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두꺼운 게 고민이라는 여자사람친구에게 사이클을 추천한 적이 있다. 돌아온 대답이 충격적이라 지금도 기억한다. “자전거 타고 내 다리에 알통 생기면! 니가 인마 나 데리고 살 것도 아니면서, 어디 건방지게 숙녀 장딴지의 향방을 두둔하고 앉아있어”라는 것이었다. 끝말에 “재수없게스리”는 덤으로.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다.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가 떠오르는 튼실한 경륜 선수들의 허벅지. 좁은 시장통을 자전거로 오가며 쌀을 배달하던 아저씨의 ‘장기에프’스러운 종아리까지. 하여튼 자전거가 다리를 튼실하게 만든 생활 속 사례는 무수히 많은 것 같다.

 

 

그러던 중 이상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프로사이클 선수로 활동 중인 알렉산드라 그레베의 사진이다. 그녀는 심지어 패션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영국에서 김연아와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사이클 선수 빅토리아 펜들턴도 흠 잡을 데 없는 모델 몸매로 유명하다. 과연 자전거를 타면 정말 무다리가 될까? 전직 한국체육대학교 사이클 선수와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물었다.

 

1. 자전거 타면 정말 다리가 두꺼워지나요?

알렉산드라 그레베

 

그렇지 않다. 자전거는 대표적 유산소 운동이다. 최소한 30분씩 꾸준히 자전거를 타면 산소 공급을 통해 지방과 탄수화물을 에너지화해서 소모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끈한 다리 라인을 만들어준다. 또한 대퇴이두근(허벅지 뒤쪽)과 비복근(종아리 뒤쪽)을 자극하여 하체 다이어트에 더욱 효과적이다. 이 부위는 예쁜 다리를 만들어주는 근육이라고 하여 흔히 ‘미각근’이라고 부를 만큼 하체 부위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 언덕이 많은 구간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기어비로 언덕 구간을 자주 주행하면 허벅지 근육량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가벼운 기어비로 주기적으로 꾸준히 자전거를 타야 한다.

 

2. 그럼 어떻게 타야 할까요?

 

1) 안장의 높이는 안장을 자신의 꼬리뼈 2~3cm 위쪽 부근에 위치시킨다.

2) 페달은 발바닥의 중족골(발볼이 가장 넓은 부분)에 위치시킨다(페달링 중 발가락에 힘을 주지 말 것).

3) 페달링 자세는 페달이 바닥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을 때 다리가 약 150~160도 정도로 펴지는 각도가 적절하다.

4) 기어 비율은 무리 없이 페달링할 수 있도록 가볍게 맞춘다. 단, 체인링(휠에 연결된 앞뒤 톱니바퀴)을 가장 큰 것끼리 혹은 가장 작은 것끼리 연결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고장 날 가능성이 크다.

 

 

5) 페달링은 *1분당 80~100회로 한정한다. 이러한 페이스로 꾸준히 자전거를 타면 큰 근육 발달은 최소화하면서 체지방을 꾸준히 태우므로 매끄럽고 탄탄한 다리 라인을 만들 수 있다. 분당 페달링 횟수는 각자 근력 수준에 따라 조금씩 조정할 수 있다.

*페달 한 바퀴 돌렸을 때 1회

 

3. 자전거 다이어트는 요요가 없나요?

모든 운동은 중단하거나 식단 조절에 실패하면 요요가 생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근력운동을 추천한다. 기초대사량을 높여 요요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더욱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 수 있다.

 

1) 꾸준한 근력 운동

가끔 생각날 때 하는 근력 운동은 근육 피로도만 높일 뿐,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근력 운동은 1주일에 격일로 3~4회 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2) 전신 운동

살 빼고 싶은 특정 부위만 근력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근력 운동은 몸 전체를 해야 효과적이다. 신체의 근육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곳만 운동하는 것은 체중 조절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

3) 체중계 보지 않기

근육은 체지방보다 질량이 크므로 근력 운동을 해도 몸무게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몸무게가 늘 수 있다. 불필요한 체지방을 빼고 몸무게가 줄어드는 초기 단계이니 이때 운동을 포기하면 손해다.

 

4. 자전거 선수들은 왜 다리가 굵은가요?

 

고강도의 근력 운동 때문이다. 짧은 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경륜이나 스프린트 등의 경기 방식에는 그에 준하는 강한 힘을 요구한다. 따라서 프로 선수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의 스쿼드(하체 운동)를 반복하고, 200Kg 이상의 무게를 발로 미는 레그 프레쉬(하체 운동) 등을 한다. 무산소 운동에 가까운 특별한 훈련 방식 때문에 하체 근육이 발달한 것일 뿐, 일반인이 사이클 운동을 한다고 해서 경륜 선수처럼 다리 근육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5. 선천적으로 종아리에 알통이 있는 이유는 뭔가요?

잘못된 걷는 습관은 종아리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대게 이러한 경우는 비복근 안쪽에 힘을 주어 걷는 습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높은 굽의 구두를 즐겨 신거나, 보행 자세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에게 진단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선천적으로 하체가 발달한 사람도 있으므로, 그에 맞는 운동법을 통해 균형 있는 몸매를 만들 수 있다.

 

TIP. 자전거를 전혀 탈 줄 모른다면 스피닝

요즘 20~30대에게 인기가 많은 스피닝을 추천한다. 음악에 맞춰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운동으로, 상체 움직임도 확보하여 전신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1시간에 약 600~1,200Kcal를 소모하며, 달리기에 비해 약 2~3배가량 운동 효과가 높다. 또한 과체중으로 인해 걷거나 뛰는 것이 부담될 경우에는 스피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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