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과 27일, SBS <런닝맨>에서 추억의 <X맨>을 부활시켰다. 당시 맹활약을 펼쳤던 출연자들이 대거 출연, 아직도 생생한 추억의 게임들을 몸소 보여주며 10년 전 SBS 예능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했다.

 

TV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지만, 가끔은 학창시절 보던 그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지금도 보면 웃긴, 다시 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모아 봤다. 더 많지만 다 담지 못해 아쉬울 뿐.

 


프로그램명│목표달성! 토요일 –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MBC)

방송 시기│2000년 11월~2002년 5월

진행│유재석(지금의 국민MC를 있게 한 프로그램)


장담컨데, 이 정도의 연예인 집단 출연 예능은 여태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특히 <동거동락>은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가 있기 이전, 출연자들이 잠옷 입고 이불깔고 한 방에서 자는 새로운 예능의 포맷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퉁퉁 부은 얼굴로 잠꼬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PD님께 그저 감사의 절을 올리고 싶은 마음 뿐. 여기에 ‘서바이벌’까지 접목해 탈락자 발표할 때의 그 짜릿함은 지금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능가했다. 아마 지금 다시 부활한다면 출연료만으로 방송국 예산이 탈탈 털리지 않을까.

 


프로그램명│자유선언 토요대작전 –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KBS2)

방송 시기│2002년 11월~2003년 11월

진행│강병규


2000년대 초는 이른바 ‘짝짓기(미팅) 버라이어티’의 황금기였다.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연예인과 연예인들이 함께 게임을 하며 짝을 이루었고, <강호동의 애정만세>에서는 연예인과 평범한 여대생의 사랑 쟁탈전이 그려졌다.

 

그리고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은 남자 연예인과 일반인 여성들이 ‘산장’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커플을 이루는 예능이었다. 시청자들은 일반인 여성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봤다. 특히 한 번 커플이 되면 다른 이성에게 마음주지 않고 의리를 지키는 몇몇 커플들이 있어서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프로그램명│해피선데이 – 자유선언 주먹이 운다(KBS2)

방송 시기│2005년 5월~2005년 11월

진행│남희석, 이혁재, 신정환 등


여전히 당시 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봐도 웃긴 레전드 영상(클릭)이 상당히 많다. 특히 지금은 볼 수 없는(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꽤 많이 나와서 그 부분 역시 관전 포인트.

 

지금 다시 방송한다면 더 끼가 많은 아이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대국민 오디션장에 사람이 넘쳐나니, 틈새시장을 노리는 연예인 지망생들도 있을 거다. 링 위에서 싸우다 갑자기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몇몇 학생들은 신상이 털리겠지. 그래, 학생 보호 차원에서 부활하지 않는 게 나을수도 있겠다.

 


프로그램명│일요일 일요일 밤에 – 게릴라 콘서트(MBC)

방송 시기│2000년 9월~2003년 1월

진행│김진수


당시 인기 있는 가수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할 관문이었다. 조성모를 시작으로 핑클, SES, 쿨, 신화, god, 보아, 싸이는 물론 태진아까지 게릴라 콘서트를 펼쳤다. 당시만 해도 2G 폰을 쓸 대라 요즘처럼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나가는 일은 불가능했다. 가수들이 직접 트럭 타고 다니면서 목이 터져라 공연 홍보를 했다. 하이라이트는 안대 벗을 때. TV로 보는데도 무대에 서 있는 가수만큼이나 두근거렸다.

 

만약 지금 다시 한다면…. 우선 가수들 휴대폰부터 뺏어야 할 거고, SNS 홍보는 금지해야 할 듯. 만약 엑소라도 한 번 나올라치면 팬들이 몰려들어서 공연이 취소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 번만 해주세요.

 


프로그램명│일요일이 좋다 – 대결! 반전드라마(SBS)

방송 시기│2004년 8월~2006년 12월

진행│유재석, 이휘재, 앤디, 이진 등


지금은 볼 수 없는 콩트 형식의 예능. 처음엔 ‘어머, 어머!’ 하면서 유재석, 이휘재, 앤디, 이진 등이 고정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발연기가 허용되는 유일한 드라마일듯. 특히 반전드라마 마지막에 항상 흘렀던 노래, 메이의 ‘기적’이 꽤 인기를 끌었다.

 

이제 유느님의 콩트 연기는 볼 수 없겠지…. 2015년 판 반전드라마가 나온다면 아이돌의 연기 등용문으로 쓰이지 않을까.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를 능가할 유행어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프로그램명│일요일 일요일 밤에 – 이경규가 간다(MBC)

방송 시기│1996년 11월~

진행│유재석, 이휘재, 앤디, 이진 등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가 지금의 김태호 PD보다 더 높이 날아다니던 시기가 있었다. 그는 웃고 떠드는 것만이 아닌, 교훈을 담은 ‘공익적’ 예능도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를 열어줬다.

 

이후 공익 예능이 몇 개 출범했으나, 김영희 PD표 공익 예능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최근에도 <심장이 뛴다>와 같은 예능이 있었으나 오래 가지 못하고 안타깝게 종영하고 말았다.

 


프로그램명│느낌표 –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MBC)

방송 시기│2001년 11월~2004년 5월

진행│유재석, 김용만


<양심냉장고>와 칭찬 릴레이 <칭찬합시다>에 이어 김영희 PD는 또 다시 공익 예능을 성공시켰다. 본 프로그램은 적잖은 독서 열풍을 일으켰고, 아예 대형 서점엔 ‘느낌표 추천 도서’라는 딱지를 단 부스도 생겨났다.『괭이부리말 아이들』,『봉순이 언니』,『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마당깊은 집』,『톨스토이 단편선』,『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등의 유명 베스트셀러들은 대부분 이 당시 주목받은 작품들이다.

