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오십 인생 25년을 엄마 아빠의 딸로, 18년을 학생으로, 그리고 13년을 SM 덕후로 살아왔다. 웬만한 음반, DVD, 응원도구, 굿즈는 다 사봤으니 SM 신사옥에 벽돌 하나쯤은 내가 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그러던 어느 날, 엑소가 두 번째 단독 콘서트 투어를 마칠 즈음, 13년 차 프로덕후도 당황하게 한 신개념 굿즈(?)가 출시되었는데…
이마트에 떡하니 한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와 SM의 콜라보레이션 PB상품, 살다 보니 이런 게 세상에 나왔다. 내 새끼들 얼굴이 박힌 것도 아니고, 고작 이름 두 글자 새긴 먹거리 주제에 덕심을 불러일으킨다. SM 사옥 내 ‘SUM 마켓’에 직접 가서 히잡 두른 해외팬 무리 틈에 끼어 집어왔다.
먼저 봉지 짜장라면인 ‘엑소 볶음 짜장면’을 뜯어 보았다. 새 앨범 사 온 날 ‘누구 포카가 들어있을까?’ 하는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포토카드 그딴 건 없었다.
데뷔 초 찬열의 금발 파마를 닮은 면과 후레이크, 액상 소스의 친숙한 구성이었다. 평범함은 거부한, 온전한 엑소의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탄산수로 끓이면 더 면발이 쫄깃해진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믿고 수호(물)와 세훈(바람)을 쉐킷쉐킷한 엑소 스파클링 데일리 한 병을 들이부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냄비를 올려놓고, 가스레인지에서 찬열(불)을 소환했다. 레드 썬!
결론부터 말하자면 탄산수는 비추한다. 불을 켜기도 전에 기포가 올라와 면 넣는 타이밍을 놓쳤다. (케얼리스 케얼리스) 탄산수든 생수든 아리수든, 역시 면 삶는 킬링 포인트는 바로 ‘시간 조절’이다. 초능력이 시간 조절이었던 모 중국인 멤버의 탈퇴로 면 삶기는 fail…
덕후렌즈 끼고 보면 뭐가 보일…걸?
면도 불고, 국물도 흥건해서 볼품없던 나의 첫 엑소 볶음 짜장면. 미안함에 양배추로 데코를 얹어보니… 짜장면이 엑소빨! EXO 로고 하나에 꽤 그럴듯한 한 그릇이 완성되었다.
살다 보니 엑소가 밥 먹여준다
다행히 ‘엑소 손짜장’은 물 따라내고, 스프만 부으면 끝! 액상 스프를 부으며 나도 모르게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는데, 만약 ‘비밀 같은 그 곳 Black Pearl’이 현실에 있다면 바로 이 짜장스프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퀄리티였다. 진하고 매콤한 짜장에 큼지막한 건더기가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혜자스프와 넓적한 면발이 완벽히 ‘WE ARE ONE’ 되도록 비벼주면 또 아름다운 한 그릇의 엑소가 완성된다.
우선 ‘엑소 볶음 짜장면’은 잘~ 끓여낸 음식 한 그릇답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짜장라면에 약간의 매콤함이 가미되어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먹을 만 하다. 앨범에 비유하자면 내가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전곡 스밍 돌리는 두 번째 정규앨범 ‘EXODUS’과 비슷하달까.
그에 비해 ‘엑소 손짜장’은 짧게 끓여낸 인스턴트 느낌이 강하지만, 넓은 면발에 자극적인 짜장소스가 잘 스며들어 훨씬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느낄 맛이다. 몸에 썩 좋을 것 같진 않지만 계속 overdose 하고픈 맛이 꼭 두 번째 미니앨범 ‘중독(Overdose)’ 같다.
약간의 우려도 있었으나 맛보니 엑소 이름에 득이 되면 됐지 절대 먹칠, 아니 짜장칠 할 제품은 아니었다. 가히 세상에서 ‘준면’ 다음으로 성스러운 면이라고 할 만하다. 역대 굿즈 중 가성비 갑인 먹거리를 내준 SM과 이마트, 그리고 오늘도 나를 살찌게 해준 엑소, 사랑하자!
글·사진┃이리터
학생이라 가능한 교육 할인가와 혜택 놓치지 말자(~3/13)
대학원생 뿌뿌 인터뷰
나태해진 정신과 육체를 바로잡는 필라테스
2025년에는 ‘일 잘하는 선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스마트폰에 매몰된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았다.
광화문 갈 계획 세우는 사람 주목!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흑역사(?)까지 반복하는 1020 세대의 심리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친절하고 정직한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