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리는 일이 어렵다. 물건을 사면 박스째 보관한다. 창고에 박스가 쌓이면 더 커다란 박스를 가져와 담는다. ‘언젠가 쓰겠지’하며 차곡차곡 쌓아두는 편인데 한 번도 안 쓴, 앞으로도 안 쓸 물건도 많다. 4년 전에 산 어쿠스틱 기타는 딱 일주일을 치고 지금까지 방치했고, 쓰지도 않으면서 갖고 있는 물병이 10개가 넘는다.

 

다 사진 않았다

 

버리지 못한 물건 때문에 집이 무너진 노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싹했다. 그래도 한국 건축은 꽤 발달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하하… 못 버리는 주제에 정리도 잘 못한다. 주말에 청소를 해도 일주일만 지나면 원상태가 된다. 어지러운 방을 보는 건 유쾌하지 않다. 태생적으로 혼돈에 익숙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물건 정리는 진작에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물건을 버리기로 결심한 건 실제로 며칠 되지 않았다. 어느 책에서 본 이 문구 때문이다.

“물건이 없으면 정리할 필요도 없지.”

 

머리를 한 방 맞은 기분. 그래, 나는 정리를 못한 게 아니라 쓸데없는 물건이 너무 많았던 거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내 버림은 정리벽(정리와 친해질 수 없는 벽)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디부터 정리할지 고민하려는 찰나, 주방에 도착했고 한 눈에 버려야 할 게 눈에 들어왔다.

 

4인용 식기 – 과거는 정리하면 아름다워진다

흔히 혼자 사는 남자의 식기대

 

이 식기들은 내 식기들인데, 네 명이 함께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밥그릇, 국그릇, 종지가 4개씩 있다. 맞춘 듯이 컵도 4개다. 새 여자친구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늘린 건 아니고 엄마가 식기 바꿀 때 됐다며 사주신 건데 버리는 걸 깜빡했다. 네 끼를 먹고 한 번만 설거지해도 밥을 먹을 수 있었지만 주방이 항상 지저분했던 것 같다. 아하, 싱크대가 더러웠던 이유를 알아냈다.

 

식기대를 치워도 될 것 같다

 

내가 먹는 최소한의 식기와 예비용 접시, 숟가락 하나와 젓가락 한쌍만 남기고 정리했다. 당연하지만 설거지가 더 이상 쌓이지 않았다.(기 보다는 애초부터 쌓일 그릇이 없다) 밥을 먹으려면 그릇을 씻어야 해야 하니 결과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이 됐다.

 

넘치는 책 – 다시 안 볼 사이도 정리하자

책을 버리는 건 식기를 버리는 일보다 훨씬 어려웠다. 나는 책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서점에 들러 새 책을 집어 온다. 사는 속도가 읽는 속도보다 빨라서 책장이 남아나지 않는 게 문제다.

 

딱 봐도 위태로운 책장은 “그만 좀 쑤셔 넣어라”고 말한다. 갈곳 잃은 책 때문에 책상, 침대, 테이블, 피아노를 가리지 않고 책 밭이 됐다. 버리기 아쉬운 책이 많았지만, 꼭 볼 책들만 남기기로 했다. 앞으로 읽을 책이 더 많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1차로 고른 책은 이 정도

 

책장에 여유가 생겼고 무슨 책을 좋아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골라낸 책 중에 선물 받은 책이 많아서 괜히 미안해졌다. 그들도 하릴없이 공간만 채우는 선물을 바라지 않을 거라며 위안했다. 책이 나를 노려보는 것 같다 꿈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장 버리기 어려웠던 책을 해치우자 남은 물건을 버리는 데 마음이 가벼워졌다. 베란다에 쌓인 박스를 정리하고 욕실로 향했다.

 

친구들의 칫솔 – 지나친 배려는 더러움을 남기고

여기에 내 칫솔은 없다 (나는 전동칫솔러)

 

귀한 손님이라도 나처럼 칫솔을 보관하는 집은 거의 없을 거다. 화장실에는 여자친구들의… 아니 남자친구들의(이것도 이상해) 칫솔이 있다. 별 생각 없이 ‘다시 왔을 때 쓰면 되겠네’ 싶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고 친구네 집에 ‘칫솔’이 있다는 건 꽤 친근한 표시 아닌가 했다. 근데 자기 칫솔 기억 못하더라.

 

나보다는 남을 위한 물건이 또 있다. 혹시 자고 갈지 모를 친구를 위한 퀸사이즈 침대.(사실 이건 아님) 거기다 매트도 있어서 무려 4명이 안락하게 잘 수 있다. 수건도 10개가 넘고 잘 때 입을 옷도 위아래 4벌은 있다. 평소엔 집에서도 안 입는 옷이다. 배려심이 넘치니 물건도 넘친다. 다 정리했다.

 

너 이렇게 말끔한 집이었냐

그냥 내가 좋아하는 스피커

 

몹쓸 물건으로 가리어진 방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문득 내 방에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정리정돈에 서툴러 시작한 버리기 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여유를 찾았다. 주방이 단순해지고 방이 정리됐을 뿐인데 숨이 트이는 느낌이다. 빈 공간을 채웠던 이유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좋다. 불필요한 물건 대신, 안락한 공간을 얻었다.

 

필요한 만큼의 물건을 갖는 건 단순히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게 아니다. 갖고 있는 물건의 수가 적으면 소유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자연스레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만약 집이 복잡하다면, 그래서 안락하지 않다면 불필요한 물건을 버려보자. 한 결 나은 홈 라이프가 될 거다. 물건 찾기가 쉬워지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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