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난주다. 국내 D 기업이 희망 퇴직을 거부한 A씨에게 보복성 대기 발령을 내렸다.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종일 벽 보고 앉아 있으라고 지시했다. 사람이 미래라서 아끼고 싶은 갸륵한 마음. “그랬구나~ 이제야 알겠다.”

 

얼마 전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B사는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PFC를 사용해 그린피스의 사용 중지 항의를 받았다. 섬유유연제 P사의 80세 회장님은 과거 청부 폭행 및 칼부림, 재떨이 투척과 더불어 하하가 가장 싫어한다는 ‘가족 건들기’까지 시전하며 작금까지 건재한 되먹지 못한 인성을 유감없이 과시한 바 있다.

 

사람 패는 것은 기본이오, 폭언, 욕설과 더불어 환경 오염은 보너스인 우리 시대. ‘착한 의류 기업’이라는 것을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사회 약자와 함께 하는 업사이클링”

래;코드

출신 대한민국, 서울

브랜드 나이 4세

 

재고가 된 브랜드 의류는 짧게는 3년 차가 되면 불태워버린다. 봉지도 안 뜯은 새 제품도 얄짤없다. 브랜드 관리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만약 생산 원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폭탄세일’을 한다면 돌아오는 것은 고작 몇 푼의 잔돈과 브랜드 가치 하락뿐이다. 전문 경영인 생활 그만두고 싶지 않다면 이런 짓은 안 하는게 좋다. 이렇게 빛도 못 보고 소각되는 제품들만 국내 추산 연간 약 40억 원에 이른다.

 

래;코드는 이렇게 의미 없이 버려지는 제품을 재가공하여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이미 만들어진 자사 의류 중 최적의 상품을 골라 새롭게 디자인한다. 바지가 치마가 되고, 치마가 바지가 된다.

 

업사이클링 브랜드임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아방가르드하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상품을 제작하므로 더욱 가치있다. 래;코드는 지적 장애인, 미혼모, 탈북 새터민 등과 상호협력하며 제품을 만든다. 상생을 추구하며 그들의 자립을 돕는 데 일조한다. 기대 이상으로 디자인이 훌륭한 건 덤이다. 최근 ‘친환경대전’과 ‘에코브릿지 페스티벌’ 등에 참가하며 업사이클링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누군가 성 피해자를 손가락질할 때, 여기선 그들을 고용했다

파라모(Páramo)

출신 영국, 워드호스트

브랜드 나이 약 33세(국내 미 론칭)

 

파라모는 재활용 소재 사용,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 탄소 저감 활동, 사회적 약자 지원 사업 등을 하고 있는 영국의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1997년부터 사회적 약자에게 근로 기회와 주거 안정, 재교육, 보육 등 지원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콜롬비아 보고타의 거리를 방황하는 성매매 여성과 약물 중독자 등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독립 자선재단을 설립하였고, 2002년에는 ISO9001 인증을 받으며 높은 품질의 의류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인정받았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이들의 자립을 위해 재투자된다. 주거 안정과 탁아소 시설 운영, 교육 시설 등 어지간한 복지 활동은 죄다 지원 중이다.

 

파라모의 생산라인. 한 눈에 봐도 기계공정보다 수작업이 많을 것 같다.

 

환경 활동도 열심이다. 그린피스가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 총 40개를 모아 *PFC 포함 여부 테스트를 했을 때 파라모 의류에서도 PFC가 검출됐다. 다른 브랜드가 별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파라모의 CEO 닉 브라운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사랑하는 가족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자사 전 제품을 100% PFC-free원단으로 생산하기로 약속했다.

*암을 유발하고,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생식과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끼치는 과불화화합물

 

 

 

착한 척하기보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프라이탁(FREITAG)

출신 스위스 취리히

브랜드 나이 23세

 

프라이탁 형제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다. 스위스 취리히에 사는 이 형제는 비가 올 때 가방 속 물건이 젖지 않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방수 덮개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프라이탁 가방의 주요 원단은 트럭 방수 덮개이며, 자전거 폐 튜브와 폐차에서 수거한 안전벨트로 가방 접합 부분과 어깨 끈을 만든다.

 

대부분 5년 이상 사용한 것들을 재활용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해 약 400톤 가량의 오래된 방수천을 사들이는데, 황당하게도 새 방수천을 주문해서 가공하는 쪽이 훨씬 싸게 먹힌단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러한 경영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같은 브랜드, 제품임에도 디자인이 전부 다른다는 게 프라이탁의 강점.

