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입니다. 요즘 SNS에 들어가 보면 “나 매우 바쁘고 즐겁게 산다” 식의 자랑 콘텐츠가 불야성을 이룹니다. 이제 이런 자랑질이 거의 신식 세시풍속이 돼버린 거 같습니다. 무언가 잘 나가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새로 고침’하는 거죠.

 

SNS 자랑도 좋지만, 우리 자신이 느끼는 삶의 모습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골라봤습니다. 12월만 되면 반복되는 20대의 보편적 삶의 패턴을 위한 음악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송년회와 어김 없이 찾아오는 숙취. 그리고 연말이면 꼭 뜬금없이 떠오르는 헤어진 전 애인 생각까지. 12월 TPO*에 맞는 상황별 꿀팁 음악 5선.

 

BGM 몇 곡으로 내 인생이 드라마가 되는 순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TPO: Time, Place, occasion

 

 

난 혼자서도 잘 놀지 ㅠㅠ

1224/ PM 08:00

약속 없는 초저녁

 

 

Grant green – I don’t want nobody

앨범 Street & Jazz Grooves

 

 

맞습니다. 지금 제가 듣고 있는 곡입니다. 오늘은 토요일 밤이고, TV에는 시시한 예능 프로그램만 쉬지 않고 재방송 중이죠. 저처럼 우울한 상황이라고 해서 축축 처지는 음악을 듣는 것은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다소 우울하되 그루부가 살아있는 미디엄 템포의 재즈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치 자발적 고독을 즐기는 수컷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죠. 이런 장르의 곡을 들으면 궁상이 고독이 되고 외로움이 낭만이 되는 마술이 펼쳐집니다. 만날 친구야 많지만 올해만큼은 와인 한잔과 함께 자성의 시간을 보내는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저만 그렇다면 죄송하고요.)

 

특히 Grant green의 ‘I don’t want nobody’는 현란한 연주 방식보다는 풍부하고 간결한 표현력이 특징이기 때문에 난해하거나 어려운 구석도 없어서 듣기 편하실 겁니다. 언젠가 친구들이 연말에 뭐했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하세요. “그랜트 그린의 음악을 들으며 와인 한잔 했다”라고요. 나름대로 매우 유명한 재즈 뮤지션이니 좀 있어 보일 겁니다. 덤으로 은따의 기준을 몸소 체험할 수도 있으니 염두하시고요.

 

렛츠 파리 투나잇

1225/ PM 10:00

송년회 모임

 

 

Chromeo – Sexy Socialite

앨범 White women(2014)

 

 

가뜩이나 솔로인데, 혼자 덩그러니 집에 있으려니 젊은 나이에 청승 떠는 것 같아서 기어코 동창회 모임에 나왔습니다. 동창 중에 가장 돈 많은 녀석이 오피스텔을 빌려 파티를 열었네요. 개중에 음악 취향이 남다른 제가 신나는 파티 음악을 골라봤습니다. 일렉트로 펑크 듀오 Chromeo의 ‘Sexy Socialite’입니다.

 

크로메오는 영화 <스텝업>의 OST로 ‘Fancy Footwork’가 사용되면서 국내에 이름을 알린 가수죠. 특유의 복고풍 디스코 기반에 펑크를 가미해 80년대생들의 흥을 돋우는 데 아주 제격입니다. 낯선 듯 익숙한 리듬이죠. ‘요염한 사교계 인사’라는 제목이 풍기듯이 가사 내용 또한 재미있어서 연말 파티 분위기를 돋우는 데 제 몫은 톡톡히 할 겁니다.

 

앨범 전체가 전부 신나는 곡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아예 이 앨범 전체 곡을 무한 반복시켜 놓아도 좋을 겁니다. 긴가민가하다고요? 일단 들어보시죠.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숙취가 필요할 땐 바로 이 곡!

