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시립대 졸업식에 다녀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고, 서울시립대는 2012년부터 ‘반값등록금’을 시행해왔다.

 

이날은 1학년 때부터 반값등록금을 냈던 12학번들이 졸업하는 날이었다. 축사를 위해 이곳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눈빛이 강당 곳곳에 닿았다.

 

그는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반성문’을 읽었다. 삼포세대로 살게 해서 미안하다고, 청년들이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진짜 반값? 정말 반값!

처음엔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안 된다며 고개를 젓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은 우려 속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마침내 지난달 22일, 1학년 때부터 반값등록금을 냈던 첫 학번인 12학번이 졸업했다. 12학번은 입학하면서, 윗 선배인 11학번 등록금의 딱 절반을 냈다.

 

당시 인문계열 기준으로 1년에 478만원이던 등록금은 239만원으로 줄었다. 매년 900만원~1000만원에 육박하는 다른 사립대학의 등록금과 비교해보면, 1/4까지 줄어든 금액이다.

 

박원순 시장은 졸업식 축사에서 “(서울시가 해마다 지원하는) 180여 억원은 그 숫자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졸업생들의 멋진 성장에 비하면 크지 않은 비용이라 생각한다는 것.

 

서울시립대 원윤희 총장도 이날 “반값등록금 시행 후 시립대 학생들이 타대생에 비해 봉사를 많이 했다는 통계가 있다”며 사회에 보답하려는 졸 업생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등록금 고지서 나왔습니다 ‘100만 2000원’

2015년 서울시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인문계열 기준 200만 4천원. 한 학기에 100만 2천원이라는 뜻.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같은 해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734만원이었다.

 

올해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신소재공학과 김현태씨는 “학업에 있어 등록금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반값등록금 덕분에 돈 버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장과 대학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씨는 경제적 부담이 줄어 재학 기간에 더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고, 2천 시간 넘게 봉사하며 소중한 인연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 답사를 맡은 허경진씨는 정의와 나눔의 정신을 배울 수 있어 4년 동안의 학교생활이 매우 유익하고 보람찼다고 말했다.

 

시장님과의 점심식사, 그리고…

학위수여식이 끝난 뒤 학생회관 식당에서 박원순 시장은 일곱 여 명의 졸업생들과 점심 식사 자리를 가졌다. 식사 중엔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생명공학과를 졸업한 장진우씨는 “봉사가 스펙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쟁적인 봉사에 앞서 나에 대한 탐구가 선행될 수 있도록 관련 학과가 개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높은 기숙사 경쟁률과 꾸준히 오르고 있는 학생식당 물가에 대한 아쉬움도 이야기했다.

 

이를 접한 박원순 시장은 학생들이 안고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장, 시의장과 의논해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식사가 끝나고 커피를 마실 때까지 박 시장은 자신의 학생 시절과 그 시절에 했던 여러 생각들을 학생들과 나눴다. 그 시간이 지나자 식당의 온도는 난방기 없이도 26도를 웃돌고 있었다.

 

Photographer 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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