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지, 취해야 할지 단순하게 살고픈데 그러질 못해요.

옷도 단순하게, 사는 모양새도 단순하게, 인맥도 단순하게. 그런데 정리해야지, 버려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사고 싶은 것,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깁니다. 버려야 비로소 행복해진다는데 저는 뭐든지 계속 끌어안고 사네요. 단순하게 살기를 포기해야 할까요?

 

아침에 해가 뜨면 눈을 뜹니다. 체조를 하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매일 작업을 하는 카페까지 걸어서 갔습니다(때론 자전거를 타기도). 아침 열 시가 되면 어김없이 매일 마시는 커피를 한 잔 시키고, 노트북을 켠 채 서 너 시간 정도 꼬박 글을 썼습니다. 이후에는 점심을 먹고, 달리기를 하고, 내일 쓸 원고를 머릿속으로 미리 생각을 해둡니다.

 

이게 일상의 전부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외의 일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찾아주는 이도 없었습니다. 간혹 누군가 찾더라도 글을 쓴다는 핑계로 만나지 않았습니다.

 

옷은 작업복 삼아 후드티셔츠 한 벌을 매일 입었고, 아침은 대개 주먹밥 따위로 때웠습니다. 운동은 매일 한강에 나가 걷거나 달렸습니다. 말하자면, 변화가 없는 실로 단순한 삶이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삶은 고통이 따릅니다. 고독하고, 지루하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쯤이야’ 하고 감내했습니다. 단순한 삶을 택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가 바랐던 것은 하나 뿐이었습니다. 만족할 만한 글을 써보자. 문단이나, 평단, 독자가 엄지를 치켜세우는 훌륭한 글이 아닌, 스스로 만족할 만한 글을 써보자.

 

스스로 만족하는 삶, 이것을 자족하는 삶이라 합니다. 저는 자족하는 글을 원했고, 당시에 제겐 글이 삶의 전부였기에 자족하는 글은 당연히 자족하는 삶을 의미했습니다.

 

자족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결심한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원래 저는 알코올 중독자처럼 매일 음주를 했습니다. 술을 마시려면 당연히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야 했고, 일상은 여러 약속과 술자리의 오해와 이를 풀기 위한 해결로 번잡해져 있었습니다.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어서, 금주를 결심했습니다. 대신 술을 마시는 시간에, 말씀드렸다시피 매일 달리기를 하고, 다음날 쓸 글을 구상했습니다. 여러모로 불편하고, 고독했습니다.

 

이토록 단순한 삶은 많은 것의 포기를 의미합니다. 삶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것, 본질적인 것만 남겨두고, 그 외의 부수적인 것들은 모두 쳐내야 합니다. 이런 삶을 택한 이유는 추구하는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는 좋은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질문자님께서도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면, 과감하게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불편이 더 이상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 어느새 삶의 지방이 깔끔하게 연소되어 있을 겁니다. 군살이 없는 사람처럼,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일상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추구할 가치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 재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단순한 삶은 물리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여러 단계의 절단(즉, 포기와 버림)이 필요하니까요. 그럼, 파이팅.

 

추신: 아, 저는 이제 단순하게 살지 않습니다. 글을 대충 쓰기로 했거든요(보시는 바와 같이). 딱히 알아주지도 않고, 술도 고프고……. 그래도 일생에서 얼마간 단조롭게 살아볼 가치는 있습니다. 그래야 삶의 적정 리듬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지난 고민 상담>

Q. 과 선배와 CC, 괜찮을까요?

Q. 남친 SNS에 제 사진이 없어요.

 

소설가 최민석씨는?
2010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고 등단.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는 『능력자』『풍의 역사』 『쿨한 여자』『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등이 있다.

 

소설가 최민석씨가 20대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답변 비스름한 것을 드립니다.
인간관계, 진로, 외모, 취향 등등 그 어떤 고민이라도 메일로 보내주셔요.
고민 당첨자(?)에겐 메일로 ‘당신의 고민이 다음 주에 실릴 예정이오’라며 알려드리고, 기사는 익명으로 나갑니다. 
고민 메일은gomin10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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