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 도이

도심 속에 있는 작업실은 산속처럼 조용하고 아늑했다. 도이는 11년째 그 공간을 닮은, 서정적인 타투를 그렸다. 혐오스럽거나 반종교적이거나 음란한 타투는 하지 않는다. 신념을 묵묵히 지키며 걸었더니 어느덧 길옆엔 새로운 문화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어느덧 이 분야에서 11년째 일하고 계세요. 최근, 타투이스트가 국가에서 육성할 신직업으로 선정됐던데 혜안이 있으셨던 건가요?

노동에 대한 생각이 결정에 큰 영향을 줬어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월급을 일한 시간으로 나눠보고 충격을 받았죠. 공부도 오래 했는데, 재능이 이 정도로 환산된다면 뭘 할 수 있을까.

 

그때 타투는 몸에 평생 가는 거니까 가치 있게 쳐주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투이스트에게 전화해 시간당 작업비를 물어보니 당시 제 시급의 10배인 거예요. 그다음 주부터 홍대에서 타투를 배우기 시작했죠. 합법화는, 이렇게 늦어질 줄은 몰랐어요.

 

사실 타투가 아직도 법적으론 의료 행위란 걸 몰랐었어요. 여전히 넘을 장벽이 많을 것 같아요.

일을 시작하면서 ‘문화 인식’에 대해 깊게 생각했어요. 물론 현재의 법적 판단은 잘못됐죠. 그러나 초기엔 주로 조폭이 타투를 소비했고 삼청교육대 홍보자료 등에서 시각적으로 이용된 것도 사실이에요.

 

법이 바뀌어도 부정적 인식이 그대로라면 그것도 반쪽짜리 아닐까요? 작업으로 인식을 바꾸는 것도 운동이라 생각해요.

 

전 도이 님 타투가 조폭 문신보다 더 친근하거든요. 주변에서 이런 타투를 더 많이 하기도 하고. 하지만 처음 이 분야에 뛰어드실 땐 그렇지 않았겠죠?

다행이죠. 지금 젊은 분들은 저희 작업을 용 문신보다 많이 접하고 계시거든요.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어요. 서로 작업이 연합이 돼서 인터넷으로 퍼졌고, 그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요.

 

일을 시작할 때, 좋아하는 스타일이 그런 쪽과 달랐어요. 처음엔 제 선생님도 이런 거로 먹고 살겠냐 하셨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건 가치가 생길 거라 믿었죠. 결국 옳았어요.

 

 

작업할 때 품고 계신 기준이 있으신가요?

내가 믿는 신은 어떤 작업을 허락하고 좋아할까? 이런 종교적 신념도 생각해요. 다만 신이 제게 바로 말할 수 없으니, 매일 제 SNS를 보시는 어머니께 부끄럽지 않은 게 기준이 돼줘요.

 

혐오스러운 것, 반종교적인 것, 음란한 것. 이 세 개는 하지 않는다는 걸 처음부터 명시했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죠.

 

만든 도안 하나를 딱 한 명에게만 쓰시잖아요. 세상에서 나 혼자 가진 타투는 패션 이상의 것이라 신념, 정체성을 담아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엔 의미, 신념이 묻어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저도 많이 바뀐 게, 이젠 이 문화 자체가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한국은 유교 문화상 몸이 소중하고 타투에도 많은 의미를 두려는 경향이 있죠.

 

예를 들어 하트 그림 밑에 굳이 글자로 LOVE를 쓰는.(웃음) 역전 앞 같죠? 물론 의미도 중요해요. 하지만 계속 의미를 더하고 더하면 멋진 그림이 논문의 주석처럼 돼버린단 느낌도 들어요.

 

남에게 내 타투의 의미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이건 팁인데 전 손님에게 타투의 의미를 평생,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려요. ‘알려고 하지 마, 비밀이야’라고 얘기하고 나서 자기 타투에 더 만족했다는 분도 많으세요.

 

 

그렸던 타투를 지우시는 분도 계시지요? 지우는 과정은 사실 생소해요.

어떤 경우엔 지워지죠. 표피에 시술된 블랙은 지워져요. 혹은 여러 레이저로 중복 시술하면 좀 낫고요. 하지만 레이저의 성질에 따라 잡아낼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서, 같은 레이저로 시술을 여러 번 한다고 해도 완벽히 지워지진 않아요. 안젤리나 졸리도 못 지운 걸요. 지우는 건 거의 안된단 걸 인지하시면 좋아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시술을 미루는 것도 괜찮겠네요. 타투이스트로서 남에게 평생 남을 걸 새긴다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시겠어요.

10년 전 작업과 지금 걸 비교하면 당연히 현재가 나아요. 그런데 그게 그때 시술 받은 분들께 죄송한 일일까 생각해봤어요. 그때 좋아하는 외국 작업자가 예전 작업 사진을 올렸어요. 제가 처음 한 타투보다도 별로였죠. 그래도 그분은 그때 자기 최선을 다했고 손님도 만족스러워했으니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게 위안이 돼요.

 

 

부담감을 덜어내는, 다른 방법도 갖고 계시죠?

예를 들어 ‘장미 타투’ 의뢰를 받으면 구글에서 그걸 검색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봐요. 일주일 뒤에 똑같은 의뢰가 들어와도 반복해요. 그중에서 가장 잘한 걸 찾아서 그것보다 조금 더 잘하려고 노력해요. 그럼 그 순간엔 제 타투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타투가 되니까요. 다행히 일하면서 방법이 찾아지더라고요.

 

확실한 자신의 색채를 만드는 일도 하나의 성공 같아요.

앞으로 기대하는 건 마흔 같은 마흔으로 늙는 거예요. 마흔 살, 쉰 살이 돼서도 계속 작업을 할 거예요. 아무래도 나이 많은 아저씨한테 와서 귀 뒤에 요만한 꽃을 그려 달라 하는 친구들은 줄어들겠죠. 거기에 맞는 작업자도 있고요.

대신 그땐 어떤 작업을 준비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야 다른 사람들이 ‘나름 성공한 것 같다’고 말해줄까. 아까 얘기한 틀 안에서 기고만장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그때그때 맞는 보상이 따라올 거란 생각이 들어요.

 

Photographer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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