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단 걸. 하지만 억울하게도 맛있는 건 다 이불 밖에 있다. 김이 솔솔 올라오는 군고구마도, 노릇노릇 구워진 계란빵도…. 칼바람이 난무하는 던전을 뚫고 전리품을 사올 것인가,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입맛만 다실 것인가!
절체절명의 기로에 선 당신에게 제안한다. 지금 당장 주방을 둘러보라. 전자레인지가 있다면 안도의 한숨을 쉬어도 좋다. 편안한 방 안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고퀄리티의 겨울 간식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못 믿는 표정인 것 같으니, 내가 한번 만들어 보겠다.
준비물 : 다 먹은 우유팩, 고구마
1.팔뚝만 한 고구마라면 우유팩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썰고, 자잘한 고구마라면 칼집을 낸다. 폭발하면 내 목숨도 같이 폭발하니, 고구마가 숨 쉴 구멍을 꼭 만들어주자.
2. 깨끗하게 씻은 우유팩에 고구마를 차곡차곡 넣는다.
3.우유팩이 전자레인지 안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오므리고, 꾹꾹 눌러 닫아준다.
4.우유팩을 가로로 눕혀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5분간 돌린다. 안에 있는 고구마가 신나서 튀어 오르는지 ‘팡팡’ 소리가 난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노오란 속살이며, 김이 솔솔 나는 게 그럴싸하다. 맛은 군고구마와 찐 고구마 사이 어딘가를 헤매는 맛. 그럴 땐 마인드 컨트롤을 하자. 이건 군고구마다, 군고구마다….
*소요 시간 8분
*위험도 ★☆☆ 우유팩이 하나도 안 뜨거워서 방심하다 고구마에 손 데임
*가성비 ★☆☆ 아저씨가 양철통에서 꺼내주는 그 느낌은 재현해내지 못했다. 그래도 냄비도, 찜기도필요 없다는 게 큰 메리트.
*신박함 ☆☆☆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그때도 가마솥에 고구마를 구워먹었다고 말이야
준비물: 계란, 종이컵, 핫케이크 가루, 우유, 소금
1.핫케이크 가루를 종이컵의 1/4 만큼 붓는다.
2.그 위에 우유를 종이컵의 절반까지 오도록 붓는다. 우유를 너무 많이 넣으면 빵이 콧물처럼 흐물흐물해지거나 전자레인지 안에서 흘러넘칠 수 있으니 적당히.
3.우유와 핫케이크 가루를 젓가락으로 섞는다. 섞지 않으면 계란빵도 망하고, 전자레인지 내부가 테러 당할 확률 90%다.(계속 겁만 주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4.계란 하나를 넣는다. 셰프 흉내를 내며 조금 높은 곳에서 빠뜨렸더니 우유가 사방팔방으로 튀었다는 건 안 비밀….
5.간을 해야 빵이 밋밋하지 않겠지? 소금을 한 ‘꼬집’ 뿌려준다.
6.전자레인지에 2분 30초 간 돌리고, 부푼 마음을 안고 기다린다.
완성! 하얗고 노란 머리 부분이 귀엽게 부풀어 올랐다. 종이컵을 찢으며 조금씩 베어먹으면 된다.
*소요 시간 5분
*위험도 ★★☆ 종이컵 뜨거워요. 뜨거워. 뜨거우니까 덥석 만지지 마.
*가성비 ★★☆ 토익학원 근처에서 먹었던 2000원 짜리 계란빵 안 부러운 맛.
*신박함 ★☆☆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전자레인지 친화적(?)인 간식.
준비물 : 딸기 한 팩의 윗줄, 설탕 종이컵의 3/4, 발라버릴 식빵
1.딸기를 깨끗하게 씻고 꼭지를 뗀 후, 가위로 잘게 자른다. 건강한 손목이 있는 한 믹서기 따위 필요 없다. (딸기 알이 좀 씹히는 게 잼이 완성된 후에 더 맛나기도 하다.)
2.딸기 위에 설탕을 붓는다. 하이얀 설탕들이 소복이 쌓인다. 끝이 없다. 현자타임이 찾아온다. 나는 왜 설탕 덩어리를 굳이 만들어 먹는가….
3. 딸기가 설탕을 만나 가열되면 부글부글 끓는다. 넘칠 수 있으니 큰 볼에 옮긴 후, 랩으로 뚜껑을 만든다. 역시 폭발하면 무서우니까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고 10분간 돌린다. 꼭 전자레인지용 그릇을 이용하자. 목숨도, 전자레인지도 하나다.
4. 1시간 같은 10분이 지나면(조마조마) 꺼내 저어본다. 점성이 별로 없다. 아직 망한 거 아니다.
5. 5분 더 돌릴 거니까! 초벌구이 할 때처럼 랩으로 윗부분을 싸고 구멍을 뚫어준다.
6. 5분 만에 엄청 걸쭉해지진 않는다. 조금 찐득해진 잼을 유리병에 담는다. (소독은 필수. 뜨거운 물에 병이 떠오를 때까지 팔팔 끓이면 된다.)
하루 정도 묵혀두면 더 잼 같은 잼이 된다. 식빵에 흥건히 발라버렷!
*소요 시간 25분
*위험도 ★☆☆ 전자레인지용 그릇만 쓴다면, 열 받은 전자레인지 주변에 걸리적 거리는 것들을 두지만 않는다면….
*가성비 ★★★ 영롱한 빛깔, 살짝 묽어서 더 깔끔한 끝맛, 가끔 톡 터지는 딸기 알까지… 이제 딸기 잼은 만들어 먹는 걸로.
*신박함 ★★★ 어릴 적, 하루 종일 서서 딸기 잼을 젓던 엄마에게 알려주고 싶다. 전자레인지로 15분이면 된다고!
Editor 김슬 dew@univ.me Photographer 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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