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수능이 끝났다. 누구는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을 넘겨서 안도했을 테고, 누구는 내일 눈뜰 때 커트라인이 1점만 제발 떨어져 있기를 간절히 바랐을 테다.

 

시험이 끝난 날만큼은 해방감을 마음껏 누려도 좋으련만. 틀린 문제 수만큼 왠지 죄를 지은 것만 같다. 나는 누구보다 착하게 살았는데 왜 그렇게 부모님께 죄송해지는 걸까. 그리고 혼자 헤아려 볼 것이다. 꿈꿔온 대학에서 보내올 최후 통보를 수없이 여러 번.

 

내 인생에서 처음 불합격 통보를 받았던 적은 유명 외고를 떨어졌을 때였다. 남들보다 몇 년 일찍 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조차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작은 동네 학원에 외고 입시생은 나 하나뿐이어서 원장님이고 담당 수학선생님이고 모두 나만 바라보고 격려해줬다.

 

사실 외고 입학시험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내가 떨어지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떨어 졌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나니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불합격했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슬프게 만든 건 아니었다. 그 당시의 나는 나때문에 실망했을 사람이 생긴다는 걸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건 내가 어찌해 볼 수 없는 막연한 영역이었다.

 

그래서 이후로는 뭐든지 악착같이 하려고 했다.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잘 따라가기만 하면 누군가를 실망시킬 일이 적어진다는 걸 나는 비교적 일찍 깨달았다. 그러는 동안 내가 가는 길에 대해서 의심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입시 제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의심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의심은 곧 방황이고, 방황은 곧 일탈로 간주된다. 나는 방황하거나 일탈하지 않고 잘 버텨왔다.

 

유일하게 맘 놓고 의심할 수 있었던 시간은 고3 때 다녔던 동네 유명 논술학원에서 뿐이었다. 입시제도의 방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난생처음 철학에 대해서 배우고 ‘왜 그런가?’에 대해서 두 시간이 넘도록 선생님과 싸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숙제라는 핑계를 삼아서라도 매주 써야 하는 글이 생긴다는 게 좋았다.

 

내가 존경했던 논술학원 선생님은 우리 엄마와 내 앞에서 내가 글을 참 잘 쓰는 학생이라고 칭찬하기도 했었다. 그 덕분에 순진한 우리 엄마는 당연히 내가 서울에서 잘나가는 대학에 쉽게 가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 말을 내가 좋은 소설가나 시인이 되리라고 해석하지는 않았다. 나는 글 쓰는게 무엇보다 좋았지만 대학 입시 논술 전형에 합격할 수준의 글은 단 한 곳에서도 쓰지 못했다.

 

그때만큼 많이 떨어져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앞으로 난 지금까지 떨어진 횟수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각오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 소중한 사람들의 실망한 표정을 지켜 볼 자신은 없다. 그래도 적지 않게 떨어져본 사람으로서 깨달은 몇 가지는 떨어져봐야 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글을 쓰면서 살아갈 생각이다. 비록 그 마음을 먹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내가 성공하리라는 확신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글을 쓰다가 수십 수백 번 떨어져도 참고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은 있다. 그리고 어쩌면 내 소중한 사람들이 내 실패를 보고 실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확신도 든다.

 

그래서 나는 계속 떨어져볼 생각이다. 몇번의 낙하가 계속되면, 떨어지는 도중에 흘러가는 구름 한 조각이나 흔들리는 꽃 한 송이 바라볼 여유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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