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에 대한 좋고 싫음의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수라면?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로 넘어간다. 다수가 좋아하는 것에 불호를 표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수가 될 용기. 그 용기가 나지 않아, 많은 사람은 싫은데도 좋은 척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럴 때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 딱 1명만 있어도 큰 힘이 된다. 예를 들어 모두가 ‘애플’을 찬양할 때(다수 무리는 그 자리에 애플을 쓰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한 명이 용기 내어 “난 애플 별로던데. 안드로이드 폰이 편해”라고 이야기해 준다면, 나머지도 한결 편하게 “나도 안드로이드가 더 좋아!”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

 

치킨, 술, 노래방,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곳에 모인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엔 치킨을 싫어하는 사람도,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취존은 좋아하는 것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것에도 필요한 것이다. 취존 되는 세상을 위하여! 피스!

 

 

“오늘은 치킨 말고 다른 거 먹으면 안 돼?”

 

 

인생을 편하게 살고 싶다면 ‘0느님’이라고 불리는 것은 까지 않는 것이 좋다. 유느님, 연느님 그리고 치느님. 그래서 치느님을 공개적으로 까려는 지금, 내 손은 덜덜 떨리고 있다. 솔직히 치킨이 왜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그렇다. 너무 기름져서 2조각 이상은 먹지도 못한다. 워낙 좋아들 하니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먹을 수 있는데 그 이상은 힘들다.

 

문제는 어제 만난 친구 A도 치킨을 먹자고 했고, 오늘 만날 친구 B도 치킨을 먹자고 한다는 거다. 치느님 추종자들에게 “나 어제도 먹었는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치느님은 매끼를 먹어도 옳아”라고 핀잔이나 들을 뿐이다. 안 그래도 별론데, 약속이 있을 때마다 먹어야 하니 치킨이 점점 더 싫어 진다.

 

물론 여러 명이 모이면 메뉴 정하기가 쉽지 않음을 안다. 그래서 다들 좋아하는 치킨이 무난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다들’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도 있음을 당신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덧붙여 “이렇게 맛있는데 왜 싫어?”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시길. 알겠냐 친구들아?

 

김혜원

 

 

“술 안 마시며 사는 재미를 알려 주마”

 

 

나는 술을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술도 안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살아?” 혹은 “술 못 마시는 사람 재미없더라.” 운운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한번은 누군가가 술 못 마시는 사람을 일컬어 “걔 잘 못 놀잖아” 라고 하는 걸 들은 적 있는데, 정말 어이가 없어서 면전에 대고 조태오 성대모사를 할 뻔했다.

 

세상에 ‘재미있는 것’은 너무나 많고, ‘재밌음’의 기준은 모두에게 상대적이다. 누군가가 금요일 밤 술잔을 부딪치며 스트레스를 푼다면, 누군가는 집에서 밀린 드라마를 정주행 하며 희열을 느낀다. 술에 취해 격렬한 가무를 즐겨야만 잘 노는 것이 아니라, 맨 정신으로 도란도란 수다를 떠는 것 또한 잘 노는 방법이다. 애주가들이 술을 마시며 즐거워할 때 술을 안 마시는 이들은 다른 걸 하면서 재미를 추구할 뿐이다. 그 둘이 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순간, 위에 쓴 저런 어이없는 말들을 내뱉게 되는 것이다.

 

신경학자 러셀 포스터는 TED 강연에서 이런 명언을 남겼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유일한 차이점은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우쭐댄다는 것뿐입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차이도 딱 이 정도다. 그러니까, 우쭐댈 필요 없다는 말이다.

 

김슬

 


“우리 굳이 노래까지 터야 하나요?”

 

 

우리나라의 술자리는 보통 노래방으로 귀결된다. “3차 노래방 어때?” 음주는 좋아하지만 가무는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그 제안이 반갑지 않다. 사실 싫다. 왜 노래방에 가면 따라야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지 않나. (부르고 싶은 노래가 없어도) 한 곡 이상은 부르기. 신나는 노래가 선곡되면 (분위기 깨지 말고) 일어나 함께 춤추기 같은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부담스럽고 싫다.

 

물론 나도 혼자 있을 때는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하지만 그걸 굳이 남과 공유하고 싶지는 않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과 ‘말달리자’를 부르며 몸을 흔들 때면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느낌까지 든다. 그래도 꾸역꾸역 노래방에 따라가며 억지로 신나는 ‘척’을 했던 건 남들 눈이 무서워서였다. 좋은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고 튀고 싶지 않았다.

 

몇 년 전에 억지로 끌려간 자리에서 기계적으로 탬버린을 치고 있었는데 문득 도저히 못 참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술도 취했겠다) 몰래 도망갔다. 가면서도 다음 날 사람들이 뭐라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웬걸 내가 집에 일찍 간지 아무도 몰랐다. 그 후로는 굳이 노래방에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를 ‘사회 부적응자’라고 손가락질하지도 않는다. 진작 이럴 걸 그랬다.

 

김혜원

 

 

“축구 안 좋아하는데 억지로 했던 사람, 손?”

 

 

 

남들 다 좋아하는 걸 나만 좋아하지 않을 때의 스트레스를 알고 있다. 내 경우엔 축구가 그랬다.

 

고등학교 시절 내 친구들은 축구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체육 시간은 물론, 매일 점심 시간에도 축구를 했다. 주말엔 플스방에 가서 위닝일레븐을 했고, 아침에 등교하면 “어제 맨유 경기 봤냐”로 첫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나는 ‘개-발(dog foot)’이다. 축구를 좋아했으면 연습이라도 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었다. “못해도 괜찮으니까, 수비수라도 해서 같이 하자. 인원이 부족해”라고 조르는 친구들에게 못 이겨 미적미적 운동장으로 나갔다. 나 빼고 다 축구를 좋아하니, 좋아하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경기 중에는 상대편 공격수가 이쪽으로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나 때문에 수비가 뚫리기라도 하면 대역죄인이 된 기분. 헛발질을 하고 알까기를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낯이 뜨겁다. 젠장.

 

왜 축구팀에는 11명이나 필요해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줬을까? 검색해보니, 과거 영국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10명짜리 방 단위로 축구 경기를 하던 것이 나중에 규칙으로 굳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단다. 나머지 11번째 멤버는 방마다 있던 기숙사 사감이라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기숙사 방 안에도 나처럼 억지로 뛰었던 사람이 있었을까?’ 아무튼 고등학교와 군대를 끝으로 나의 ‘억지로 하는 축구’는 막을 내렸다. 다행이다.

 

김수현

 


Photographer 김수현
Edi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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