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빚쟁이다.

외제차가 하나 생겼다. 대신 한 달에 110만원씩 은행에 대출금을 갚고 있다. 나이 서른에 자동차는‘필요성’이 아닌 ‘당위성’이라 주장하며, 내 인생 최대 지출을 정당화했다.

 

차를 사고 얼마 가지 않아 본원적 질문을 던지게 됐다. “과연 나는 지금 행복한가?” 글쎄,대학생 때 꿈에 그리던 드림카를 손에 넣은 지금, 나는 불행하다. <오빠차>를 부르며 뽐뿌질한 인크레더블을 탓하고 싶진 않다. 다만, “취업했으니 멋지게 차 한 대 뽑으리라”며 푸른 꿈을 꾸는 이 시대 평범한 사회초년생에게 고한다. “너, 지금 차 사면 불행해진다”

 

1. 빚이 늘어난다.

 

차 사기 정말 쉽다. 당장 목돈이 없어도 유예할부, 리스, 장기렌트, 대출 등 차 사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니까. 많은 사회초년생이 “벌어서 갚으면 되지”라는 마인드로 차를 구매하고, 그렇게 ‘카푸어’가 된다. 나 또한 대출을 이용했으며, 한 달에 110만원씩 갚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다 갚고 봄이 올 줄 알았는데, 빙하기가 왔다. 가끔 지출이 많아지는 달엔 콩팥으로 대출금을 대신 갚는 꿈을 꾼다. 그럴 땐 식은땀을 닦고 배를 어루만지며 뇌까린다. “차 사지 말걸”

 

2.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난 자취 11년차 촌놈이고, 원룸에 산다. 거두절미하면, 아파트 안 살면 자동차 오너의 꿈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대부분 원룸촌엔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6.25 동란보다 지독한 주차난이다. 주차 문제 때문에 이웃과 고성으로 다투다 보니, 이제 <She’s Gone>을 한 키 올려서 부를 수 있다.

 

골목주차 해둔 내 차에 해코지 하는 초딩은 없는지 창 밖으로 감시하는 것도 일이다. 너무 예민한 것 같다고? 소중한 첫차에 원인 모를 잔기스가 계속 난다면, 관세음보살이라도 목탁을 내던지며 노할 것이다.

 

3.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카푸어의 패러독스’라 정의하겠다. 차가 있으니 밖으로 싸돌아 다닐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말 것. 차 끌고 나가면 다 돈이다. 어딜 가도 주차비를 내야 한다. 저유가 시대라지만 기름값도 만만찮다. 술이라도 마시는 날에는 대리비도 든다. 앞뒤가 똑 같은 전화번호를 누르며, 다시 배를 어루만진다. “콩팥아, 걱정마. 다시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게” 명심할 것. 차가 있으면 이불 밖은 위험하다.

 

4. 출퇴근시간이 늘어난다.

 

뚜벅이 시절,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모세가 가른 홍해처럼 광활한 은총이었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워낙 잘 돼있어 웬만하면 버스가 차보다 빠르다.

 

어느 날, 차가 꽉 막힌 출근길에 텅텅 빈 옆 차선을 바라봤다. 파란 경계선 안쪽은 MB의 축복을 받은 자들만의 공간이었다. 전용차로를 유유히 지나는 버스 안의 사람들은 왜 그리도 밝아 보이는지.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버스로 출퇴근할 수 있게 된다면, 절대로 노약자석에서 자는 척하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5. 뱃살이 늘어난다.

 

귀납적 추론의 결과, 사회초년생이 차를 사면 급속도로 살이 찐다. 이유는 간단하다. 차 사면 뚜벅이를 안 하니까. 친구 중 가장 빨리 차를 산 놈은 핸들에 배가 닿는다. 녀석이 뱃살로 드리프트를 하는 기인열전을 보고, 나는 강북에서 가장 시설 좋다는 피트니스클럽에 등록했다.

 

그 친구는 차를 산 후, 가까운 거리도 무조건 차로 이동한다. 산책은 드라이브가 됐고, 두 다리는 네 개의 바퀴가 대신했다. 신기하게도 다른 부위는 다 찌는데, 허벅지만 야위더라.

 

6. 허세가 늘어난다.

 

견적 내러 갔더니, 딜러가 ‘사장님’이라 부르더라. 사업체 서너 개 정도 보유한 기분이었다. 김춘수 시인이 맞았다. 그가 나를 사장님이라 불러줬을 때, 나는 그에게서 ‘갑’이 되었다.

 

신차 인수 전까지 갑질은 계속됐다. 이제 막 자동차 오너가 된 이의 허세를 보고 있으면 “뉴욕 헤럴드 트리뷴!”을 외치던 장근석도 알을 감추고 말 거다. 운전하는 사진으로 카톡 프사를 바꾸고, 카페 탁자 위에 차 키를 항상 꺼내 둔다. 그리고 어느새 당신도 모르게 <오빠차>를 흥얼거리고 있을걸?

 

7. 결혼할 시기가 멀어진다.

 

요새 차에서 가장 많이 듣는 노래가 커피소년의 <장가갈 수 있을까>다.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데, 그분과 나는 다른 세계관에 존재하나 보다. 내 빚 청산은 서른세 살에 끝나고, 그때부터 제로베이스로 다시 시작이다. 차가 끝인 줄 알았는데, 아직 집이 남았더라. 내 나이 서른셋에 전세금을 모으기 위한 대 모험이 시작되는 거다. 모험이 끝나갈 때 즈음엔 내 청춘도 함께 저물고 있겠지.

 

그래도! 곧 죽어도 차를 사야겠다면, 이것 좀 보고 가

1. 취등록세와보험비를 합친 차 값은 3년치 연봉의 20%가 적당하다. 예컨대 초봉이 3,500만원이고, 인상폭이 1년에 200만원이라면, (3,500+3,700+3,900)1/5=2,220이 적당한 차 값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아반떼 디젤 중간 옵션을 살 수 있다.

 

2. 차급은 확실히 정해둬라. 자동차를 구매할 때 흔히 이런 테크를 탄다. (1. 아반떼풀옵 사야지. 2. 이 돈이면 쏘나타 깡통 사겠네? 3. 깡통은 안 되겠어. 옵션 좀 넣어야지. 4. 이 돈이면 그랜저 깡통 사겠네?) 이러다 비행기 한 대 사겠다.

 

3. 발품을 팔아라. 차 값이 비싸다 보니 몇 십만 원 차이가 별 게 아닌 듯 착각하게 된다. 같은 차를 사도 딜러 따라, 견적 따라, 금리 따라, 시기 따라 몇 십만 원 차이 나는 건 예사다. 최대한 견적을 많이 넣고. 여러 딜러를 만나 봐라. 차 살 때 내 별명이 혜화동 간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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