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9시,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카카오톡의 빨간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어느 단톡방에 들어가나 주제는 한결같았다.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이었다. 이른바 ‘어남류’를 밀고 있던 친구들의 온갖 절규와 눈물이 창을 가득 채웠다.

 

‘응답하라’의 세 번째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전작보다 훨씬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망할 것 같다’던 신원호 PD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응팔>은 2015년 연말부터 2016년 초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 중 하나였다.

 

<응팔>은 쌍문동 사람들의 드라마였다. 지금의 20대에게는 생소한 1988년의 이야기를 풀어냈음에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라는 공감대 덕분이었다. 우리들은 라미란과 이일화를 보며 ‘엄마’를 떠올렸고, 우리들의 ‘엄마’는 덕선을 보며 옛 시절을 떠올렸다. 아빠의 눈물에 함께 울었다. <응팔>은 단연 전 시리즈 중 가장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가족드라마로서는 성공적이었지만 로맨스는 아쉬웠다. 신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남편 찾기는 ‘응답하라’시리즈의 색깔이다. 남편 찾기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응답하라’ 시리즈의 큰 주축인 남편 찾기가 흔들렸고, 그래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남았다.

 

 

‘응답하라’시리즈의 남편 찾기는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놀이었다. 매 회 제작진은 몰래 남편에 대한 (아주 많은) 열쇠를 숨겨뒀고, 시청자들은 하나하나 찾으며 자물쇠를 풀어갔다. ‘현대판 인터뷰’는 그야말로 남편 찾기의 가장 큰 단서였다. 보너스 게임 같은 거랄까?

 

<응팔>은 시리즈 최초로 현대판에 남편을 드러냈다. 그의 말투, 행동, 성격 모든 게 단서였다. 정환과 택은 확연히 다른 성격을 지녔다. 그만큼 김주혁의 등장 자체가 떡밥이었던 셈.

 

초반 김주혁은 누굴 연기했던 걸까. 초반부 김주혁의 껄렁한 말투나 늘어지게 앉아 있는 모습은 정환이를 빼다박은 듯 했다. 하지만 후반부의 김주혁은 갑자기 다소곳해졌고, 말투도 전에 비해 나긋해졌다. 점점 변한 것이 아니라 그것도 갑자기. 현대판 남편은 본인이 누구를 연기해야 할지 미리 알았어야 했다. 실제로 제작진은 15회까지 남편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응칠>의 시원은 첫사랑인 태웅과 사귀다가 윤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윤제를 선택했다. <응사>의 나정은 칠봉의 끝없는 구애에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지만 결국 끝까지 정우를 좋아했다. 하지만 <응팔>에서는 덕선의 고민이 보이지 않았다.

 

삼각관계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귀는 동안엔 수많은 생각과 고민이 들어간다. 보라가 선우에 대해 끝없이 생각하고 헤어졌다 다시 만났던 것처럼. 하지만 정환과 택은 제대로 된 고백조차 하지 못했고, 덕선은 그 둘 사이에서 본인의 마음이 어떤지 고민조차 할 틈도 없었다. 아니, 고민조차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열여덟 시절이 지나고 5년 동안 그들의 관계는 여전히 미묘했지만 덕선의 마음이 제대로 드러난 적은 없었다. 잠들기 전 몇 번의 뒤척임 만으로 덕선의 마음을 보여주기는 어려웠다. 정환의 “덕선이 잡아” 한 마디에 덕선과 택이 이어지는 것마저도 설명이 부족하다.

 

“시나브로 좋아졌다”는 두루뭉술한 답변 대신 차라리 정환과 택이 속 시원하게 고백이라도 했다면 어땠을까. 그 후 덕선이 자신의 마음을 결정하는 과정이라도 나왔다면 말이다. 정환의 피앙세 반지와 택이의 고백 사이에 덕선의 ‘선택’이 있었다면, 우리는 좀 더 수긍할 수 있지 않았을까.

 

 

‘로맨스가 망했다’는 평에 반발하며 “응팔은 가족 드라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데는 <응팔>이 ‘가족’에 초점이 맞춰졌던 영향이 컸을 것이다. 가족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세 사람의 마음이 편집본처럼 조각조각났고, 로맨스 분량이 점점 줄며 개연성은 떨어졌다. 오히려 선우와 보라, 정봉과 미옥, 선영과 무성의 로맨스가 더욱 탄탄하게 비춰질 정도였다.

 

극 초반까지 로맨스의 열쇠는 정환이 쥐고 있었다. 벽 씬, 버스 씬, 우산 씬 까지, 시청자들을 설레게 한 ‘심쿵 장면’은 전부 김정환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정환의 감정을 따라갔고, ‘어남류’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갑작스럽게도 극 중반부터 판세가 바뀌었다.

 

택이 “덕선이, 여자로 좋아해”라고 깜짝 고백한 이후부터 정환은 친구 때문에 마음을 숨기는 의리남이 되었다. 보는 사람들이 더 의기소침해졌다. 몇 개월 동안 우리를 설레게 만들었던 그 캐릭터가 하루아침에 주역에서 조연이 되었다. 시청자들이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던 감정선이 하루아침에 뚝 끊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남편 찾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 9시, 결국 승부가 났다.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었다. 어느 단톡방에 들어가나 주제는 한결같았다. ‘어남류’를 밀고 있던 친구들의 온갖 절규와 눈물이 창을 가득 채웠다.

 

제작진이 남편찾기보다 가족애를 말하고 싶었다지만, 이런 식의 마무리는 시원치 않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둘 다 놓친 게 아니다. 토끼를 잡는다더니 쥐새끼를 잡아 놓고 “난 원래 이걸 잡으려 했어”라고 하는 꼴이다. ‘준비가 덜 된’ 남편찾기는 과감히 포기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쉽게 풀었다면 우리는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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