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다. 사랑을 독차지할 수 없는 이유는 오빠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나는 오빠에게 사랑을 빼앗기지 않게 언제나 열심이었다. 내 앞에서는 오빠와 부모님이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하고, 엄마 손과 아빠 손은 ‘내것’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생겼을 때도 그랬다. 친구가 나를 가장 우선시해야 했다. 안 그러면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내가 어떤 일에 마음이 쏠리면, 잊지 못하고 매달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내게 집착이 심한 아이라고 말했다.

 

집착의 원래 뜻은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라는 뜻이다. 내가 볼 땐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하나의 단어다.

 

그런데 사람들은 ‘집착’에서 ‘스토커’를 떠올린다. 이건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사랑과 전쟁’의 탓이 큰 것 같다. ‘집착’이 나쁜 말로 쓰이곤 하니까, 나도 언젠가부터 집착을 숨기고, 쿨한 척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나름대로 인생의 비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됐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시작할 때, 섣불리 마음을 내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이 나를 더 좋아하는 때가 온다.

 

좋아하고, 좋아하고, 좋아하게 되면 그때서야 내 안의 집착이 고개를 든다. ‘이젠 나도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다!’ 그 때부터 집착기(!)가 시작된다. 내가 상대에게 어마어마한 사랑을 쏟을 때, 그리고 상대방이 그것을 깨달을 때가 제일 무서운 순간이다.

 

결핍은 결핍을 잘 알아보기에, 종종 나처럼 집착이 심한 사람이 눈에 띈다. 그런 사람에겐 마음속으로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영화 <나를 찾아줘> 속 여주인공이 그랬다. 다른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질린다.’ ‘저게 사랑이냐?’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집착 강한 여주인공이 남편을 정말 사랑했기에 저런 일을 벌였다고 생각했다.

 

집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애착이 강한 만큼 정도 많다. 한번 ‘내 사람’이라고 믿기 시작하면 끝까지 그 사람 편이다. 내 사람들의 세세한 기념일부터 커다란 일까지 하나하나 달력에 적어두고 챙기려고 한다.

 

나는 사람뿐 아니라 다른 것에도 집착하는데, 책과 영화에 집착하다가 나도 모르게 엄청 많이 읽고 보게 됐다.

 

앞으로도 집착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 때론 주변의 시선들 때문에 쿨한 척하며 세상에서 가장 관대한 척할 때도 있겠지만, 집착은 어떤 의미에서 가장 인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집착하는 걸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분명히 덜 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다. 그렇지만 좀 더 인간다운 삶이기에, 나는 이것을 포기할 수 없다.

 

Freelancer_김주리

Illustrator_전하은


김주리는?

2016년 여름은 사람보다 세상에 더 집착해 볼 생각입니다.
chhie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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