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경찰로 2년 동안 군생활한 썰 세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조금 널널했던 근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X 맞던 내무 생활, 체질상 맞지 않았던 시위 현장과는 다르게 간혹 널널한 근무도 있었다.

 

말년 수경들도 지원해서 나간다는 교통·방범 활동이 그중 하나다. 지구대에 파견되어 음주단속이나 주변 순찰을 도는 일이다. 시위를 막는 것에 비하면 누워서 허니버터칩 먹기였다. 어쨌든 바깥에 나가 울타리 너머에 있는 O₂를 콧구멍으로 주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했으니까.

 

치킨 가서 지구대 한 점 해야겠다

시위진압이 주 업무인 전경대에게 교통·방범 근무는 가뭄에 콩 나듯 떨어졌다. 보통은 2주일에 한 번 정도. 그것도 날씨가 추워 시위가 없는 겨울에 가끔 나가곤 했다. 출퇴근은 기대마(경찰버스)로 했다. 관할 지구대에 5~10명씩 떨어뜨려 준다. 그러면 지구대에서 업무를 배정해준다. 보통은 지구대 주변 순찰을 돌았다. 운이 없거나 짬이 없으면 음주 단속을 했다.

 

너무 열정이 넘치는 경찰관과 함께라면 피곤했다

 

방범 순찰은 간단했다. 경광봉 들고 두 줄로 순찰을 돌기만 하면 됐다. 검문을 한다ems가, 도난차량이 있는지 번호판 조회를 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안 했다. 덕분에 도둑이나 강도를 잡는다던가 소매치기를 쫓는 멋진 형사물 같은 에피소드는 없었다. 그랬다면 여기에 글을 쓸 게 아니라 강력계 형사가 되어 있겠지.

 

지금 하고 있는 얘기는 아주 평범한 군 생활 이야기다. 보통은 한 바퀴 정도 산책 겸 순찰을 돌다가 야식을 먹으러 갔다(간혹 PC방에 가는 고참들도 있었음). 우리 부대는 치킨집과 분식집 단골이었다. 너무 깡촌이라 이것 외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경찰복 입고 삼겹살에 소주 마실 수는 없었으니까.

 

치킨집이든 분식집이든 가면 부대원들이 있었다. 그 안에서 너무 반가운 척을 하지 않는 것도 암묵적인 룰이었다. 사회에서 먹는 건 똥도 꿀맛이 났다. 그렇게 야식을 먹고 또 서너 바퀴 순찰을 돌면 으레 기대마가 우리를 태우러 왔다. 그렇게 부대에 복귀하면 꼭 고참들이 뭘 먹었는지 물어봤다.

 

고참 : 헤이, 신병 오늘 뭐 먹었어? 다 알아. 편하게 말해. 우리도 다 치킨 먹고 떡볶이 먹고 왔어. 야, 김상경! 너도 먹었지? 저거 봐. 김상경도 먹었다잖아.
에디터 : 저는 아무것도 안 먹었지 말입니다.

 

여기서 무언가를 먹었다고 인정하는 순간, 부대가 뒤집힌다. 무조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무슨 대답을 하든 갈굼으로 이어졌다. 군 생활 갈굼의 뫼비우스 띠다.

 

 

A. 안 먹었다고 말했을 때
고참 : 아니, 오늘 얘 데리고 간 놈 누구야. 아니 방범 나갔는데 아무것도 안 사줬어? 하…. 이 나쁜 놈들이네. 야, 오늘 막내 데리고 간 놈 누구야. 내 밑으로 집합!

 

B. 먹었다고 인정했을 때
고참 : 아…. 치킨을 드셨어? 미쳤네. 방범 나가서 치킨을 처먹고. 군 생활 많이 좋아졌네. 오늘 막내 데리고 간 놈 누구야. 내 밑으로 집합!

 

어쨌든 혼나게 되어 있다. 그냥 아무것도 안 먹었다고 우기는 편이 한 대라도 덜 맞아서 이쪽 노선을 택했다. 참 병신같은 악습이었는데, 에디터도 짬이 차니까 어느새 똑같이 그러고 있더라.

 

음주 단속 날은 유난히 춥다

불금에 음주 단속한다고 경찰을 욕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반성하라. 그게 얼마나 춥고 지X 맞고 486 컴퓨터 같은 일인지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측정기를 들이미는 우리도 시키니까 억지로 했다.

 

딱 이맘때가 음주 단속 성수기다. 휴가철 해운대 숙박업소처럼 지구대도 취권을 연마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일손이 부족하니 전·의경들은 모조리 음주단속에 투입되었다.

 

고객 맞이 준비 중

 

한적한 이차선 도로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한쪽 도로를 막고 라바콘(삼각뿔)을 설치한다. 고객님들께서 안전하게 한 줄로 입장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다. 대한민국에 이상기온이 감지되는 날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한번은 수능시험 날이고 또 한 번은 음주 단속하는 날이다.

 

이상하게 음주 단속하는 날은 날씨가 추웠다. 몸의 열을 끌어올리기 위해 클럽 웨이터처럼 경광봉을 부산스럽게 흔들었다. 현란한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박자에 맞춰 차가 멈췄다. 차렷, 경례.

 

실례합니다. 잠시 음주 측정 좀 하겠습니다!”

 

음주 측정기를 내민다. 운전자는 담담한 척 잔망스러운 입김을 분다. 대부분 통과다. 간혹 ‘삐이이이이이이익!’ 소리가 나면 경찰 아저씨가 온다. 전·의경이 아닌 진짜 경찰이다. 차를 갓길로 인도한다. 마치 간디처럼.

 

잠시 주차시킨 뒤 본격적인 음주 측정을 한다. 술 마신 사람은 티가 난다. 표정부터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간을 소주에 흠뻑 적신 다음 탈수기를 안 돌렸는지 알코올 냄새가 확 올라온다. 이때부터 애틋한 밀당이 시작된다.

 

일단 화부터 내고 보는 사람. 자기가 누군지 아느냐며 너희 서장이 남천동 사는지 물어보는 사람. 문을 잠그고 휴대폰만 보는 사람. 한술 더 떠서 도망가는 사람도 있다.

 

다리 위에서 음주 측정하는 날은 죽음이다. 오지게 춥다.

 

그동안 뒤탈이 많았는지 경찰도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게 해준다. 물도 마실 수 있고 가글도 하라고 한다. 숙취 해소제로 식도를 적셔도 좋다. 원한다면 팔 벌려 뛰기도 하라고 했다. 운전자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슬며시 음주 측정 수치가 나오는 기계를 들이민다.

 

안타깝게도 이 정도 상황까지 오면 거진 면허 취소 수준이 나온다. 1년 이상 자격 정지에 400만 원 상당의 벌금. 인간이 가장 치졸해지는 순간이다. 그깟 술이 뭐라고…. 대부분은 망연자실하며 운전대에 얼굴을 묻는다. 왜 나만 잡느냐며 큰소리를 치는 사람도 있다.

 

기계가 잘못됐다며 남 탓을 하기도 하고, 자기는 맥주 한잔 밖에 안마셨다며 봐달라는 사람(제일 많음)도 있었다. 무슨 <인간극장> 촬영팀이 온 줄 알았다. 뭐가 그렇게 사연이 많은지….

 

세상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다는 걸 알았다

 

제대 후, 음주 단속하는 의경들을 마주하면 안쓰럽다. 얼마나 지X 맞은 근무인지를 더 잘 알기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가 절로 튀어나온다. 물론 음주 운전도 절대 하지 않는다. 벌금으로 낼 400만 원이 없어서. 그리고 운전할 차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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