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미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의 화장은 아직도 알아보기 어렵다. “나 오늘 뭐 달라진 거 없어?”라는 지옥같은 질문이 들어온다. ‘분명 뭔가 다른데 어딘지 모르겠네’ 하는 표정으로 서 있으면 상대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냥 “우와 예뻐졌어!”라고 하면 실례일 것 같다. “오늘 눈썹 괜찮다~”라고 하기엔 확신이 없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오! 화장했어?” 라고 말했고 속사포 같은 핀잔을 들었다. 트루디인 줄 알았네.

 

그래, 화장을 배워야겠다. 여자는 저런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걸 좋아한다고 들었다. 헌데 뭘 알아야 구체적으로 말해 주지. 화장을 실제로 해 보면 좀 나아지려나 싶어 화장 앱을 설치해 봤다. 원만한 사회 생활과 연애 감각 함양을 위해.

 

 

메이크업 어플 – Pitu

운영체제 – iOS, Android

용량 – 60 MB

가격 – 무료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에서 출시한 앱으로 요새 인기란다. 이 정도 평점은 영화 <클레멘타인> 이후 본 적이 없다. 말 그대로 칭찬일색이다. 고민하지 않고 사용해보기로 했다.

 

댓글에서 느껴지는 흥분

 

주의 : 지금부터 앱 체험기가 시작됩니다. 임산부나 노약자, 심약자 분들은 스마트폰의 뒤로 가기 버튼이나 키보드의 백스페이스 버튼을 눌러 주시는 게 좋습니다. 남의 얼굴을 빌리기가 힘들어 제 얼굴을 썼기 때문입니다. 혹여나 생각보다 호감이다 싶으신 분들은 vvan@univ.me로 연락주세요.

 

 

말 안해도 알겠지만 왼쪽이 원본, 오른쪽은 원클릭 뷰티 4단계

 

태어나서 셀카를 찍어본 일이 거의 없어서 너무 긴장했다. 천지연 폭포 앞에 선 우리 할아버지 같은 표정이다. 내 얼굴 보는 게 어색해서 먼저 ‘원클릭 뷰티’ 를 눌렀다. 4단계까지 올렸더니 간밤에 팩 하고 잔 이영애나 임수정 같은 피부가 되었다. 파운데이션이나 비비를 바르면 이렇게 되는 건가. 이제부터 비비크림은 쌩얼로 치지 않기로 한다. 배신감에 몸서리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좌) 피부 보정하고, (우)턱을 갸름하게 했다

 

원클릭은 과해보여서 ‘미백’과 ‘피부보정’을 조금씩 했다. 턱을 최대치로 집어 넣었더니 혼자 진지공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곡괭이 턱이 되었다. (뭐야 이거 짱신기…) 보정앱을 처음 써본 나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한 번 훑기만 해도 강동원의 턱선이 만들어진다. 너무 쉽게 얼굴이 바뀌니 헛웃음이 났다. 우리 어머니는 이런 얼굴 만들려고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눈시울이 붉어졌다.

 

눈을 확대하고 눈동자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눈 크기를 키우고 글리터 효과를 주니 슈렉고양이 같은 눈이 됐다. 예전에 포토샵으로 눈 키우고 있던 후배를 비웃은 적이 있다. 미안하다 나래야.

 

점점 욕심이 생긴다. 민낯을 보여주는 걸 꺼리는 여자의 마음이 이해 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여기부터 다른 사람

 

인상이 좋아지라고 입꼬리를 올려 봤다. 눈은 정색하고 입만 웃고 있으니 큐비즘이 따로 없다. 시립 미술관 책자커버로 쓰여도 어색할 것 같지 않다. ‘날씬하게’라는 탭에서는 다리나 허리를 보정하는 것 같은데 얼굴밖에 없어서 턱을 더 집어 넣었다. 큼지막했던 얼굴이 ‘작다’고 느껴질 정도가 됐다. 각진 턱이 완전한 브이라인으로 변했다. 박태준과 정준영의 뒤를 이어 <얼짱시대 8>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여기부터 본격적인 눈갱

 

보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손을 멈출 수 없었다. 생각보다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눌렀다. 한국식, 일본식 등 여러가지 종류의 화장 프리셋이 있는데 어떤 기준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신 메이크업을 눌렀더니 어딘가 아파보이는 페일 핑크 입술이 됐다. 피부에 어떤 색이 잘 어울리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심한듯 시크한 눈을 만들고 싶다

 

눈썹을 그리거나 속눈썹 붙일 때 위치가 안 맞으면 확대해서 조절할 수 있다. 속눈썹 위치를 조절하는데 안경이 구겨졌다. 입술을 오렌지색으로 바르고 아이라인과 속눈썹, 눈썹을 그렸다. 슬슬 얼굴을 보는 게 무섭다. 얼른 끝내야겠다. 앱으로 화장하는 모습을 보던 여자 에디터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컬러렌즈를 끼우고 쌍커풀을 그렸다

 

이게 대체 몇 단계야. 이걸 매일 하는 여자들이 대단해보이기 시작했다. 눈 건강에 안 좋은 컬러 렌즈를 굳이 끼는 이유도 알겠다. 쌍커풀이 진하면 징그러울 것 같아서 속쌍커풀을 그렸다. 눈화장은 눈이 커보이게 만드는 화장뿐일까 해서 아이쉐도우도 진하게 해봤는데 이건 차마 공개 못하겠다. 이제 마무리다!

 

before & after

 

달콤한 꿈을 꾼 느낌이다. 갑자기 현실로 강제소환 당해 놀랐지만 즐거웠다. 그래, 왼쪽이 나다.

비록 어플리케이션에 불과했지만, 게다가 이걸 해 봐도 화장을 잘 할 것 같진 않지만, 화장의 효과는 톡톡히 봤다. 이제 당당하게 어디가 달라졌는지도 캐치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자꾸 민낯 보자고 보채서 미안해. 화장 전과 후는 그냥 다른 사람이구나. 아하하

 

추가기능

스티커 기능도 있다

 

이런 저런 스티커도 붙여볼 수 있다. 종류가 매우 많다. 근데 나는 안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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