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낯설어도, 서울이 익숙해도, 이곳에서 사는 건 쉽지 않다.
우리 각자가 이 도시를 버티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그런 날이 있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밤이. 그럴 때 우린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못한 채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며 버틴다. 넘쳐나는 사람과 차들로 몸살을 앓으면서도 겉으로는 애써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속으로 앓다 큰 병 된다. 살려달라고 외칠 용기가 아직 부족하다면 먼저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보자.
당신처럼 먼 곳에서 외로움에 떨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모바일 게임 ‘Lifeline’을 실행하면 메시지 하나가 도착한다. ‘Hello?’ 자기를 ‘taylor’라고 소개하는 그는 우주에 홀로 고립됐다. 그를 도울 수 있는 건 오로지 당신의 답장뿐. 그의 무사 귀환을 돕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 나만 믿고 있는 누군가의 ‘Help me’는 위로가 된다. 그를 살리기 위해 영어 실력(메시지는 영어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너무 낙관하지도, 너무 비관하지도 않는 태도다.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지구로 돌아오는 길이 보인다. 참고로 난 게임에 건성으로 임했다가 죽어가는 ‘taylor’의 욕을 들어야 했다. 그거 되게 찝찝하다.
Editor_기명균 kikiki@univ.me
서울은 묘한 곳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 섞여 살아가면서, 정작 ‘사람’을 잊기 쉽다. 전철에서 복닥복닥 어깨를 붙이고 앉은 사람들을, 새벽녘에야 들어오는 아랫집 누군가를, 우리는 좀처럼 궁금해 하지도, 사실상 제대로 인식하지도 않는다.
서울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보다도 저마다의 꿈을 좇아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들이 더 많은 도시다. 고향이 부산인 서울 사람 2만 3616명. 고향이 대전인 서울사람 1만 4172명. 그리고 고향이 북한인 서울 사람 6천여 명. 여기에 169개 나라에서 온 약 40만 명의 서울 사람들. 이 모두가 나와 다르지 않은 ‘서울 사람’들이다.
이 책은 관악구에 위치한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우리들학교’에서 펴낸 워크숍의 결과물로, 학생들이 기록한 서울의 드로잉과 사진,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다. 다른 꿈을 가진 우리가, 같은 도시에서, 더 나은 미래를 그리며 함께 살아간다. 스무 살 소년이 인터뷰 말미에 남긴 말은 그래서 평범한 듯 먹먹하다. 잘 살아라! 서울아. 잘 살아라. 내가 사니까. 사람들이 사니까.
Editor_김신지 sirin@univ.me
어느 날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진다면? 낯선 나라의 도시에서 몇 달쯤 살아보고 싶다. 이 책을 쓴 독일의 저널리스트도 이렇게 말했다. “퀴즈쇼에서 우승한다면 한 달 한 도시씩, 1년 동안 여행할 거예요.” 그리고 1등을 했다. 50만 유로(6억 5759만원)를 받았다.
이 50대의 미혼 여성은 호주·아르헨티나·인도·에티오피아·쿠바 등 12곳 나라에서 두루 살아본다. 시드니에서 우쿨렐레를 배우고, 상하이에서 꿀벌튀김을 맛보고…. 그녀의 모험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책을 덮고 나니 12세기 어느 수도자가 남긴 말이 떠오른다. “자기 고장을 달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도 초심자이리라. 어디를 가도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강건한 사람이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은 온 세상을 낯선 곳처럼 느끼는 사람이다.”
심약한 이는 사랑을 세상 한 곳에 고정시킨다. 강건한 사람은 모든 장소로 사랑을 넓힌다. 완벽한 사람은 그 사랑 자체를 끊어버린다. 나도 서울살이를 이렇게 이겨내려 한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Editor_조아라 ahrajo@univ.me
술에 취한다는 건 기분이 좋아지는 일,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었다. 큰 목소리로 떠들고 많이 웃었다. 노래하고 춤췄다. 서울이란 도시는 취해서 즐기기에 제격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취한다는 건 감정이 깊어지고 진해지는 일이었다. 웃을 때도 있었지만 우는 날도 많았다. 그제야 알았다. 서울은 시끌벅적하지만 따뜻한 곳은 아니란 걸.
차라리 혼자가 편해졌다. 홀로 마실 수 있는 술을 찾아 헤매었다. 위스키는 너무 독하고, 소주는 너무 처량하고, 맥주는 너무 쉬웠다. 그러다 하프 보틀 사이즈 와인을 발견했다. 이름 그대로 ‘와인 반 병’. 적당히 취하기 좋은 양이다. 타인에게 휩쓸려 주량을 넘어서는 일이나, 취하지 않은 척 눈에 힘주고 있을 필요는 없다. 1인분의 취기, 서울에 선 이 정도가 정량이다.
Editor in chief_전아론 aron@univ.me
우리는 서울에서 만나 서울에서 헤어졌다. 함께 봤던 한강의 물빛과 반짝이던 남산 타워를 간직한 채 그를 떼어내는 건 불가능했으므로, 나는 그와 서울의 맑음을 한꺼번에 그러쥔 후 털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한동안 잿빛이었던 서울이 어느 날부터 제 색깔을 되찾은 것이다. 잘게 부서지는 한강의 물빛은 친구와 치킨을 먹으며 바라봐도 예뻤고, 하늘하늘한 벚꽃 길은 어색한 소개팅 남과 걸어도 운치 있었다. 추억 위에 더 생생한 추억을 쌓으며 나는 무뎌져갔다. 이어폰을 끼고 그와 나누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는 아주 괜찮아졌다.
이제 우리의 서울 풍경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우리’라는 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다행히 나는 새롭게 쓰인 나의 서울이 맘에 든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좋다. 영원히 맑은 것도 영원히 흐린 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Editor_김슬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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