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벚꽃 엔딩인데 여기는 전시 상황이지 말입니다. C를 주려는 교수님과의 사투! 이기려면 에너지 비축부터 합시다.
당신의 성적표를 지켜줄 레알 전투식량 8선. 어서 확보해야 하지 말입니다.
만드는 법 수프와 건더기가 한 봉지에 쏙. 봉지를 뜯어 내용물을 면 위에 뿌리고 뜨거운 물을 표시된 선까지 따릅니다.
시간 뜨거운 물을 부은 후 5분만 기다리면 됩니다.
맛 국물이 얼큰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아 속이 편안하지 말입니다. 사제 컵라면에선 찾을 수 없었던 ‘건강함’마저 느껴집니다.
너무 배부르지도 허전하지도 않은 귀신같은 양 조절로 계속 앉아 있는 시험 기간에 딱입니다. 면이 국물을 너무 빠르게 흡수해 마지막에 거하게 들이켤 국물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
가성비 1200원. 왕뚜껑 먹느니 맛있고 속도 편한 쌀국수 먹겠습니다. ★★★★
특장점 컵라면 먹고 다시 도서관 들어가면 친구들이 라면 냄새 난다고 핀잔 주지 않습니까? 이거 먹고 들어가 보십시오. 뭘 먹고 들어 왔는지 모릅니다. 비밀스럽게 임무를 완수했지 말입니다.
만드는 법 포장지 뜯고 물 넣고 건조밥, 수프 넣어 잘 섞어준 다음 발열끈만 잡아당기면 끝입니다. 하지만 모든 게 귀찮은 시험 기간엔 이마저도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시간 완성된 음식이 입안까지 도착하는 데 대략 18분.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3분 만에 카레가 완성되는 세상에 18분이면 그리 짧은 것도 아닙니다.
맛 실제로 해 먹는 카레보단 가볍지만 꽤 진한 카레 향이 좋았지 말입니다. 하지만 식감은 별로입니다. 시리얼같이 바스락 거리는 건 조밥은 조리 후에도 건조합니다. 탱글탱글한 쌀은 기대 마시지 말입니다. ★★
가성비 5000원. 5000원에 시켜 먹을 수 있는 밥집도 많은데 굳이 이걸 해 먹을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조난 시뮬레이션을 하고 싶다면 강추합니다. ★★
만드는 법 이미 완성형입니다. 그냥 껍질을 벗기고 우걱우걱 씹어 먹으면 되지 말입니다.
시간 껍질 벗기기 2초?
맛 사회에서 사먹는 ‘천X장사 소시지’엔 인공적인 탱글탱글함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빅팜 불닭맛엔 수제 햄에서 느껴질 법한 투박하고, 이제 막 만든 고기의 식감이 남아 있습니다.
그나저나 먹을 때도, 먹은 후에도 매콤한 여운이 장난 아닙니다. 국군 장병 여러분은 칼바람 맞으며 새벽 보초 설 때 이 소시지를 먹으며 잠을 물리치는 게 분명합니다. 이제 도서관 매점에도 빅팜 불닭을 들여와야 할 때입니다. ★★★★
가성비 990원. 사회에 나와보십시오. 1500원씩 하지 말입니다. ★★★★
만드는 법 포장지를 뜯어 꺼내 먹으면 끝입니다.
시간 포장지를 뜯어 입에 넣기까지 5초 미만. 이게 진짜 시간 절약의 최고봉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먹을 때 흘리지 않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떨어진 가루를 치우느라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도 있지 말입니다.
맛 누가 봐도 전투식량다운 외관에 고무 씹는 맛일까 했습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지 말입니다. 의외로 부드러운 게 딱 마가렛트 맛이었습니다. 커피에 찍어 먹으니 훨씬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
가성비 2000원. 이 조그만 게 무려 446칼로리나 하지 말입니다. 1000원이 넘는 에너지바의 2배가 넘는 열량에 가격 차이는 그보다 적으니, 가성비로 따지면 나쁘지 않습니다. ★★★
특장점 밖에서 꺼내 먹으면 전투력 상승에 경쟁자들 기죽이기에 딱 좋지 말입니다.
