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집을 정독하던 7살 땐 세상이 절대적인 선과 악으로 나뉘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자 오히려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 것인지 헷갈리더라.

 

짐승의 끝 신이시여 지키소서

영화〈짐승의 끝〉

영화〈짐승의 끝〉

위기에 처한 만삭의 순영, 불시착한 마을엔 믿을 사람 하나 없고 멀리선 산짐승의 포효가 들려온다. 이때 야구 모자를 쓴 사내가 불쑥 나타나 과거와 현재를 줄줄 읊는다. 당신이라면 어떨까? 의심이 들면서도 자꾸 미래를 묻게 될 것이다. 용한 점쟁이에게 기대고 싶어지는 것처럼. 모든 걸 알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여유롭다 못해 나른하다. 그는 마음속에 공포를 심어주고는 명령을 지키라 당부한다. “네가 무사했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하니까.” 위기에 처한 순영을 딱 죽지 않을 정도로 구해주고 다시 절망에 빠뜨리는 야구 모자, 그는 ‘신’의 다른 얼굴이다. 구원을 약속하는 절대자의 말은 달콤하지만, ‘어항 속에 손을 넣어서까지 챙겨주진 않겠다’는 선언은 지독히 야속하다. 그러나 거부할 수가 없다. 명령만 잘 지킨다면 절대자께서 뭐든 해주실 것 같으니. 그래서 우리는 잊고 만다. 애초에 재앙을 내리는 자가 그라는 사실을. 어쩌면 신이야말로 우리 삶의 가장 거대한 악당일지도 모른다.

Reporter 임현경 hyunk1020@gmail.com

 

 

패닉 2집 <밑> 들어보면 모두 패닉에빠지게 될 걸

패닉 2집 <밑>

패닉 2집 <밑>

<무한도전>의 ‘맹꽁이’로만 이적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한번 들어보라. 1집의 ‘달팽이’와 ‘왼손잡이’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패닉이 본모습을 드러낸 두 번째 앨범 <밑>.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데, 그로테스크한 얼굴들이 가득하다. 딱 봐도 ‘착한 놈은 아니군’ 싶다. 첫 곡, ‘냄새’부터 그들은 뭔가 강하게 썩는 냄새가 난다고 노래한다. 기분 나쁜 침 소리와 킁킁대는 소리로 듣는 이의 정신을 반쯤 빼놓고, 직설적인 사회 비판이 이어진다. 언론 통제와 교권 남용, 맹목적인 가족애, 소수 의견의 묵살 등을 가차 없이 들쑤시는 패닉. 음반의 사전 검열이 사라진 이듬해에 출시되었음에도 이 앨범은 무더기 가사 삭제를 당한다. 높으신 분들이 볼 때 악당도 이런 악당이 없었을 터. 하지만 사회의 부조리가 못 견디게 싫은 사람들은 오늘도 이 가사를 들으며 사이다를 들이켠다. “오, 나의 악당님!” 환호성을 지르며.

Reporter 공태웅 dnlriver@naver.com

 

 

국민사형투표 무죄인 악마를 위한 투표

웹툰〈국민사형투표〉

웹툰〈국민사형투표〉

어느 날, 전 국민의 스마트폰에 영상문자 하나가 전송된다. 문자를 열자마자 나온 것은 개의 탈을 쓴 사람, 일명 ‘개탈’이다. 영상에서 그는 앞으로 죽어 마땅하지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법의 심판을 피해간 이들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어떤 투표냐고? 국민들이 직접 범인의 사형에 찬반을 선택할 수 있는 국민사형투표다. 찬성이 과반수를 넘어가면 ‘개탈’이 범인을 살해하는 것이다. 투표는 만 18세 이상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강요는 없다. 기권도 가능하다는 거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렇게 예상할 것이다. 투표는 반대와 기권의 비율이 높고, 연쇄살인마인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셀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투표는 매번 찬성이 과반수를 넘기고 그를 정의 구현에 힘쓰는 영웅이라 추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개탈’ 나름의 철학이 국민에게도 먹힌 것이다. 거기다 예고제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성공시키고 마는 천재성까지 겸비했으니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일요일 연재.

Reporter 배대원 bdw1707@naver.com

 

 

실낙원 낙원을 꿈꾸는 자에게

존밀턴의 〈실락원〉

존밀턴의 〈실락원〉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모두 낙원에 살고 있었다. 사탄의 꼬드김에 넘어가 낙원(Paradise)을 잃어버렸을뿐(Lost). 인간이 낙원에서 쫓겨나는 과정을 그린 대서사시가 바로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이다. 주인공은 아담과 이브. 착한 편은 인간을 구원하는 신과 예수고, 못된 놈은 사탄, 루시퍼다. 그런데 웬걸? 나쁜 편에게 자꾸 눈이 간다. 천상에서 가장 빛나는 천사였던 루시퍼는 신에 맞서 반란을 일으킨다. 억압 속에 서 자유를 쟁취하자고 외치는 그의 대사는 웅장하다. 절대자에 맞서 꿀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는 루시퍼를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니! 불경스럽기 까지 한 루시퍼를 통해 밀턴은 보여주고자 했다. ‘욕망 때문에 천상에서 추락하고 낙원에서 쫓겨 났지만, 결국 또 다른 낙원을 ‘욕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루시퍼는 알게 됐을까?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갈 낙원이 어떤 모습일지.

Reporter 김송미 songme920226@gmail.com

 

 

Editor 김슬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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