 

비슷한 느낌으로 2013년 <달빛프린스>가 있었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나마 맥을 이었다고 하면, 최근 tvN <비밀 독서단>이 선전 중이다. 10년 전 그 때처럼 방송 타이틀을 건 ‘비밀 독서단 추천 도서’코너가 있을 정도. 대신 더 다양한 장르와 시대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명│몰래카메라(MBC)

방송 시기│1991년 4월~1992년 11월

진행│이경규


최근 소라넷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흉흉한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몰래카메라’라는 신조어는 당시만 해도 굉장히 즐겁고 유쾌한 유행어였다. 타깃은 무려 김종서, 박중훈, 황신혜, 강수지, 신애라 등 당시 최고의 인기 연예인들. 몰카의 재미는 물론 톱스타들의 일상까지 엿볼 수 있어 인기가 좋았다.

 

2005년 <돌아온 몰래카메라>는 초기 <몰래카메라>보다 더 발전한 속임수로 연예인들을 속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부활한다면 더 기묘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속일 수 있지 않을까.

 


프로그램명│목표달성!토요일 – 악동클럽(MBC)

방송 시기│2000년 11월~2002년 5월

진행│이휘재


<슈퍼스타K>, <K팝스타>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상님이다. 꼴찌들을 상위권으로 올려주는 ‘꼴찌탈출’의 시즌3인 셈이었다. 오디션 참가자는 오로지 고등학생들, 김형섭, 윤일상, 이상민, 주영훈 등이 심사를 했다. 현재 케이팝을 주도하는 제와피, 양사장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조합.

 

지금이야 오디션프로그램이 워낙 많지만, 당시에는 함께 합숙하며 팀을 이루고 미션을 수행하는 포맷이 익숙치 않았다. 요즘 <악동클럽>을 한다면 당시보다는 인기가 많지 않을까 싶다.

 


프로그램명│해피 선데이 – 품행제로(KBS2)

방송 시기│2006년 2월~2006년 7월

진행│최민수, 김제동


지금 생각해보면 새로운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불량 학생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아이돌만큼 인기가 있었다. 이후 김동현, 박태양은 연예계로 진출했고, 이환 역시 모델로 활동 중이다.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2014년에 방영한 <송포유>가 있다. (폭행에 일진 미화 논란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지만) 만약 다시 <품행제로>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나온다면, 최민수 사부가 꼭 다시 출연해줬으면 좋겠다. 제발.

 


프로그램명│목표달성!토요일 – god의 육아일기(MBC)

방송 시기│2000년 1월~2001년 5월


당시 재민이는 전국민의 아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god와 재민이의 케미는 지금 생각해도 굉장했다.

 

사랑이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인기를 끈 게 2014년이니, 무려 15년 정도 시대를 앞서 간 프로그램.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 아이도 아니고)남의 아이를 키우는 예능 자체가 센세이션이었다.

 


프로그램명│일요일 일요일 밤에 – 러브하우스(MBC)

방송 시기│2000년대 초

진행│신동엽


‘따라라라란~따라 라라라란~’ <러브하우스> 공식 BGM이 흐르면 그렇게 두근두근할 수가 없었다. 비포 애프터 비교해줄 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좁은 공간을 기가막히게 활용해서 테이블이며 가전제품들이 쏙쏙 들어가있는 모습은 거의 천지창조 현장을 목격한 기분이었다.

 

2016년은 인테리어 예능, ‘집방’이 대세로 떠올랐다. 각 방송사에서는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내방의 품격>,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 <헌집줄게 새집다오> 등을 줄줄이 내놨다. 우리집도 와주새오….

 


프로그램명│연애불변의 법칙-나쁜남자(O’live)

방송 시기│2009년 2월~2009년 10월

진행│김현숙, 안혜경


이상하게 TV 채널을 돌리다보면 꼭 이 프로그램이 나오는데, 리모콘을 든 손가락이 마비된 듯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흥미진진하기 때문. 남자친구의 굳건한 사랑을 확인하는 데 작업녀가 등장해 온갖 방법으로 남자친구를 꼬신다. 그리고 90%의 남자들이 넘어간다. 여자친구는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

 

사연을 듣다 보면 별별 커플이 다 있다. 남자에 대한 불신도 생긴다. 너무 자극적이어서 대본 논란이 있기까지 했다. 차라리 대본이길 싶었던 사례들도 있었다. 그래. 이래서 솔로가 편하지.

 


프로그램명│퀴즈탐험 신비의 세계(KBS)

방송 시기│1984년 10월~2004년 10월

진행│이계진/손범수/신영일/김병찬


<가족오락관>과 함께 종영한 KBS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힌다. 교양 예능이었지만 요즘 예능 못지 않게 인기가 좋았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제격인 프로그램. 재미도 재미지만 교양 프로그램의 유익함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MC의 역량이 굉장히 돋보였다. 손범수 아나운서가 하차한 후 신영일, 김병찬 아나운서가 그 뒤를 이었으나 예전같지 않아 다시 손범수 아나운서가 MC로 복귀했다. 만약 다시 부활한다면 MBN 앞에서 황금알 폐지 시위가 벌어질 거다.

 


프로그램명│토요 미스테리 극장(SBS)

방송 시기│1997년 6월~1999년 1월

진행│전무송


방송사 편성표에서 공포물이 빠지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토요미스테리극장>, <이야기 속으로>는 물론 여름이 되면 납량특집을 볼 수 있었으니까. 지금 보면 허접한 분장과 CG가 더 눈에 띄겠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정말 너무너무 무서웠다.

 

2000년대 이후 이렇다 할 공포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나마 형돈이가 좋아하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정도가 비슷한 부류로 통한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2016년 여름엔 공포 특집 프로그램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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