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둥지 속 알들도 저마다 시간을 달리해 부화한다. 당연한 사실을 자신에게 적용하긴 어렵다. 대학, 취업, 결혼은 때가 되면 꼭 해야만 할 일. 이렇게 사회가 정한 속도에 따라 달리다 보면 우울과 불안이 따라붙기도 한다.

 

이서현도 임상 심리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었’다. 지금은 병원 밖에서 느리게 살아보고 있다. ‘심리학 썰’ 만화도 그린다. 그는, 놀아도 달려도 불안한 청춘에게 “이런 선택지도 살아볼 만하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임상 심리, 많이 듣긴 했는데 일상에서 접한 적은 없어요.

당연해요. 임상 심리는 병원에 가야 만날 수 있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평가, 치료, 연구를 해요. 누군가를 치료하려면 우선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하고 치료 후엔 효과가 있었는지 연구해야 해요. 임상 심리 전문가는 대학원 졸업, 몇 년의 수련을 거쳐서 시험에 통과한 사람이죠.

 

그 과정이 힘들고 돈도 많이 든다고 들었어요.
그렇죠. 서른까지 경제활동 없이 학비만 2천만 원 정도 들어요. 수련생이 겪는 금전적, 감정적 대우도 불합리한 편이고요. 석사 학력에 130만 원 정도의 월급을 주면서 노동시간은 아주 길어요. 최저 시급도 안 되죠.

 

그렇지만 이미 경쟁도 많이 뚫었고 하신 게 많았어요. 과감히 그만두신 계기가 궁금해요.
심리학에선 과거의 행동을 통해 미래의 행동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끝없는 경쟁에 휘말릴 미래가 뻔하다 싶었어요. 열심히 살면 언젠가 좋은 보상이 기다리겠지라는 생각으로 살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끝나면 더 힘들 거란 마음만 들었어요. 병원을 퇴사하고 1년 정도 지났는데, 정말 좋아요. 이전엔 쉬는 시간이 없는 고등학생 같았거든요.

나는 본인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배우며 자랐다. 때론 힘들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힘든 것을 견디는 것보다 더 힘들다.

 

그 후에 심리학 ‘썰’을 담는 수단으로 만화를 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블로그를 하는 데 없는 짤방을 직접 그리다가 시작했고요.(웃음) 마음을 돌이켜 본다는 생각에서 그렸어요.

 

글로는 구구절절해지는 감정이 그림에선 표정이 돼요. “이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생각하며 그리면 저도 제 감정을 알게 되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1년 전의 분노도 반쯤은 사라졌어요.

 

스무 살 때 제 표정은 어땠을까요? 기분이 널을 뛰었거든요.
「대학내일」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고, 처음 떠오른 대학 생활의 기억이 울면서 집에 왔던 거예요. 고등학생 땐 외롭다 느낄 겨를이 없죠. 그런데 대학에 오니까 내가 왕따도 아닌데, 처음으로, 너무 외로운 거예요.

 

점수, 등수에 필요한 지식보다 더 중요하게 배웠어야 하는 걸 그때야 알았어요. 타인과 관계 맺기 같은 것. 20대엔 정말 심리 상담이 필요해요. 우울증을 포함해 많은 질환의 발병 피크가 20대예요.

 

하지만 대학생이 심리 상담을 이용하기엔 가격대가 높아요.
현재는 가격이 부담돼 선뜻 접근하기 힘든 곳, 가격은 무료지만 가벼운 상담을 받기엔 어려운 곳, 이렇게 나뉘어 있어요. 그래서 대안을 만드는 중이에요.

 

학교 상담센터도 접근성이 좋아요. 그런데 예약이 좀 많아요. 교내 양성평등센터,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에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캐주얼한 건 잘 다루지 않지만요.

삶에서 무엇인가를 바꾼다는 건 엄청난 저항을 수반한다.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 상담을 받는다고 대답하고 싶다.

 

심리상담을 받으면 문제의 정답을 찾을 수 있나요?
문제 상황을 얼마만큼,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어요.

 

예를 들어 과 친구들과 갈등이 있는데, ‘혼자인 것도 편안하게 생각하고 싶어요’랑 ‘친구 사귀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 등 여러 방법이 있죠. 지금의 친구 관계만 해결할지, 모든 대인관계의 패턴을 다 다룰지도 생각해볼 수 있고요.

 

단 하나의 해결책만 있는 건 아니네요. 사람 수만큼 삶의 기준이 다양한 것처럼요.
그걸 빨리 깨달으면 다행인데, 계속 ‘아냐, 기준이 있을 거야’ 하다 보면 그 틀 안에서 살게 되죠. 저도 ‘내가 뭘 좋아하지?’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하지 않았어요. 그걸 하찮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생각은 사치야, 이 시간에 잘하려 노력해야지. 그게 아닌 걸 깨닫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타인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감수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자기 속도든 남의 속도든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주류에 속하는 안정감과 편안함은 무시 못 해요. 또 그게 맞지 않는 데서 오는 고통도 있죠.

 

20대에겐 자기 속도를 아는 실험이 필요해요. 엄청나게 빠르게도 가보고 미치도록 느리게도 가봐야 내 속도를 알게 돼요. 당연히 시행착오도 겪고, 또 내 속도대로 사니까 너무 좋다, 곧바로 이렇지도 않겠지만요.

 

그럼 이번엔 실험 방법도 알려 주세요.
제 경우엔 ‘이번 생엔 못 할 거야’, 그게 기준이 돼요. 전엔 한량처럼 사는 사람들 싫어했거든요. 그 마음엔 사실 부러움이 섞여 있었던 것 같아요. 결코, 저렇게 살 수 없을 거로 생각했던 삶.

 

내가 천천히 가면 남들은 당연히 나를 앞질러 가지만, 이런 선택지도 살아볼 만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생활이 보장되는 선에서.(웃음)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잖아요. 우리가 모두 함께 10년 후를 계획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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