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너무 안 알려지고 있다. 이유는 알뜰폰 회사들이 특별히 마케팅을 하지 않기 때문.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알기도 어렵다. 그래서 직접 해봤다. 알뜰폰이 뭔지는 여기에서 확인하자. 짧게 말하면 요금은 매월 2만 원 싼데 가입이 귀찮은 것.
알뜰폰이 등장한 지는 몇 년이 지났고 예전에도 임시폰으로 개통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개통 과정은 이랬다.
1. 쓰고 싶은 요금제를 갖고 있는 통신사를 일단 찾고,
2. 해당 통신사에서 인터넷 가입을 한 뒤 신청서를 다운받아서,
3. 프린트 후 손으로 다시 적어 신분증과 함께 팩스로 보낸다. 스캐너가 있다면 팩스가 아닌 이메일로 보내도 된다.
그런데 팩스라니! 스캐너라니! 이거 상당히 귀찮다. 대학생이면 팩스 보내기도 어려울뿐더러 스캐너는 학교 PC에서 다루기 가장 어려운 예민한 기계 아닌가. 학교 앞 복사실에서 스캔하기엔 개인 정보가 너무 많이 담겨있기도 하다.
물론 내 개인정보는 아시아용이다. 그러나 전 세계 공용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개인정보 처리 과정에서 미숙할 수 있는 장소의 수가 너무 많은 게 겁난다. 컴퓨터실 혹은 복사실, 메일 서비스 업체(네이버, 구글, 다음 등), 보내는 PC, 받는 사람, 받는 사람의 PC 등 위협 요소가 지나치게 많은 게 신경 쓰였다.
다행히 2016년부터는 알뜰폰을 우체국에서 개통하게 됐다. 우체국은 일종의 금융사다. 기본적인 보안 시스템은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에디터는 일하는 곳 근처의 아무 우체국을 찾았다.
“여기서 안 되는데요.”
직원분의 말로는, 그게 되는 우체국이 따로 있다는 것. 우체국 사이트에 안 써있던데? 우체국 사이트에는 분명 ‘알뜰폰 판매’ 우체국만 적혀 있다. 그러니까 10만 원짜리 스마트폰 파는 우체국 말이다. 그런데 사실 그 우체국이 ‘번호이동으로 요금제만 신청하려는’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우체국이었다. 여기서 찾아보자.
장점은 이것이 ‘우체국’이므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능하다는 것.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알뜰폰 개통 우체국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금천우체국으로 향했다.
금천우체국이 어디냐면, 서울에서 이케아나 코스트코 광명점을 갈 때 지나가 봤을 지역이다. 근처에 왠지 코스트코보다 후져 보이는 빅마켓도 있다. 16차선쯤 돼 보이는 엄청나게 넓은 도로를 끼고 있지만 왠지 초행길엔 삭막하고 무섭다.
금천우체국도 딱 그렇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서늘하고 어둡다. 합법적으로 폰을 개통하러 갔는데 홍콩 구룡반도의 한 건물에서 은밀하게 가짜 여권을 구매하는 밀수자가 된 기분이다. 도박으로 모든 걸 잃고 빚을 갚지 못한 상태로 몇 년 도피했더니 가족까지 해코지를 당해, 삶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복수를 단행하기 위해 일련번호가 삭제된 권총을 구입하는 심정이었다. 입이 말라왔다.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려 물어보니 사실 알뜰폰 대기열은 따로 있었다. 은행의 가장 구석이다. 입술이 찢어질 만큼 긴장하며 어두운 구석으로 들어가자 담당하는 직원이 무뚝뚝하게 브로슈어를 건넨다. 암거래를 시작할 시간이다. 물론 금천우체국에는 청원경찰도 있고 정수기도 있고 직원들은 친절하다.
이후의 과정은 핸드폰 대리점에서 핸드폰을 개통하는 것과 동일하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면 끝이다. 총은 못 사 왔지만 핸드폰은 쉽게 개통했다.
