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정 선배의 취미인 커팅북 도전 이후 또 다른 취미를 찾아 어슬렁 거리던 중, 소셜커머스 광고를 보고 눈이 번쩍 띄었다.

 

 

이른바 ‘페이퍼 나노’. 대략 제품 소개를 읽어 보니 종이로 각지 명소를 만드는 것인가보다. 더 읽을 것도 없이 이건 그냥 내 스타일이라고 판단, 그 자리에서 질러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 퀭한 눈으로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에디터 이름을 부르는 택배 기사님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첫사랑한테 받은 편지를 뜯는 기분으로 택배 상자를 풀어헤치자 앙증맞은 페이퍼나노 박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4개 사면 목공용풀이랑 핀셋도 준다기에 4개나 사버렸다.

 

택배를 받음과 동시에 하고 있던 일을 모두 멈추고 페이퍼나노 공정에 들어갔다. 일단 제일 만만해 보이는 난이도 별 2개짜리 에펠탑 상자를 호기롭게 열었다.

 

 

박스를 열면 이런 종이쪼가리들이 나오는 데 잘 보면 번호가 적혀 있다. 설명서와 번호를 맞춰가며 천천히 따라해야한다. 이 번호를 무시하면 나중에 무시무시하게 골머리 썩을 수 있으니 잘 확인할 것.

 

 

전체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설명서대로 자르고 접고 붙이면 끝. 하지만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시작은 자신만만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퍼나노를 가볍게 여겼던 스스로를 자책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종이가 잘 접히지도 않고, 깔끔하게 연결되지도 않는다. 초 집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틀어져 버린다. ②번은 점선대로 접으면 되니 쉬울 것 같지만 오산이다. 특히 옆에 구멍이 많을 수록 엉뚱한 부분이 접힌다. 핀셋과 손톱을 동원해야 겨우겨우 접을 수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찢어질 수 있다.

 

끼워넣기의 잘못된 예. 접어서 안쪽으로 넣어야 함.

 

③번 과정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부분. 구멍이 뚫린 한쪽 면에 다른 쪽 연결부를 끼워 넣어야 한다. 나사로 말하면 볼트와 너트를 연결하는 셈인데 하나 넣으면 다른 하나가 빠지고, 그걸 넣으면 방금 넣었던 게 빠진다. 과하게 접으면 구멍에 제대로 안 들어가고 접혀버리기도 한다. 목공용 풀은 점점 말라가고 내 입술도 바짝바짝 마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이걸 만드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다. 사실 한 시간이나 지난 줄도 몰랐다. 그만큼 시간이 광속으로 흘렀다. 처음이라 서툴기도 했고, 실수로 분해했다 다시 접느라 더 오래걸렸다. 그래도 저거 하나 하고 나니 뿌듯하고 이제 좀 감이 잡히는 듯 싶었다.

 

조금씩 모양을 찾아가는 에펠탑

 

드디어 에펠탑 3단 완성

 

 

시작한 지 약 2시간 만에 에펠탑 3단을 완성했다. 점차 에펠탑 모양이 잡혀가자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몰려 있던 눈의 피로마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조심 조심 에펠탑을 쌓기 시작했다. 그 옛날 에펠탑을 세운 구스타브 에펠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자세히 보면 삐뚤기도 하고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되니까 괜찮다.

 

원남동이 파리로 변하는 기적

 

해질녘, 노을빛 받으며 사진을 찍으니 사진발도 잘 받는다. 꽤 그럴듯해 보인다. 10층 창밖의 광장패션타운이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가 된듯하다. 어디선가 샹송이 들려오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에펠탑 완성에 힘입어 나머지 4개도 곧바로 해보기로 했다. 남은 건 빅벤(★★★), 타지마할(★★★★), 히메지성(★★★★★). 에펠탑만으로도 충분히 지쳐 있었기 때문에 마침 지나가던 미대 출신 디자이너와 미대 출신 뷰티 에디터에게 히메지성을 던졌… 건넸다.

 

 

 

 

역시 미대 출신답게 눈을 반짝 빛내며 미끼를 덥썩 물었다. ‘이게 뭐냐’며 관심을 가지길래 목공풀과 칼을 공유하며 어서 만들어보라고 떠넘겼다. 권유했다. 하지만 그들은 30분 동안 설명서만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어느 순간 미대 출신 디자이너는 홀연히 사라져버렸고, 결국 미대 출신 뷰티 에디터 홀로 히메지성과 씨름을 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그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에디터를 불렀다. 양손에는 히메지성으로 추측되는 망가져버린 종이모형을 들고.

 

“망했어요….또르르….”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가 방향이 잘못됐고, 연결이 안된다고…. 그러니까 여러분은 설명서를 꼭 확인하길 바란다. 두번 세번 꼭꼭. 결국 미대출신 뷰티 에디터에게 별 5개짜리(최고난이도) 타지마할을 쥐어줬다. ㅎㅎ….

 

(좌)빅벤. (우)타지마할

 

작업장이 되어버린 에디터의 책상

 

또 다시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빅벤은 약 2시간 30분, 타지마할은 3시간 30분 정도) 타지마할을 완성한 뷰티 에디터 백장미는 이렇게 소감을 남겼다.

 

“원래 소변을 잘 못참는데 이거 하면서 나도 모르게 소변을 참는 내 집중력을 발견했습니다.”

 

완성샷+TIP!

빅벤과 에펠탑은 아래 구멍이 뚫려 있어

LED조명이나 전구 등을 이용해 무드등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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