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이들이 젊은 층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하여, 젊은 층까지 그것을 답습한다면 이 역시 개저씨의 거울일 테니까

나이 든 이들이 젊은 층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하여, 젊은 층까지 그것을 답습한다면 이 역시 개저씨의 거울일 테니까

 

개저씨는 말 그대로 ‘개 같은 아저씨’다. 종종 한국 남성 전체를 비하하는 맥락에서 ‘K저씨’ 로도 쓰인다. 개저씨의 주요 특징으로는 다음을 꼽을 수 있겠다. 새누리당 의원 못지않은 정치관을 뽐내며, 눈치 없이 회식에서 직원 외모 논평, 직장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야근 강요, 술자리에서는 남의 이야기 안 듣고 자기 자랑 시전, 남은 힘든데 꼰대처럼 인생을 어떻게 살라며 바라지도 않았던 조언….

 

쓰기만 해도 화병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인데, 공교롭게도 우리가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어쩌다가 개저씨가 될 나이에 임박하여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서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서러움을 가득 담아 ‘개저씨를위한 고찰과 변명’을 한번 해보려 한다.

 

개저씨는 왜 정치적으로 보수적인가?

흔히 나이가 들면 보수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허나, 이 보수가 ‘정치적 보수’를 뜻한다면 사실이 아닌 듯하다. 사실이라면 국민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유럽은 보수로 가득 차야 할 텐데, 이들은 복지에 관심이 가장 많은 정부를 가지고 있다.보수적이라고 그토록 까이는 영국조차도, 한국보다는 복지에 대한 관념이 훨씬 발전한 나라다. 심지어 그 보수당조차 새민련 이상의 좌측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가 많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유럽의 현 노년층이 젊었을 때 68혁명 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영국의 노인들은 동성애와 같은 이슈에 대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긍정적이다. 변절하는 이들도 있지만, 젊었을 때의 정치적 지향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며 긴 시간동안 이어진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우리는, 나이 든다고 무조건 정치적 보수가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저씨들이 왜 높은 확률로 보수적이 되는지 그 이유도 깨닫게 된다.

유럽의 노인들이 68혁명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 사회의 개저씨들은 오랜 독재와 국정교과서로 대표되는 주입식 교육을 겪어온 것이다. 개저씨를 너무 원망하지 말자. 어쩌다 그때 태어나서 그렇게 살아온 게 죄다.

 

하지만 이 모든 것과 별개로, 의식의 보수화는 부정하기 힘들다.

 

개저씨는 왜 꼰대질을 일삼는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의 생체시계는 다르게 흘러간다고 한다.

 

젊을 때는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는데, 도파민이 몸을 활성화시켜 젊을 때의 시간은 몸의 작용이 둔화된 노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나이와 함께 쌓이는 기억들은 어떠한 사건도 새롭게 보이지 않도록 만든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이렇다. 나이가 들면, 세상은 별로 새롭게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판단 방식이 달라지게 된다. 정신의학과 의사 박한선씨에 따르면 이러하다. “젊은 사람은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반면 노인은 기존에 이미 알고 있던 정보에 의존해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을 보인다.” 즉, 나이가 들면 완고한 성격이 되고 유연성이 떨어져 속단하는 경향이 커진다. 박한선씨는 이 꼰대질의 배후를 ‘뇌의 노화’로 설명하며 이를 막기 위해 운동을 권한다.

 

개저씨를 위한 변명

이상 개저씨 초입에 들어간 34살의 넋두리였다. 이 나이까지 다다르지 않아도, 20대 후반만 돼도 이미 ‘개저씨스러움’이 발현되는 이들은 많다. 그래도 20대에는 그럭저럭 눈치있게 넘어갈 수도 있고, 또 최소한 자기반성이 어찌저찌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다 보면 이조차도 쉽지 않아진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개저씨짓’들은 진짜 잘못된 행동인 게 맞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들도 슬픈 존재다. 나름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노력하는, 매일같이 퇴직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별 것 아닌 인간이란 존재다. 그러면서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도 인정받기는 힘든그런 우리 시대의 편린일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50~70대의 우울증 환자가 그 이하 나잇대보다 훨씬 많다.

 

물론 이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라는 건 폭력이다. 그러나 그들을 그저 조롱하고 혐오하기 전에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보는건,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나이 든 이들이 젊은 층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하여, 젊은 층까지 그것을 답습한다면 이 역시 개저씨의 거울일 테니까.

 

노파심에 첨언하자면, 개저씨짓은 물론 꼰대짓은 그냥 잘못된 일이다. 언젠가 친구나 후배를 대하는 자기 자신에게서 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있을 텐데, 곧바로 반성하고 꼭 사과하자. 젊을 때 바로 습관 들이지 않으면? 평생 남들을 괴롭게 하며 개저씨의노선을 밟게 된다.

 

끝으로 진리의 보고 디시위키의 개저씨 항목을 인용한다. “흔히 직장에 있는 40~50대의 과장~부장급 아재들을 말한다. 니미 개 같은 회식… 회식도 업무에 연장이라는 X XX 뒤진 발언은 물론 야근은 필수인 줄 아는 이 시대 노오오오력충 아재들…. 그래서인가 직장은 물론 집에서도 개저씨 대접 받는 게 일상이다…. 그래도 이시대 아버지들 파이팅이다ㅜㅜㅜ”

 

 

Freelancer 리승환(ㅍㅍㅅㅅ 대표) head@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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