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체험기에 앞서

나는 ‘운동, 그 귀찮은 걸 왜…’라는 생각으로 평생을 살아온 전형적인 귀차니즘 인간이다. 본 체험기는 제대로 된 운동 따위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저질 체력의 닝겐이 난생처음 PT라는 걸 받으면서 겪게 된 변화를 솔직하게 서술한 글이다.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된 PT

운동과 담을 쌓은 내가 왜 PT를 시작하게 되었냐? 우연히 한 스포츠 브랜드에서 5주간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을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운동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 + 참가자 모두에게 트레이닝복 세트를 비롯해 트레이닝화, 가방까지 제품을 풀세트로 준다는 것에 혹했다. 제대로 된 운동복 한 벌 갖춰본 적이 없던 나는 참가 신청을 해버렸고,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덜컥 당첨되고 만다.

 

이때만 해도 앞으로 벌어질 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세상에 모든 유혹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PT에 두 번 이상 빠지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없다는 룰이 존재했다.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것이니만큼 당연히 지켜야 할 사항이었다. 그동안 운동을 하든지 말든지는 그 누구도 강제하지 않았으며 온전히 자유의지에 달렸기 때문에 헬스장에 등록만 해놓고 가지 않았던 날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나약하디 나약한 의지력을 누군가가 컨트롤하자 아무리 바쁜 일이 생겨도 그 일을 미루고 PT를 받으러 갔으며, 약속을 잡을 때도 PT가 없는 날을 골랐다. 운동이 1순위가 된 것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그동안 바빠서 운동을 못 한다고 했던 건 다 핑계였구나!

 

교훈 1│ 의지가 매우 나약해 자꾸 운동을 포기하게 된다면 강제성을 둘 것. 일단 빠지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하기 시작하는 것부터가 우선이다.  

 

PT 1시간 전 내 상태

 

대망의 1주차│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첫째 날에는 담당 트레이너와 몸상태를 체크한다. 인바디로 근육량과 지방량도 체크하고 어떤 운동을 해봤는지, 생활습관은 어떤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상태를 파악한다. 그동안 제대로 운동을 해본 적 없는 내가 처음으로 들은 말은 “그 정도면 PT 많이 힘드실 텐데요?”였다.

 

그리고 진짜로 나는 지옥을 맛보았다. 머리가 산발이 된 채 주저앉아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얼마나 힘들었냐면 운동하다가 손톱이 부러졌는데 그걸 운동이 끝나고 나서야 알아챘다. 손톱 부러지는 고통 따윈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PT는 힘든 것이었다.

 

원래 이렇게 힘든 거냐고 물어보니 체력이 약하고 PT가 처음인 점을 고려해 아주 기초적인 수준으로 한 거란다. 겨우 한 번 했을 뿐인데 다음 PT는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 혼자였다면 분명 안 갔을 텐데 이건 안 가면 안 되니까… “내가 대체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출구는 없다…

 

갈등의 2주차근육통에 잠 못 이루는 나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2주차가 밝았다. PT가 끝나면 온몸이 아파서 근육통에 잠을 못 잘 정도였다. 걸을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려 앓는 소리를 냈다. 그쯤 되니 ‘운동을 하지 않는 게 도리어 건강에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렇게 고통스럽고 스트레스받을 바에는 차라리 안 하고 편하게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걸 계속해? 말아? 하고 고민하던 그쯤 내 몸은 묘하게 달라져 가고 있었다. 다들 춥다고 패딩으로 무장하고 온 날에도 이상하게 나는 별로 춥지가 않았다. PT를 받고 난 이후부터 추위를 별로 타지 않고 활력이 생겼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드러눕기 바빴는데 이제는 집에 와서 여기저기 청소를 하고 부지런히 움직인다.

 

교훈 2│만성피로가 고민이라 오메가 쓰리, 비타민을 달고 살았는데 다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운동을 안해서 그런 거였다니.

 

 

적응의 3주차“과일주스에 시럽 빼고 주세요”

여전히 PT는 지옥 같았지만 이제 몸이 슬슬 운동에 적응하고 있었다. 더는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PT를 안 가는 날이면 몸이 찌뿌둥했다. 이쯤에서 식단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다. 보통 운동을 시작할 때 식단 관리를 병행해야 효과가 좋다고들 한다.

 

PT를 시작할 때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서 내 식습관을 돌아보면 구운 고기와 구운 고기와 구운 고기를 매우 좋아하는 육식파에다 기본적으로 먹는 기쁨을 삶의 최고로 치는 유형이므로 도저히 식단 조절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먹는 것을 제한하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식단 관리는 과감히 포기했었다.

 

그런데 운동을 3주 정도 꾸준히 하니 나도 모르게 건강한 음식을 찾게 됐다. 건강해진 몸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찾는 것 같았다. 과일주스를 먹을 때도 예전에는 몰랐던 시럽 맛이 느껴져 시럽은 무조건 빼고 주문하게 되었고 평소엔 멀리하던 야채야채한 음식이 매우 먹고 싶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교훈 3│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리하게 식단관리를 하려고 하지 말 것. 식단을 제한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평소 안 먹고 싶어 하던 음식까지 더 먹고 싶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운동에 적응되면 몸은 저절로 건강한 음식들을 찾는다. 운동하면 저절로 간식을 덜 먹게 된다. 진짜다.

 

급기야 집에서 착즙을 해먹기에 이르렀음

 

오지 않을 줄 알았던 4주차새로운 삶

나는 참고로 엉뚱녀다. ‘엉덩이가 뚱뚱한 여자’ 말이다. 엉뚱녀들은 공감하겠지만, 엉덩이와 허벅지에 맞는 바지를 사면 허리가 크니까 바지가 자꾸 내려가고 스타킹을 신을 때도 스타킹이 작아서 끝까지 안 올라간다.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었을 때도 처음엔 엉덩이 때문에 자꾸 내려갔다.

 

하지만 4주차쯤 되자 허벅지 군살이 좀 빠졌는지 트레이닝복을 입는 게 좀 더 수월해졌다. 물론 엉뚱녀라는 체형은 변함이 없지만, PT를 통해 라인이 잡히고 탄력이 생겼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피부도 좋아졌다. 이건 다시 태어난 수준!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까지도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문제가 ‘운동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다. 수많은 운동 가운데 PT만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지 모르는 운동 초보자들은 운동에 습관을 들이기 위해 PT를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이다. PT를 하면서 몸이 운동에 적응되면 그다음부터는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본인이 저절로 깨닫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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