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보면 흥분하는가?

두말할 필요 없이 ‘YES’에 체크했다. 불은 무서우면서도 신기한 것이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흔들거리면서 섞이는데, 액체도 기체도 아닌 것이 도대체 어디서 생겨났을까 싶다. 어릴 때 사촌들과 시골에서 했던 불놀이가 떠올랐다. 깡통에 불을 넣어 휘휘 돌리면, 불이 지나간 자리엔 궤적이 남았다. 지금도 나무 장작 태우는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지금 여기는 기업 입사 시험장이다. 정신차려! 한 문제에 시간을 너무 오래 써버렸잖아.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을 만났다. “불 보면 흥분해? 광염 소나타야?” “그런 건 YES에 체크하면 안 돼!” 뭐? 시험장 감독관들은 솔직하게 답하라고 했는데? 며칠 뒤에 나온 결과는 ‘귀하 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어….’

 

설마 불 때문에 떨어졌겠나 싶어도, 나의 문학적 감성(!)이나 추억 따위엔 애초에 누구도 관심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내 마음은 찬바람 부는 시베리아 벌판이 됐다. 솔직하게 말하라더니 답정너 질문이었네. 몽상가, 바보, 부적응자를 거르기 위한.

인성 문제에도 정답이 있을까? 만약에 답이 있다 해도, 취업 준비 기간에 바짝 공부해서 습득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일까?

 

인·적성검사는 인성검사와 적성검사를 합친 말이다. 채용 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이 인·적성검사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한다. 수리나 추리처럼 정답이 있는 문제라면 공부해서 준비하는 게 백 번이고 맞다. 하지만 인성 문제에도 정답이 있을까? 만약에 답이 있다 해도, 취업 준비 기간에 바짝 공부해서 습득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일까?

 

우선은 이 검사에 합격해야 다음 관문에 도전할 수 있으니, 문제집을 사서 공부해야 한다. 게다가 최종 면접에선 사장님까지 출동해 다시 인성을 평가한다. 인성도 스펙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인성이 무슨 뜻인지 사전에서 찾아봤다. “자신 만의 생활 스타일로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독특한 심리 및 행동 양식.” 자신만의, 구분되는, 독특한. 우리는 이런 것을 개성이라고 부른다. 개성은 살아온 환경과 방식에 따라 흐르는 시간과 함께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인성은, 문제집이 아니라 시간과 환경이 자연스럽게 빚어내는 것이다.

 

스티븐 맥나미와 로버트 밀러 주니어가 쓴 책 『능력주의는 허구다』를 보면, ‘열심히 노력해서 능력만 쌓으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가 시민들을 현혹시켰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보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가 똑같은 출발에서 시작할 수는 없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돈이나 부동산만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인맥이나 좋은 교육 같은 ‘무형의 재산’도 물려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성도 능력’이라는 말에 의문을 품게 된다. 오히려 인성은 ‘능력’이기보다는 ‘상속’에 가깝지 않을까?

 

자신 만의 생활 스타일로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독특한 심리 및 행동 양식.

 

비록 미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미국 쇼핑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이 굉장히 불친절하더라’,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것도 꽤 좋은 장면 아닐까? 친절하지 않아도, 감정노동 하지 않아도, 용 문신을해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임금을 받으며 먹고 살 수 있다는 뜻이니까.

 

표준화된 한 가지의 인간 유형을 기준으로 삼고,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니. 나는 이것을 마음의 성형수술이라 생각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수술이라면 오케이. 그러나 등 떠밀려 하는 수술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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