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해준’ 음식이 최고인 줄 알았던 시절, 아니, 응당 그렇게 말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던 때 같은 반 녀석 하나가 무심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난 우리 엄마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없던데.” 그러면서 덧붙였다. “특히 떡볶이는 밖에서 사먹는게 백배는 맛있어.”
신성모독보다 더한 엄마 손에 대한 모독…! 너무나도 솔직한 그 애의 말에 나 또한 인정해야 했다. 이것저것 정성스레 넣어 만든 엄마표 우동 육수보다 레토르트 제품 안에 든 국물 소스가 더 감동적이었단 걸.
하지만 그 녀석만큼 쿨하지 못했던 나는 20대 후반이 된 최근까지 그렇게 믿어왔다. 식당 부엌 한구석엔 ‘단 짠’과 감칠맛을 담당하는 마법의 가루가 있을 거라고. 그것은 며느리도 모르는 황금 비율로 만들어졌으며, 요식업자들 사이에서만 비밀리에 공유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쯔유를 만난 후, 예쁘게 키워온 나의 ‘자기합리화’는 무참히 꺾이고 말았다. 물과 섞으니까… 우동 국물 맛이 났다. 그 뿐인가. 비율과 부재료만 달리하면 나베, 냉모밀, 가츠동, 아게다시도후 등등 웬만한 일본 음식의 베이스가 완성된다는 걸 깨달았다.
아, 이렇게 쉽게 완성되는 감칠맛이었다니. 엄마의 부엌 찬장에 쯔유를 넣어주려다 그 녀석을 떠올렸다. 너희 엄마는 잘못이 없어. 그저, 아직 떡볶이 소스란 게 나오지 않은 탓이야.
소스가 다 하는 요리
1.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낭낭하게 붓고 열이 올라오길 기다린다. 돈가스 투하 후, ‘치이이익’ 소리를 내며 노릇노릇 튀겨지는 모습을 감상. 다 튀겼으면 조금이라도 살 덜 찌라고 키친 타올로 기름을 빼준다. 아,올리브유 사용시 센불은 절대 금물. 지옥 불반도에서 온 새까만 돈가스를 만날 수 있음.
2. 냄비에 자작하게 육수(?)를 끓여보자. 물과 쯔유의 비율은2:1,국물을 더 달달하게 만들 양파와 느끼함을 잡아줄 청양고추를 넣는다.
3. 양파와 국물이 혼연일체가 됐을 즈음, 계란이 등판한다. 쉭쉭 푼 계란을 둥그렇게 둘러준다.
4. 썰어놓은 돈가스를 국물 위에 살포시 올린다. 내가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는 비주얼이다…!
5. 30초에서 1분간 냄비 뚜껑을 닫고 돈가스가 국물을 머금을 시간을 준다.
6. 둥글넓적 예쁜 그릇에 밥을 미리 담고, 그 위에 국물과 돈가스를 예쁘게 얹어준다. 사 먹을 줄만 알았지, 만들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던 ‘가츠동’ 완성!
Photographer 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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