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연휴가 찾아왔지만 별로 안 기쁜 사람도 있을 거다. 남들은 보람차고 즐거운 연휴를 보내는 것 같은데 방바닥만 긁고 있는 당신, 연휴에도 대외활동이니 알바니, 학기 중보다 바쁜 당신. 연휴가 반갑지 않은 당신을 위로할 넷플릭스 드라마 12선을 소개한다. 단, 연휴고 방학이고 순식간에 삭제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라.

1. 눈 코 뜰 새 없는 사람을 위한 500분 완성 드라마

아무리 바빠도 연휴에 일만 하면 서러운 법. 가볍게 시작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500분 완성 드라마를 추천한다. 그래도 나름 연휴니까 하루 한두 시간이라도 즐겁게 보내보자. 흑흑.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장르 시트콤,

키워드 귀여움

출연 엘리 캠퍼, 타이터스 버지스, 캐롤 케인, 제인 크라코스키

총 상영시간 333분=5시간 33분 (13화X1시즌)

“종말이 왔다”고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에 납치되어 무려 15년이나 벙커에 감금됐다가 구출된 주인공 키미 슈미트. 올드보이의 최민식은 잃어버린 15년에 복수의 칼날을 갈았지만 키미는 새로운 세상이 마냥 신기하고 즐거울 뿐이다. 무한긍정, 엉뚱 발랄한 키미와 사랑스러운 그의 친구들의 뉴욕 생존기. 오프닝 음악마저 빵 터지는 귀여운 시트콤. 2016년 4월 시즌2 방영 예정.

<블랙 미러>

장르 SF

키워드 멘붕

출연 로리 키니어, 린제이 던칸, 도널드 섬터, 다니엘 칼루야, 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 외 다수

총 상영시간 360분=6시간(3화X2시즌)

“오늘 오후 4시에 영국 수상은 돼지와 섹스를 할 것. 이를 모든 방송국에서 생중계할 것” 공주를 납치한 납치범의 충격적인 요구다. 일순간 멘붕에 빠지게 하는 이 드라마는 과학 기술의 찬란한 발전이 아닌, 미디어의 어둡고 추악한 이면을 이야기한다.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어딘지 현실과 닮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옴니버스 형식이라 굳이 순서대로 챙겨 볼 필요는 없다.

*다소 충격적인 내용과 표현으로 많은 사람의 멘탈을 탈탈 털어 낸 전력이 있으니 주의.

<더 인비트위너스>

장르 코미디

키워드 루저

출연 사이먼 버드, 제임스 버클리, 블레이크 해리슨, 조 토마스

총 상영시간 436분=7시간 16분 (6화X3시즌)

<스킨스>는 환상이고 <인비트위너스>는 현실이다. 주인공은 네 명의 영국 남자 고딩들, 관심사라곤 여자 뿐이고 하는 것마다 사고만 치고 다니는 찌질이들이다. 주인공이 루저 4인방이라는 점에서 영국판 빅뱅이론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빅뱅이론만큼이나 웃기다. 슬랩스틱부터 섹드립, 병맛 농담까지 골고루 모아 열심히 웃겨주는 드라마. 시즌3까지 대성공하고 극장판도 개봉했다.

<나르코스>

장르 범죄, 스릴러

키워드 마약왕

출연 와그너 모라, 보이드 홀브룩, 페드로 파스칼, 조안나 크리스티, 모리스 콤프테

총 상영시간 492분=8시간 12분 (10화X1시즌)

세기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다룬 실화. 마약 밀수업자로 시작해 미국의 절반을 중독시킨 세계 최대 마약 조직의 수장이다. 점차 세력을 불려가는 마약 조직과 그를 쫓는 미국 마약단속반 요원들과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배신과 살인, 테러와 추적을 소재로 매 화 매 장면 쫄깃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수작. 2016년 시즌2 방영 예정.

2.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 사람을 위한 800분 완성 드라마

차례도 도와야 하고 친척집도 다녀와야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니. 연휴 넘나 좋은 것. 남은 시간 몰빵해서 볼 수 있는 600분~1000분 드라마.

<SENSE8>

장르 SF

키워드 워쇼스키

출연 튜펜스 미들턴, 브라이언 J. 스미스, 배두나, 막스 리멜트, 나빈 앤드류스, 대릴 한나, 프리마 애즈맨, 테렌스 만

총 상영시간 649분=10시간 49분 (12화X1시즌)

어느 날 갑자기 여덟 명의 낯선 사람들이 서로의  감각과 감정, 능력과 지식까지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감독인 워쇼스키 남매의 작품인 만큼 겉만 번지지르르한 SF는 아니다. 이성애자 백인 남성부터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여성, 아시아 여성  등 소외받는 사람들의 삶을 독특하게 풀어낸다.

배두나가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출연하고 윤여정, 이경영, 홍석천 등 익숙한 배우들이 카메오로 등장해 보는 재미가 있다.

