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술에 취해 울면서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미술을 하게 된 걸까?”

 

세상 모든 대학생이 힘들겠지만, 졸업 전시(이하 ‘졸전’) 시즌의 미대생은 특히 힘들다. 졸전에는 시간, 돈, 노력이 든다.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한 학기 등록금이 넘어가는 돈을 쓰면서, 건강은 건강대로 망친다.

 

 

졸전 시즌의 미대생이 어떤 일을 겪는지 가상 게임 <졸전 좀비 키우기>를 통해 알아보자. 아. 미리 말하지만, 일정표에는 야작, 알바, 밥 먹기밖에 없다. 데이트나 자유시간? 그런 거는 우리에게는 있을 수가 없어.

 


STAGE 1. 졸전 준비의 시작


<졸업 좀비 키우기>는 대학내일에서 (가상) 제작한 육성 시뮬레이션게임이다. 최종 목표는 졸업 전시를 앞둔 미대생을 컨트롤해 무사히 졸업시키는 것. 게임은 총 300일 동안 진행되며, 각 STAGE에서 낙오되지 않고 통과해야만 다음 STAGE에 진출할 수 있다. 스트레스 게이지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거나, 생활비가 0원이 되면 게임이 종료된다. 300일 안에 모든 STAGE를 깨면 플레이 내용에 따라 각기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다.

 

공략 TIP
매달마다 일어나는 이벤트를 대략 파악해 두자.
● 3~6월: 학기 중. 교수님과의 면담 이벤트가 가장 자주 일어난다. 주제 컨펌에 실패하면 스트레스가 크게 늘어난다.
● 6~8월: 여름 방학. 3~6월 플레이 중 주제 컨펌을 완료하지 못했을 경우 면담 이벤트가 계속된다.
● 9-11월: 전시 준비 기간. 이 기간에는 스트레스 수치가 평소보다 2배 빠르게 증가하고, 생활비는 3배 빠르게 감소한다. 파산하거나, 쓰러지지 않도록 캐릭터의 상태를 잘 관리해야 한다.

 

 

STAGE 2. 졸전 준비 위원회 이벤트


캐릭터의 사회성이 400 이상이면 졸전 준비 위원회(이하 ‘졸준위’) 이벤트가 발생한다. 졸준위는 대관, 도록 제작, 전시 콘셉트 잡기, 사은회 개최 등등의 일을 한다. 졸준위를 하면, 개인 작업 시간이 줄어들고 체력이 빠르게 소모된다. 대신…대신… 좋은 점은 한 조각의 추억이 쌓인다는 것? ‘전시’ 항목의 경험치가 올라가기는 한다. 진로가 전시 쪽이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공략 TIP
게임이 시작되면 ‘졸업 준비 기금’을 내야 한다. 금액은 10만 원부터 70만 원까지 학교에 따라 상이하다. ‘졸준위’가 되면 경우에 따라서 졸업 준비 기금을 차감해 준다. 이때 졸업 준비 기금은 오프닝에서 지불하는 ‘등록금’과는 별도이다. 미대는 타 전공에 비해 여러 명목으로 등록금이 더 높게 책정돼 있는데도 졸업에 관련된 학과 지원금이 거의 없다. 부들부들
● 오프닝에서 전시장이 있는 학교를 고른 경우. 졸업 준비 기금이 싸진다. 단, 건물이 학교 외부 소유일 경우에는, 학교 안에 있는 전시장을 빌리는데도 대관료를 내야 한다.

 

 

STAGE 3. 교수님과 의견 차이 극복하기

 

졸업 전시에는 교수님의 입김이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 내 작품이고 내 돈과 내 시간을 들여서 하는 작업이지만, 교수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다. 1차 심사에 통과해야 다음 STAGE로 넘어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될 때까지 STAGE 3를 반복해야 한다. 3월부터 졸업 전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이 중 반 이상은 기획을 갈아엎는데 쓴다고 보면 된다.

 

공략 TIP
● 면담 1회당 비용은 오프닝에서 선택한 캐릭터의 전공에 따라 달라진다. 교수에게 돈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료를 제작하는데 비용이 든다. 디자인 전공은 면담 때마다 A1 포스터에 작업물을 인쇄해야 하고(현상비 3만 원), 사진 전공의 경우 현상비가 15만 원까지 올라간다.
● STAGE 3에서 50일 이상을 소비하면, 하루당 스트레스가 +30씩 증가한다. 이 상태에서 이미 컨펌을 마치고 제작에 들어간 친구를 마주치게 되면, 캐릭터가 ‘우울’ 상태로 변하니 주의한다.
● 주제 컨펌을 빨리 받지 못하면 실제 제작 시간이 줄어든다. 기한이 촉박해질수록, 작품에 쓰이는 재료나 가공비가 비싸진다.
● 심사에 쉽게 통하기 위해서 캐릭터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수의 입맛에 맞춰 주제를 잡으면, 엔딩 직전에 프라이드가 크게 떨어진다.