그런데 바로 폰이 개통되지 않았다. 여기서 특이한 점이 핸드폰에 꽂을 유심을 택배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총 이틀이 소요됐다. 이때가 3월 말인데 원래 통신사에 4월 요금을 일부라도 내고 싶지 않아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월말 직전 유심을 받았고, 꽂았다 켰다. 속도나 뭐나 아주 만족스러웠다.
대기시간은 20~30분으로 아주 짧지는 않았는데, 이 과정을 미리 단축하고 싶다면 우체국 사이트에서 O2O 신청을 미리 하고 가면 된다. 서류를 미리 작성해놓고 가는 것. 우체국에선 간단한 접수번호와 본인확인 절차만을 거친다. O2O 신청으로만 가능한 요금제도 있으니 사전에 꼭 확인하자.
1. 만약 우체국에서 알뜰 핸드폰을 구매한다면
알뜰폰 요금제와 동시에 알뜰폰을 구매한다면 아까 그 암거래상(X) 우체국 직원분께 핸드폰을 사면 된다. 이 경우에도 유심은 택배로 따로 받아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다. 어쨌든 일주일 안에는 개통된다.
2. 만약 폰을 신품을 사고 알뜰폰을 구매한다면
단통법 시행 이후 유일하게 좋은 점이라면 자급제폰(언락폰) 전용 요금할인이 생겼다는 것. 그러나 자급제폰 자체가 비싸서 애매한 경향이 있는데 알뜰폰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주로 많이 사용하는 무제한 요금제가 알뜰폰에서는 3만 9,900원(EG 데이터선택 10G 399, KT 의 599 요금제에 해당)이므로 일단 2만 원이 빠진다. 그런데 저 요금제는 부가세를 뺀 가격이다. 10%를 더하자.
599 요금제는 총 5990원, 399요금제는 3990원이 더해지니 2만 2천 원씩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이정도면 계산을 해보지 않아도 2년동안 핸드폰을 쓸 때 알뜰폰이 훨씬 저렴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폰은 따로 자급제 폰을 구입하고, 가입 혹은 번호이동만 우체국에서 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 게다가 이지모바일의 399요금제는 ‘무약정’이다.
예전에는 데이터 6GB를 썼었다. 사실 6GB면 충분하다. 특별히 부족할 일은 없었다. 다만 마음 속에서 항상 어려움이 존재했다. 앱을 업데이트하고 싶어도 못하고,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어도 조심스러웠다. 테더링을 사용할 때면 떨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런 거 없다. 데이터를 촤촤!하고 쓴다. 노트북으로 영화를 마구 다운로드 받는다! 씐난다! 버스를 타면 꼭 넷플릭스로 미드를 본다. 음악 스트리밍은 이제 원음(FLAC)으로 듣는다. 음악으로만 한 달에 5GB를 쓴다.
이지모바일의 요금제는 기본 제공 데이터가 10GB인데, 막 써 재끼면 이건 일주일 만에 다 쓴다. 그러나 큰 염려는 없다. 매일 2GB를 추가 제공하고, 2GB를 다 써도 데이터가 끊기는 게 아니라 속도만 줄어들 뿐이다. 줄어든 속도도 3MB로 넷플릭스 보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정도. 스마트폰을 쓰는 게 좋으면서도 고통스럽기도 했는데, 그 병이 다 나은 기분이다. 와이파이? 집이 아니라면 거의 쓰지 않는다. 도전하라. 당신의 데이터병을 낫게하라. 우체국만 가면 된다!
주의사항 약정이 끝나지 않았다면 일단 약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
단통법 문제로 위약금은 납부방식이 달라졌다. 중간에 해지하면, 특히 1년 안에 해지하면 거의 다 토해내고, 1년이 지나도 절반을 토하게 바뀌었다. 즉, 여러분이 아닌 친기업적으로 바뀌었다. 약정을 한 친구들이 있다면 일단 약정이 끝날 때까지만 기다리자. 애초에 알뜰폰 약정도 가능하다.
알뜰폰 통신사는 다음 사이트를 참고하면 쉽게 고를 수 있다.
우체국 알뜰폰 판매 안내: http://www.epost.go.kr/comm/alddl/alddl02k001.jsp
알뜰폰 허브: https://www.mvnohub.kr/user/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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