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마른 것들의 전성시대. 국수 면처럼 얇은 소녀들이 TV 화면을 수놓는다. 팔, 다리, 허리, 목, 어디든 얇으면 선망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이 혹독한 계절, 뜻밖의 탈모가 우리 모발을 강수지 팔뚝처럼 얇고 가녀리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준비한 탈모에 관한 모든 것.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부위의 모발이 탈락하는 현상을 탈모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검은 머리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인에 비해 모발 수가 적은 동양인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약 50~70개까지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따라서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가 넘으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로 추정할 수 있다.
애석하지만, 이 글에는 여러분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원인에 대한 답은 없다. 탈모 원인은 어마무시하게 많다.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해서 다 원인이 같은 건 아니다. 탈모 원인은 크게 나누면 약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남성 호르몬의 부산물에 의한 유전적 탈모, 예민한 성격의 분들이 자주 겪는 스트레스성 탈모, 과다한 피지 분비로 인한 지루성 탈모,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탈모, 여성의 경우 황체호르몬 증가로 인한 산후 탈모증 등(이거 말고도 수십가지가 더 있다). 하여간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치료를 하려거든 그만큼 다양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탈모로 인한 궁금증은 (제대로 된)의사와 상담하고 검사해야 한다.
다만 병의원을 가려거든 잘 골라야 한다. 탈모 치료도 나름 미용 목적이라고 하여 장삿속 보이는 의사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비싼 수입산 샴푸 세트 파는 것에만 급급하다거나(샴푸는 단순 세정 목적일 뿐 치료제가 아니다), 고액의 두피 마사지 연간 이용권만 권장하는 치료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환자의 탈모 원인이 뭐고 자시고 간에 “일단 이거 한 번 써봐” 식의 병의원은 아예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상책이다. 돈 안 되는 장사는 애초에 싹을 키우지 않겠다는 졸렬한 미용 의술의 현장! 따라서 병의원을 고를 때는 반드시 탈모 관련 커뮤니티나 탈모 선배들의 경험을 토대로 공신력이 확보된 곳을 방문하길 권장하는 바다.
아니. 그렇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선 맞는 얘기부터 하겠다. 스트레스성 탈모는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요인을 개선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휴지기 탈모(털갈이 생각하시면 되겠다) 역시 가역적인 질환이라서 원인이 제거되면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머리카락이 다시 난다.
문제는 어지간해서 회복이 잘 안 되는 경우다. 유전적 혹은 호르몬 분비로 인한 탈모는 회복이 어렵다. 또한 이러한 환자 중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사람은 민 머리에 검은 머리카락이 다시 날 확률은 거의 없다. 직접적으로 남성형 탈모증을 일으키는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로 인한 탈모가 그렇다. 테스토스테론(고환에서 추출되는 스테로이드계의 남성 호르몬)은 모근 부위에 도달하여 5α-환원효소에 의해 더욱 강력한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한다. 바로 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경우는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진행을 늦출 뿐, 검은 머리카락이 마구 솟아나는 장관은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공식적으로 탈모 치료제로 허가된 약물과 민간요법 등을 통해 탈모를 지연할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기대 이상으로 득모하는 행운아도 존재한다. 탈모 치료 분야는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검증하지 못한 영역이 많기 때문에 섣불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흔히 탈모 ‘치료’라고 부를 수 있는 의약품은 두 가지뿐이다. 美 FDA로부터 허가 받은 탈모치료제인 경구투여용 ‘피나스테라이드(프로페시아)’와 국소 도포용 ‘미녹시딜’이다. 보통 이 두 가지가 과학적, 임상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탈모 치료제다. 이외에 레이저 시술, 두피 스케일링, 메조테라피, 줄기세포를 응용한 치료법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비싸고 부작용 및 효과가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치료 방법 선택 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미녹시딜은 강력한 혈관 확장작용 효과가 있어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이 약을 복용한 환자의 70% 이상이 안면, 팔, 다리 등에 털이 나는 증상에 착안하여 탈모 치료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 기간을 연장시키고 모발을 굵게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황무지에 털이 샘솟는 기적은 만들지 못한다. 항 안드로겐 효과와 피지선에 대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 이 약품은 두피의 혈관 확장 작용을 통해 영영분 공급을 원활히 돕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경구 투여용 ‘피나스테라이드’는 5α-환원효소 억제제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감소키는 작용을 한다. 대머리 치료에는 1mg의 피나스테라이드를 복용하도록 하는데, 약 80% 이상의 환자에서 발모 효과가 관찰됐다. 그러나 피나스테라이드는 정수리 부분 탈모에는 효과적이지만, 이마 선(M자형 탈모) 탈모에는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녹시딜은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 가능하고, 가격은 3개월 용량이 3~5만원 사이다. 피나스테라이드(프로페시아)는 전문의약품으로 약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보통 1개월 복용량에 4~6만원이다. 두 약 모두 최소 3~6개월 이상 복용해야 탈모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고, 개인마다 편차가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 대기표를 들고 기다리던 머리카락들이 우수수 떨어진다는 것. 죽기 전까지 계속 써야 한다는 뜻이니, 하루 빨리 제대로 된 탈모 치료제가 나오길 기대하는 수밖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성형 탈모는 남성 탈모와 다르게 앞머리 이마 선이 유지된다는 것.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적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 호르몬은 여성의 난소와 부신에서도 소량 분비된다. 따라서 남성과 마찬기자로 미녹시딜 처방이 일반적이다. 다만 남성과 다르게 기존 5% 함량에서 2~3% 사이로 줄여서 처방한다. 이밖에 아미노산, 단백질, 비타민B 등을 함유한 약물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의 머리카락으로 정수리나 이마에 옮겨 심는 치료법을 많이 쓴다. 그러나 사람마다 머리카락 생착률이 다르기 때문에 2차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약물 치료도 병행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격은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중증 대머리라면 국산 소형차 한 대 값이라고 보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성기능의 저하를 걱정한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성기능과는 무관한 남성 호르몬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실제로 성욕 감소, 성기능 감퇴, 발기 부전 등의 부작용은 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래 복용해야 하는 만큼 그 안전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장기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거의 보고된 바 없다. 오히려 5mg의 피나스테라이드를 오랫동안 복용할 경우 전립선암의 발생빈도가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참고 문헌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탈모’ 관련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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