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와의 여행, 쉽지 않을 것이다. 서로에게 선물이 될 거라고 떠난 여행이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될 수도 있다. 친구는 싸우면 다신 안 볼 수라도 있지만 엄마는…(한숨) 그래도 엄마와의 여행을 꿈꾸는 심청이 들을 위해 몸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공개하고자 한다. 이것만 명심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완벽주의는 그야말로 불행의 씨앗이다. 익숙한 환경에서도 무수한 돌발변수가 기다리고 있는데 하물며 처음 가 본 여행지는 어떠리오. 그런데 완벽한 여행을 선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일정을 짜기 시작하면 나중엔 그 압박을 스스로 견딜 수 없어진다. 결과는? 괜한 짜증에 서로 지쳐갈 뿐이다. ‘에이 그럴 수도 있지 뭐~’하는 관대한 마인드를 갖추자.
이왕 좋은 곳에 놀러 왔으니 기필코 ‘맛집’에 모시고 가겠다고? 지도에도 안 나오는 곳을 겨우 찾아가 인기 메뉴를 시켜드렸더니, 이미 식사 시간이 지나 엄마는 지치고 예민한 상태. “어유, 왜 이렇게 짜니?”라는 핀잔만이 돌아온 적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당이 떨어지는 것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몇 날 며칠을 일부러 굶는 젊은 딸들은 알 리가 없지만. 그럴 때 즉각 에너지를 보충해드리는 게 중요하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포인트는 타이밍이다.
단언컨대, 엄마와 나, 모두를 완벽하게 만족하게 하는 일정을 짜기란 99% 불가능하다. 이왕 엄마에게 맞춰주기로 했다면 나‘만’의 취향은 과감히 버려라. 일말의 희망으로 어쭙잖은 제안을 했다간 나만 불편해질 따름이다. 몇 십여 년간 없던 관심이 갑자기 생길 리 만무하다.
단, 정말로 좋아하는 것 한 가지 정도는 엄마와 꼭 공유해보자. 센토사 섬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가자고 제안했더니 엄마는 내 생각과 달리 뜻밖에 좋아하셨다. 엄마는 그동안 기회 혹은 여유가 없어서 못 한 것뿐이다. 정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사전에 충분히 의견을 여쭤보자.
그동안 내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었던 딸에게 갑자기 보호를 받는 입장이 된다면? 엄마도 당황하실 수 있다. 특히 언어적으로 도움을 받으실 경우엔 더하다. 내가 다른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지금 상황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데, 딸이 아니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 혼란스럽고 답답한 심정이 들게 되는 것.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갈고닦아온 외국어스킬을 충분히 발휘해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되 소외감 들게 하는 행동이나 발언은 삼가자. 타지에서 서러웠던 기억은 꽤 오래간다.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장거리 이동은 피곤한 일이다. 다년간 통학과 통근에 익숙해진 나를 기준으로 장거리 이동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 된다. 엄마의 피로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심지어는 병이 나실 수 있다. 기본적으로 편도 2시간 이상 소요된다면 장거리로 분류된다.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이동 후 휴식시간을 길게 잡는 것이 좋다.
‘저비용 고효율’의 여행을 원한다는 엄마의 말씀은 반만 새겨듣자.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호스텔 개인실을 빌렸다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과 실물이 다르긴 했다). 웬만하면 돈을 적극적으로 투자해라. 엄마와 나의 경제적 스케일은 워낙 다르다. 분하게도, 무엇이든 비쌀수록 좋더라.
약간의 노력으로 엄마의 1년 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확보할 수 있다. 자연, 이국적인 풍경, 랜드마크, 엄마와의 셀카, 전신 및 반신 샷(배경이 잘 드러나게) 등 사진을 닥치는 대로 찍어두자. 휴식시간마다 틈틈이 또는 매일 저녁 숙소에서 디카와 내 폰에 저장된 결과물을 엄마폰으로 옮겨드리는 것은 필수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의 특권. 아무 때나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고,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으니 실컷 즐겨야 한다. 동네 및 공원 산책, 플리마켓 방문, 골목골목 숨어있는 가게 탐방 등 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그렇다고 필수코스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인증샷은 찍어야 하니까! 에펠탑처럼 누구나 다 가는 랜드마크도 적절히 섞어주면 완벽에 가까운 일정이 완성된다. 역시 세상엔 쉬운 게 없다.
+ 여행 후, 에필로그
여행도 연습이라고, 한 번 다녀오니 엄마의 여행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었고 두세 번 더 다녀오니 싸움은 줄고 이야깃거리가 풍부해졌다. 특히 함께 다녀온 여행지를 TV에서 볼 때면 둘 다 신이 나서 한참 수다를 떤다. 꽤 많이 싸웠지만, 결국 좋았다. 엄마와 쌓은 마지막 추억이 혹시 10여년 전 아닌지? 당장 함께 갈 여행지를 검색해보자.
사진 출처 : tvN <꽃보다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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