 

 

STAGE 4. 작업하기

 

작품 제작비는 생활비에서 차감된다. 만드는데 드는 돈은 캐릭터 설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얼마나 고퀄리티를 추구하는지, 얼마나 실수를 많이 하는지(중간에 실수하면 재료를 처음부터 다시 다 사야 한다)에 따라 50만원 정도가 들기도 하고 많으면 300만원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지면, 학기를 중단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공략 TIP

학교 밖 재료상들은 부르는 게 값이다. 같은 재료를 사는 데 최대 3배 이상의 가격 차가 있을 수 있으니 흥정을 잘해야 한다.
● 어떤 재료를 써야 할지 고민일 때 교수에게 찾아가면, 무조건 비싼 재료를 쓰라고 한다.
● 굵직한 재료비 외에도 접착제, 칼, 가위 등등 자잘한 비용이 많이 든다. 미리 계산해 두자. 또 작업에 후배들을 동원할 경우 수고비 혹은 밥값이 만만치 않게 든다.
● 공예 전공의 경우 작업 시간이 부족하면, 전문 기술자(용접 등)에게 맡겨야 한다. 전문 기술자들도 부르는 게 값이다. 잘못하면 파산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 STAGE 4에서는 동기가 최고급 재료를 사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때 캐릭터의 불안 지수가 높으면, 무리해서 비싼 재료를 사 버리니 주의하자. 물론 비싼 재료를 사면 완성된 작품이 화려해져 좋기는 하나, 파산의 위험이 있으니까.
부족한 예산과 시간에 타협해서 대충 작업을 완성하면, 엔딩 직전에 주인공의 프라이드가 크게 떨어진다.

 

 

STAGE 5. 끝없는 작업


STAGE 5부터는 일정표에서 휴식이 없어진다.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작업만 반복하면 된다. 스트레스가 심하게 쌓이면 캐릭터가 병에 걸려서 쓰러진다. 쓰러진 동안에는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공략 TIP
STAGE 5 진행 내내 캐릭터가 아프다고 말한다. STAGE 시작 전에 두통약이나 소화제를 대량으로 구비해 두자.
● 인파선염, 편도선염, 생리불순, 변비 등등 온갖 질병을 겪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최소화 해야 하는데 일정대로 작업을 진행하면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 STAGE 5부터는 사실상 아르바이트가 불가능하다. 이전 STAGE에서 벌어 둔 돈을 야금 야금 쓰거나 아니면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한다.
● 에너지 드링크나 커피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 수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아이템이다.

 

 

STAGE 6. 전시 및 철수


11월이 되면 전시 이벤트가 시작된다. 작품이 완성되지 않아도 일단 전시해야 한다. 거의 1년 동안 준비했는데 실제 전시는 찰나의 순간이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작품을 철수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대관 기간이 지나기 전에 작품을 철수해야 한다.

 

공략 TIP
작품이 덜 완성된 상태에서 전시가 시작되면, 손님이 올 때마다 캐릭터의 프라이드가 30씩 감소한다.
● 지인이 아닌 외부 관람자가 명함을 가져가는 이벤트가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취업으로 이어지거나, 작품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부피가 작은 작품은 집으로 옮겨 둘 수 있다. 하지만 가구나, 조형물같이 부피가 큰 작품은 망치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 ‘직접’ 부숴야 한다. 작품을 부술 당시에는 캐릭터의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한다.
철수가 완전히 종료되고 나면 캐릭터가 ‘허무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우울 상태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ENDING

엔딩 페이지에서는 1년 동안 있었던 일을 모아서 볼 수 있다.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처럼 공주가 된다거나, 직업인이 되는 모습은 보여 주지 않는다. 다만 지옥 같은 졸업 전시가 끝났을 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에필로그

엔딩 앨범까지 쭉 둘러보면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다. 졸전에 모든 돈을 탕진해서 생활비는 바닥이고 몸은 병든 상태. 작품이라도 완성도 있게 만들었어야 됐는데 그러지 못해 프라이드 수치도 낮다. 플레이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략 TIP을 참고해서 제대로 키워 봐야지. 전공도 다른 거 선택해야지. 실수도 줄여야지. 그럼 엔딩이 달라질까? 아… 아니다 그냥 다른 게임을 해보자. 공대생 키우기나 뭐…

 

 

illustrator l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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