1226/ AM 09:00

숙취

 

 

크라잉넛 – 마시자

앨범 OK 목장의 젖소(2006)

 

 

숙취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숙취해소 음료 업체 4/4분기 영업이익이 400% 이상 오른다는데, 맞는 말이었군요. 이럴 때는 홍수법(flooding method)을 이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홍수법은 두려워하는 상황이나 사물에 반복 노출시킴으로써 이를 극복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의 더러움(?)을 통해 노홍철의 결벽증을 치료하는 데 쓰인 방법이기도 하죠.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지만, 자체 임상시험을 거쳐 본 결과, 오히려 정신이 요란스러워지니 고통이 줄어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더군요. ‘음주 권장’, ‘현실도피’를 외치는 크라잉넛의 ‘마시자’를 추천합니다. 사실 우리 인생이 취하지 않고서야 건전하게 버틸 수 없는 노릇이니 이만한 시의 적절한 음악도 없죠.

 

가사까지 마음에 새기며 듣다 보면 어느새 숙취가 뿅하고 사라져 있을 겁니다. “마시자. 마시자. 해장술을 마시자. 매일 걱정만 되는 마음. 풀리지 않는 숙취. 들이 밀고 붓고 부어도 채울 수 없는 인생.”

 

떡진 머리. 해지는 밤. 아무도 없는 거실. 그리고 헤어진 애인 생각.

1226/ PM 10:00

갑자기 헤어진 애인 생각

 

 

마이큐 – 우리 헤어진 건가요

앨범 My Q Special Album(2013)

 

 

떡진 머리. 해지는 밤. 아무도 없는 거실. 소파에 앉아 해장라면을 먹으며 일일 드라마를 보는데 울컥 헤어진 전 애인 생각이 납니다. 라면이 목 앞에서 뒹굴 뿐 삼켜지지 않죠. 괜히 코끝이 찡해집니다.

 

연말 분위기에 왜 이런 궁상을 떠나 싶지만,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비슷했던 거 같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부어라 마셔라” 하며 과음한 탓에 몸이 상하니 마음도 약해지나 봅니다. 왠지 슬픈 마음에 옛 애인과의 추억을 미화시켜줄 음악을 찾고 있다면 이 곡을 추천합니다. 끝내 헤어지자는 애인을 잡지 못하고 보내줬지만, 좋았던 때를 회상하는 내용의 곡입니다.

 

따지고 보면 지가(본인이) 잘못해서 차인 건데, 그런 내용은 절삭하고 세상에 둘도 없는 가녀린 주인공이 된 당신을 위로해줄 음악입니다. 여러분도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절절한 사연을 대입하며 함께 들어보시죠. “그대와 보낸 수많은 시간. 어디서부터 정리하죠. 흩어진 조각들 되돌려요.” 단 해장라면은 다 섭취하시고 들으시길 바랍니다. 목이 메어 뱉어낼지도 모르니까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1229/ AM 10:30

새로운 시작!

 

 

라이너스의 담요 – Picnic

앨범 Semester(2003)

 

 

사심을 가득 담아 선곡한 이번 곡은 라이너스의 담요의 ‘Picnic’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 발표한 곡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련된 느낌이죠. 한때 싸이월드 BGM으로 moca라는 밴드와 쌍벽을 이루며 여고생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밴드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달달하고 희망찬 느낌의 곡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지나간 해는 모두 잊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지를 키우는 당신에게 매우 적절한 음악이라서 선곡했습니다. 따뜻한 한줄기 빛과 빛나는 하루를 맞도록 도와주겠다는 내용의 다정한 가사가 인상적이죠. 물론 동화 속에 나오는 소녀처럼 맑고 앙증맞은 연진의 목소리가 곡의 전체 느낌을 살리는 데 가장 큰 몫을 합니다.

 

실로폰과 어쿠스틱 기타 등의 정제되지 않은 깨끗한 악기 소리가 어우러져 잠시나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착각마저 들게 하고요. 지나간 2015년은 잊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보시죠. 라이너스의 담요의 ‘Picni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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