<제시카 존스>

장르 액션, 히어로물

키워드 여성 히어로

출연 크리스틴 리터, 데이비드 테넌트, 레이첼 테일러, 마이크 콜터, 캐리 앤 모스

총 상영시간 674분=11시간 14분 (13화X1시즌)

마블의 두 번째 시네마틱 드라마. 디펜더스(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가 소속된 슈퍼 히어로 팀)의 두 번째 히어로 제시카 존스는 한 때 히어로의 삶을 살았지만 부상 후 은퇴, 사립 탐정이 된다. 제시카는 과거의 일로 늘 우울해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다 빌런 킬브레이브와 관련된 사건을 맡으면서 과거의 일을 풀어나가게 된다.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을 전제로 하므로 극 전개는 약간 불친절한 편.

<피키 블라인더스>

장르 범죄

키워드 대부

출연 킬리언 머피, 헬렌 맥크로리, 샘 닐, 조 콜, 샬롯 라일리, 폴 앤더슨, 톰 하디

총 상영시간 688분=11시간 28분 (6화X2시즌)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영국의 버밍엄을 시작으로 세를 불려가는 셸비가의 갱단 ‘피키 블라인더스’의 이야기.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마치 대부를 떠오르게 하는 갱단 속 둘째의 성장기. 당시 영국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에피소드는 매 화 힘을 잃지 않는다. BBC 시대물다운 우아한 분위기와 영상미, 킬리언 머피의 연기력은 덤이라기엔 너무 호화롭다. 2016년 4월 시즌3 방영 예정.

<데어데블>

장르 액션, 히어로물

키워드 어둠의 다크

출연 찰리 콕스, 데보라 앤 월, 빈센트 도노프리오, 엘든 헨슨, 로사리오 도슨

총 상영시간 709분=11시간 49분 (13화X1시즌)

마블의 첫 번째 시네마틱 드라마. 디펜더스의 멤버 데어데블은 어릴 적 방사능 폐기물로 인해 두 눈을 잃고 낮에는 변호사, 밤에는 히어로로 활약한다.  주연보다 조연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빌런들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현실감 있는 전개와 묵직하고 매우 어두운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시즌2와 디펜더스 제작 예정.

<브로드처치>

장르 추리스릴러

키워드 심리

출연 데이비드 테넌트, 올리비아 콜맨, 조디 휘태커, 앤드류 부찬, 아서 다빌

총 상영시간 741분=12시간 21분 (8화X2시즌)

<브로드처치>는 일반적인 수사물과 달리 긴박하게 범인을 쫓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죽음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에 주목한다. 범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보여주는 드라마. 시즌3으로 완결될 예정.

3. ‘연휴=방콕’인 사람을 위한 1800분 이상 드라마

연애? 알바? 그게 뭐죠? 이불 밖은 위험하니 연휴엔 방콕이 진리라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설 연휴 순삭하려다 남은 방학을 통째로 순삭할지도 모르는 건 함정.

<블랙리스트>

장르 범죄

키워드 스케일

출연 제임스 스페이더, 메건 분, 디에고 클래튼호프, 해리 레닉스, 라이언 이골드

총 상영시간 1881분=31시간 21분 (22화X2시즌)

이전의 범죄물이 FBI와 범죄자의 대결이었다면, 블랙리스트는 범죄자가 FBI와 손잡고 범죄자를 소탕하는 내용이다. 그들이 노리는 범죄자는 어둠의 세계에 오랫동안 뿌리박은, 그야말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거물급. 주인공 래딩턴은 FBI와 협력해 라이벌을 없애고 FBI는 거물을 잡는다. 장편 영화만큼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범죄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장르 코미디

키워드 교도소

출연 테일러 쉴링, 마이클 하니, 케이트 멀그루, 로라 프레폰, 제이슨 빅스

총 상영시간 2286분=38시간 6분 (13화X3시즌)

백인 중산층 여성 파이퍼는 10여 년 전 마약 거래상인 옛 여자친구를 도운 일을 자수하고 교도소에 가게 된다. 교도소에는 그가 살면서 처음 만나는 종류의 사람들이 가득하고 파이퍼는 그들과 매일같이 부딪힌다. 심지어 옛 여자친구와 교도소에서 재회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

드라마는 교도소 안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이 만드는 교도소 속 사회, 그리고 교도소에 오기 전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온갖 속어가 난무하고 웃긴 에피소드가 많은 코미디지만 삶을 다루는 방식은 그리 가볍지 않다.

<애로우>

장르 액션, 히어로물

키워드 활 쏘는 배트맨

출연 스티븐 아멜, 케이티 캐시디, 데이비드 램지, 윌라 홀랜드, 폴 블랙손

총 상영시간 2852분=47시간 32분 (23화X3시즌)

DC코믹스의 히어로 드라마. 현대판 로빈 후드. 재벌가 장남 올리버는 배 침몰 사고로 무인도에 5년간 갇혀 지내다 살아 돌아온 남자다. 낮에는 재벌가 망나니로, 밤에는 빌런 잡는 히어로로 살아가는 올리버.

재벌가 아드님답게 장비빨 액션 훌륭하다. DC코믹스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히어로, 빌런들의 등장도 반갑다. 주연 급의 임팩트를 자랑하는 ‘플래시’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기대할 만 하다. 시즌4는 현재 방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