸다. 온갖 메타포가 숨겨져 있고, 대형 세트에 명품이 들어찬 영상에 비하면 드라마는 수수하게 느껴질 정도다.

 

4) 신흥 발라더, 게 없느냐!

 


다음에 만나면 안부를 묻자는 별과 나윤권의 다짐에 눈물짓고, 삶의 반을 바치겠노라는 한경일의 고백에 전율하던 때를 기억하는가. 발라드의 리즈 시절엔 독보적인 감성을 지닌 새로운 발라더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음악 예능으로 새로운 가수는 쏟아져 나오는데 대중의 마음을 확 사로잡은 이름은 없다. OB만 가득한 발라드가 옛날 노래처럼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5) 왠지 통하지 않네, 느림의 미학

 


요즘 대세인 힙합은 감정을 드러내는 직설적 가사로 청자를 집중시키고, 후크송은 멜로디와 단어의 반복으로 임팩트를 만든다.

 

반면 발라드는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이 바탕이기 때문에 끝까지 들어야만 노래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상대적으로 노력과 기다림이 더 필요한 것이다. 시작부터 혼을 쏙 빼놓는 노래들이 하루에도 몇 곡씩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발라드의 미학은 어쩐지 먹히질 않는다.

 

Reporter 공태웅 김송미 김유진 배대원 임현경 hyunk1020@gmail.com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라드

그래도, 이런 하루를 보낸 날엔 아직 발라드가 필요하다.

 

1) 그와 헤어진 지 3일째 되는 날

 

* 노래 – 브아운아이드소울, ‘정말 사랑했을까’

 

이별이 슬픈 이유는 너를 잃어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던 우리를 잃어서다. 모래사장으로 변해버린 관계엔 “지키지 못한 약속들”만 휑하니 남는다. 함께 가자고 약속했던 ‘비리지 않은 곱창 집’을 혼자 찾아, 네가 좋아한다 했던 곱창전골을 먹으며 울컥했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정말 사랑했을까’를 들으며 곱창을 꼭꼭 씹었다. 함께한 약속을 혼자 이행하고 있는 내가 너무 초라했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내뱉은 네게 화가 났다. 이렇게 앉아 있으면 “네가 돌아와 줄 것만 같아”서 질긴 곱창을 질릴 때까지 씹으며 널 기다렸다.

 

그렇게 터무니없는 궁상을 떨다 문득 깨닫는다. “작고 좁은 내 세상에 살던 넌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날 떠났다는 걸. “너를 위해 주고 싶은 게 많은” 나에게 넌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다는 걸. 함께이던 ‘우리’가 흩어지는 것은, 바람이 모래성을 무너뜨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런 일이란 걸.

 

Reporter 김송미 songme920226@gmail.com
2) 그녀와의 카톡 창, 1이 없어지지 않는 날

 

노래 – 포맨, ‘이불킥’

 

“도대체 무슨 일인데?” ‘일이야 무슨 일이 있겠는가. 아무 일도 없지.’ 김영하의 『눈사람』 이라는 글의 일부다. 가장 큰 비극은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없는 것. 짝사랑의 현실은 이처럼 냉혹하다.

 

하지만 사나이로 태어나 이렇게 현실에 무릎 꿇을 것인가. 그녀를 어떻게든 다시 만나기 위해 오늘도 나는 포맨의 ‘이불킥’ 가사처럼 어떤 소설을 쓸까 고민한다. 공짜 티켓이 생겼다는 무리수를 두어야 하고(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날씨가 좋다는 얼토당토않은 핑계도 댄다.

 

돌이켜보면, 유효 슈팅보다는 빗나간 헛발질이 훨씬 많았다. 거절에 대한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에 매 슈팅마다 늘 커다란 감정 소모를 겪곤 했다. 풋풋한 걸 그룹의 고백 송은 나를 들뜨게도 하지만, 포맨의 발라드는 나를 위로한다.

 

일방통행에 지칠 때면 파이팅보다는 위로가 간절할 때가 오는데, 그때마다 그들의 노래를 듣는다. “그래 누구나 이불 한 번 차고 시작하는 거지.” 우리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 때까지, 나는 오늘도 이불을 차고 또 찬다.