만드는 법 캔 따개로 뚜껑을 살짝 연 후 가스렌지에 가열합니다.
시간 불에 올려놓은지 3분이 지났을 뿐인데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지 말입니다.
맛 담백한 통조림 햄에 토마토 소스를 절인 맛입니다. 햄 옆에 장인이 만든 듯한 소시지도 함께 들어있는데, 왜 맛은 똑같은지 알 수가 없지 말입니다. 그나저나 프랑스 군인들은 이걸 그냥 먹는단 말입니까? 아무리 봐도 밥 반찬인데. ★★
가성비 6900원. ‘런천X트’에 토마토 소스를 묻히면 80%는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입이 텁텁해서 아메리카노가 당기고, 아이스크림이 생각나 도통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지 말입니다. ☆
만드는 법 물을 부은 후, 수프와 참기름을 넣고 비벼줍니다. 된장국 분말도 함께 들어 있으니 놓치면 아깝지 말입니다.
시간 물 붓기 1분, 기다리기 10분, 수프 넣고 비비기 30초. 총 11분 30초.
맛 버석거리는 쌀알과 채소. 보는 것만으로도 식도가 퍽퍽해집니다. 맹렬한 속도로 물을 빨아들여 10분 후엔 밥과 김치 모두 꽤 촉촉해 지지만, 그럼 뭐합니까. 공산품 스멜 물씬 나는 MSG로 간을 맞추기엔 무리가 있지 말입니다. 그나마 동봉된 참기름을 아낌없이 부으면 고소한 향기에 취해 세 입 정도 맛나게 먹을 수 있습니다. ★★☆
가성비 3800원. 3000원대지만 4000원에 가까운 아주 전략적인 가격입니다. 학식 먹으러 가는 수고를 줄여준다는 점과 넉넉한 양임을 감안하면 가성비 괜찮습니다. ★★★
주의 사항 된장국 용기가 너무 연약합니다. 교수님께 편지를 써야 하는 소중한 손가락이 데일 수 있으니 주의가 요망됩니다.
만드는 법 7개의 아이비를 열을 맞춰 정렬시킨 후, 캔을 뜯고 마요네즈와 잘 섞여 있는 참치를 스푼으로 퍼서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시간 1분 47초. 평소 카나페를 만들어 먹을 때와는 다르게, 시험 기간은 매우 급박한 상황입니다. 숟가락, 참치 캔, 아이비 1봉. 단 1초도 낭비되지 않는 구성이었지 말입니다.
맛 다 아는 그 맛. 어릴 때 어머니가 싸주신 참치 샌드위치가 떠올라서 잠시 울었습니다. 다만 참치와 마요네즈를 동시에 넣고 갈아버렸는지 참치를 씹는 맛은 하나도 느낄 수 없습니다. ★★★☆
가성비 2700원. 1가정 1참치 캔 1마요네즈. 사실 이건 상비용이기에 가성비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열량에 비해 배는 하나도 안 찹니다. ★★☆
특장점 밤샘 팀플 시 가져가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드는 법 종이로 된 봉투를 찢고, 컵에 분말을 투하하고, 끓인 물을 넣으면 되지 말입니다.
시간 총 2분 9초.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는 데에 1분 17초라는 소중한 시간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찬물에 수프를 타 먹을 순 없으니 이 정도는 인내해야 할 것입니다.
맛 역시 미식의 나라 프랑스답습니다. 치킨 커리란 이름에 걸맞게 강황 향이 치고 나옵니다. 크림 수프처럼 푹 퍼지기보다는 입안에서 입자가 큰 분말들이 춤을 춥니다. ★★★
가성비 1200원. 사제 수프처럼 지난한 팔 운동과 기다림이 필요 없어 좋습니다. 다만, 모교의 학생식당 아침밥 가격대는 1500원 선에 형성돼 있습니다. ★★
특장점 1교시 시험 때 먹기 좋습니다. 적당한 든든함으로 머리가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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