 

무엇보다 이 브랜드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착한 기업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업사이클링을 해서 우리는 무진장 착하고 좋은 브랜드이고, 심지어 환경도 보호한다”라는 식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어필하지 않는다. 본사 홈페이지에서나마 딱 한 구절 발견했다. “나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환경과 사회를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확신한다” 끝. 프라이탁은 이러한 쿨한 콘셉트와 전략으로 세계 350개 매장에서 연간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졸부 기업이 하나 가격에 두 개 달라고 하청 업체를 갈굴 때하나 가격에 두 개의 신발을 제공하는 곳

탐스(TOMS)

출신지 미국, 캘리포니아

브랜드 나이 10세

 

####사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탐스(TOMS)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살 때마다 탐스 신발이 필요한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원포원(One for one)‘ 캠페인을 기획했다. 탐스 신발의 원형은 아르헨티나 전통 민속화 ‘알파르가타’로, 짚 대신 고무창을 덧대어 탐스 슈즈를 만들었다. 이 기업은 2013년 7월 기준으로 1천만 켤레 이상의 신발을 기부했다.

 

현재는 안경과 선글라스 상품도 판매한다. One for one 정신 그대로, 제품 한 개를 사면 돈이 없어 안과 치료를 못 받는 환자를 돕는다. 교정용 안경, 의학적 처치, 안과 수술의 세 가지 방법으로 2014년 7월까지 13개국 27만 5,000명의 사람이 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 커피 사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커피 하나를 사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누군가에게 물 140리터를 제공한다.

 

1+1의 따뜻함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CEO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탐스의 회사 이름인 ‘TOMS’는 ‘내일을 위한 신발’의 영어 표현인 ‘Shoes for TOMmorrow’에서 따왔다.

참고 기부 컨설팅 사이트 운영자 손드라 시멜페니크는 “기증된 물품은 그 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이로 인해 현지의 산업기반을 무너뜨린다”고 주장해 탐스의 원 포 원(One for One) 마케팅을 비판했다. 분명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말이다.

 

 

헌 옷에도 가치를 담는다

파타고니아(Patagonia)

출신지 미국, 캘리포니아

브랜드 나이 43세

 

역시 최고는 파타고니아다. 이 브랜드는 우리 할아버지보다 더 구두쇠다. 옷을 팔면서 “새 옷을 사지 말고, 고쳐 입어라”라고 말한다. 이들의 착한 활동은 근로자 인권 보호, 근로 환경 개선, 환경 보호, 동물 보호, 공정무역, 이주노동자 보호 등 매우 광범위하다.

 

특히나 환경 보호에 가장 적극적이다. 화학 약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1993년부터 유기농 순면만 사용한다. 인체와 환경에 안전한 재료와 공정만으로 생산했음을 보장하는 ‘블루사인’ 인증도 획득했다. 화학물질을 엄격하게 선별하고 폐수, 배기가스 등의 관리수준을 상향 조정했다.

 

게다가 강제 사육한 동물의 털을 쓰지 않는다! 살아 있는 거위와 오리에서는 다운과 깃털을 채취하지 않고, 강제로 사료를 먹여 키운 거위와 오리들에게서 역시 다운을 채취하지 않는다.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슬로건은 “LIVE SIMPLY: 꼭 필요한 것만, 꼭 필요한 만큼”이다.

 

‘우리 옷, 사서 입지 말고 수선해 입으세요’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창업주 철학처럼 본사 분위기는 구글, 애플보다 더 자유로워 보인다. 직원들의 서핑보드가 사무실에 가지런히 놓여있고, 서핑보드 위에 서서 컴퓨터 작업도 한다. 날이 좋으면 업무 시간이라도 바다로 떠나도 된다.

 

외주 업체의 근로환경도 신경쓴다. 작업자들의 급여를 정당하게 지급하기 위해 그 나라의 최저 임금과 적정 임금 수준을 조사한다. 강제 노동, 아동 노동, 폭력, 초과 근무 보상 등이 명확하게 이루어지도록 작업장 규약도 강화한다. 가장 취약한 노동 계층인 이주노동자의 인신매매를 포함한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이주 노동자 고용 기준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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