 

Reporter 공태웅 dnlriver@naver.com
3)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 것 같은 날

 

노래- 토이, ‘그대, 모든 짐을 내게’

 

잠을 자려고 침대 위에 누우면 상념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며 불안과 허무를 몰고 오는 때가 있다. 괜히 등이나 엉덩이가 베기는 듯 불편하고, 눈을 감자니 컴컴한 방 안의 어둠이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다.

 

내일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자둬야 하는데, 분명 피곤한 상태로 지내다간 산더미처럼 쌓인 일들을 망쳐버릴 텐데, 걱정만 늘어날 뿐 잠은 오지 않는다.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낸 나쁜 놈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비수처럼 꽂힌 누군가의 충고가 입가에 맴돌기도 한다.

 

의식은 점차 또렷해져 미래에 대한 고민과 존재의 공허함, 그 근본적 원인을 곱씹기에 이른다. 그럴수록 손발이 차가워지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린다. 이럴 때의 특효약은 토이의 ‘그대, 모든 짐을 내게’.

 

루시드폴의 따뜻한 노랫말과 유희열의 서정적인 선율은 핫초코, 윤상의 담백하고 진솔한 목소리는 보드라운 극세사 솜이불처럼 공허한 마음과 차게 식은 몸을 포근히 감싸준다. 무거웠던 하루를 내려놓고 한숨 돌리라고. 고단할 테니 어서 누워 쉬어보라고. 달콤한 귓속말과 기분 좋은 다독거림에 비로소 눈을 감으면, 스르르 잠이 든다.

 

Reporter 임현경 hyunk1020@gmail.com

 

4)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끝내고 문득 쓸쓸해지는 날

 

노래 – 오지은,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

 

새벽같이 눈 떠서 허겁지겁 하루를 보내다 정신을 차리면 집으로 돌아가는 늦은 밤의 버스 안. 한 시간 반이 걸리는 등굣길을 시작으로 수업을 듣고, 어색한 조모임을 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밤이 되기 일쑤다.

 

온종일 바쁘게 살아냈지만 해야 하는 일들을 완수하기에만 급급한 하루하루가 쌓여, 오히려 나는 없어져 버릴 것만 같은 무서움이 스며든다. 나의 이십 대, 미래에 대한 걱정에 우울해지려 할 때, ‘그래도 좋지 않아?’라는 목소리가 간절해진다.

 

그럴 때 나는 오지은의 노래를 듣는다. 어떤 위로도 유효하지 않은 순간,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의 존재가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이렇게 밤하늘을 올려보고, 때론 산책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긴 기분. 정말, ‘이대로 좋구나.’

 

Reporter 김유진 kyj379@naver.com
5) 하루 종일 한 마디도 하지 않은 날

 

노래 – 이적, ‘누가 있나요’

 

쉬는 날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활동반경은 아무리 멀어도 집 앞 편의점. 그렇다. 난 ‘집돌이’다. 집에서 혼자 영화보고, 책 읽고, 밀린 웹툰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 그날 역시 그렇게 혼자 시간을 보내다 무심코 혼잣말을 했더랬다. 문제는 내가 내 목소리를 듣고 낯설어 흠칫 놀랐다는 것.

 

문득 일어난 뒤로 한마디도 안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외로움이 훅 밀려들어왔다. 회의감도 들었다. 남들처럼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야 했던 건가 후회가 됐다.

 

‘이적의 ‘누가 있나요’를 시작으로, 외로움을 노래한 발라드를 묵주처럼 쓰다듬으며 들었다. 노래 속 그들은 나처럼 외로웠고, 세상엔 내가 듣지 못한 외로움들 또한 많을 터였다.그래서 지금은 갑자기 쓸쓸함이 몰려와도,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는 ‘집돌이’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후문.
Reporter 배대원 bdw1707@naver.com


 

3. 그런 날 듣는 노래

그래, 발라드는 그렇게 외롭고 지질한 날 듣는 거다. 한 곡만으로 모자란 당신을 위한 플레이 리스트.

 

 

 

 

 

 


Reporter 공태웅 김송미 김유진 배대원 임현경 hyunk1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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