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소스,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주 싫어한다. 재밌는 점은, 좋아하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싫어하는 이유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느끼하니까.” 게다가 그 느끼함은 어떤 재료와 만나도 좀처럼 옅어지질 않는다.
사람도 그런 경우가 있다. 어떤 면면이 너무 강해서 그 사람을 보면 그것밖에 안 보이는. 내겐 ‘다정도 병’인 친구가 있는데, 마음이 심하게 물러 구 남친을 끊어내지 못하고 아직도 진상을 받아주고 있다. 헤어진 지 1년이 넘었는데!
그뿐인가. 마음 쓸 필요 없는 이들에게도 진심을 다해 상처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매번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위로, 조언 등등 다 해봤지만 변할 리가 있나. 정말 나랑은 안 맞다…,
고개를 절레절레하다 생각해보았다. 난 그 친구를 왜 좋아하는지. 생뚱맞게 날아오는 오그라드는 문자, 컵이 채 비기 전에 물을 따라주는 손길, 신랄한 구박에도 푼수같이 내보이는 웃음 같은 것이 떠올랐다. 다정함은 그 애의 가장 큰 구멍인 동시에 그 애를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크림 소스도 마찬가지일 테다. 느끼하지만, 느끼해서 맛있다. 배 속을 진한 부드러움으로 채우고 싶은 날, 그 대체 불가능한 느끼함을 찾아 나서게 만드는 것이다.
원래 호불호 심한 것이 (사람이든 음식이든) 중독성도 최고인 법. 말 나온 김에 오늘 저녁은 까르보나라 한 젓가락 때려야겠다.
1. 원래 크로크무슈에는 프랑스식 크림 소스 ‘베샤멜소스’가 들어가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난 그딴거 없으니, 저번에 까르보나라 해 먹고 남은 크림 파스타 소스를 써야겠다. 식빵 한쪽 면에 크림 소스를 쳐발쳐발.
2. 그 위에 슬라이스 햄 한 장, 체더치즈 한 장을 살포시 올린다.
3. 식빵 한 장으로 덮어주면 끝… 은 무슨, 갈 길이 멀다. 모차렐라 치즈를 아낌없이 솔솔 뿌린 후, 체더 치즈를 조각내 얹어준다.
4. 오븐이 없지만 오븐 느낌을 내기 위해서 다음 공정이 매우 중요하다.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간 돌려 치즈를 흐물흐물 녹여준다. 크림 향이 진해진다. 빵도 덩달아 축축해진다.
5. 망한 것 같겠지만 아니다.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빵을 올리고 뚜껑을 닫는다. 은은한 약불을 5분 정도 가하면 거짓말처럼 빵이 바삭해진다!
6. 치즈가 쫙쫙 늘어나는 크로크무슈가 완성됐다. 이제 4300원 내고 사 먹을 필요 없어요.
Photographer 배승빈
20만원 공연 관람비를 지원해 드립니다
메인 스폰서로 등장한 본디(Bon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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