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 제 남자친구 군대 갔어요. 힝.”

 

오랜만에 후배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남친이 군대에 갔다고 훌쩍인다. 아 그래서 애인이 있으시겠다. 맨날 학교에서 붙어 다니던 커플이었는데 칠월칠석 견우와 직녀처럼 쭉 찢어져 버렸다고. 아직 해보지 못 한 일들이 너무 많은데 얼굴도 못 보고 톡도 못 하고 너무 보고 싶고, 외롭고…. 한풀이는 끝이 없다. 그래, 울지 말고 말해봐.

 

고무신이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들어봤다. 이거 이거 보통 힘든 게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1. 연애를 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외롭다

 

남친이 군대에 갔다. 만나는 방법은 오로지 면회 아니면 휴가뿐. 자대를 어디로 배치 받느냐에 따라서 만남의 횟수나 빈도만 조금씩 달라진다.

 

편도 2시간 이상 걸리는 부대일 경우, 면회 가기도 쉽지 않아서 보통 휴가 때나 볼 수 있다. 남친이 울산에 있는 부대로 간 K양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나마 휴가때도 만나기 어려웠다고. 남친이 의경이라서, 시위 등 긴급 상황에 따라 휴가 날짜 변경이 잦았단다. 그래서 날짜에 맞춰 예약해둔 커플 여행, 뮤지컬 표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자대가 집에서 가까운 경우, 훈련병 때의 애틋함도 잠시. 일주일에 1~2번씩 봐서 군대 간 것 같지도 않다더라. 주말은 면회를 위해 시간을 비워 놓다 보니 남친이 군대에 간 후에도 친구 만날 시간은 없었다고.

 

하지만 어느 고무신이나 연애하는 듯 안 하는 듯한 외로움은 같다. 남들 다 하는 벚꽃 놀이나 데이트도 제대로 못 하고, 오랬동안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다가 떨어져 지내게 되니 넘나 외로운 것. 가끔은 친구들이 진짜 남친이 있긴 한 거냐며 놀리기도 한다.

 

Tip. 장거리의 경우, 휴가 때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 익숙한 지역은 아니지만, 더 많은 시간 같이 있을 수 있고 여행 온 느낌도 낼 수 있다.

 


2. 남친 훈련병 때, 평생 쓸 편지 다 쓴 듯

 

고무신이라면 기본이라는 편지쓰기. 훈련병 때는 뭐 1일 1 편지 정도는 껌. 전화통화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기댈 곳이라곤 편지밖에 없다. H양은 군대에서 남친이 기죽어 있을까 봐 미친 듯이 편지 쓴 결과, 훈련소 편지왕(?)으로 등극했다. 특히, 자기 사진이랑 여자 아이돌 사진을 인쇄해서 보내 줬을 땐 부대의 영웅이 되었다고.

 

하지만 자대배치 이후엔 통화가 가능하므로 편지 양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매일 전화를 하다 보니 더는 쓸 말이 없단다. 그러니 남친들아 너무 섭섭하게는 생각 말자!

 

Tip. 요새는 인터넷 편지로 쉽게 보낼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 손편지가 제일! 감동을 주고 싶다면 자대배치 이후에도 가끔씩은 편지를 쓰자. 기대도 않다가 편지가 오면 그렇게 감격스럽다고. 

 


3. 전화 항시 대기 중!

 

멀리 있으면 멀리 있을수록 좀 더 가까이 상대를 느낄 수 있는 건 오로지 전화뿐.

 

고무신은 언제나 전화를 받기 위해 24시간 대기 중이다. 강의 중이라도 알바 중이라도 술자리라도! 전화는 반드시 사수하지 말입니다. K양은 남친 전화를 놓친 게 미안해서 그 자리에서 펑펑 운 적도 있다고. 외로움을 달래려 뮤지컬을 보고 나왔는데,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나?  그거 전화 한통 안 하면 큰일나는 것도 아닌데, 당시엔 그렇게 서러웠단다.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매일 전화를 하니 통화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군인 남친의 전화카드 잔액은 이미 0원. 하지만 목소리는 포기할 수 없기에  그들이 택한 방법은 바로 수신자 부담 전화. 그 결과, 여친이 7만 원 넘는 전화요금 폭탄을 맞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했다.

 

Tip. 미리미리 전화카드 한도, 통화 요금을 확인하자. 그리고 전화 하는 시간은 (상호 합의 하에) 정해놓을 것. 언제 올지 모르는 전화를 기다리는 것도 놓치는 것도 맴찢이니까.

 


4. 내가 벌써 며느리였던가?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만나게 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보통 입대 날에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처음 뵙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이 모든 걸 이미 알고 자리를 피한 고무신도 있겠지만. 처음 뵙는 것도 어색하고 불편한데, 남친을 보내고 부모님과 나만 남은 상황은 다시 생각해도 너무도 아찔. 그 이후에 큰일 외에는 딱히 연락은 안 해서 다행이지만, 가끔 ‘니 여친은 잘 있냐”’고 물어보신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왠지 뜨끔하다.

 

반면, 예비 며느리가 되어 버리는 고무신도 있다. 첫 만남 이후로 군대 간 자식을 대신해 부쩍 날 의지하시던 남친의 부모님. H양은 남친 대신 부모님이랑 차 마시고 영화를 보며 자기 부모님에게도 못한 효도를 했단다. K양은 뜻밖에 부모님과 너무 친해져서 나중에 이별할 때 부모님과의 이별이 더 힘들었다고.

 

Tip. 만나는 것 자체에 큰 부담을 가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앞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적당한 거리는 유지하자.

 


5. 선물 스킬 업

 

군인 남친을 위한 방한용품, 기념일 등의 선물은 고무신의 필수 코스. 하지만, 선물 방법은 고무신마다 가지각색이다. 인터넷에 ‘군인 남친 선물’을 검색하면 다양한 방법이 쏟아지니 참고.

 

후일담으로 들으니, 보냈던 선물 중 제일 반응이 좋았던 건 같은 부대에 있는 솔로 부대원의 몫까지 초콜릿을  챙겨 보냈을 때! 센스 있는 여친으로 부대 내 칭송이 자자했다고.

 

반면, 남친 자대가 집에서 30분 거리여서 일주일에 1~2번씩 도시락을 싸갔다는 그녀 J양. 기념일 동영상부터, 유행이라던 상자 모양 편지까지 안 해본 것이 없다고. 지금은 헤어졌고 남은 건 훌륭한 요리 실력뿐. 그래도 요리실력이라도 늘어 자취하는데 요긴하다고 좋아하더라.

 

Tip. 선물이라고 모두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핸드폰 등의 전자기기, 폼클렌징, 위장크림 같은 생활물품 등 반입 불가능한 물품이 있다고 하니, 꼭 먼저 확인 해볼 것!

 


6. 이별은 일말상초? 아니 상말병초?

 

결국, 오고야 마는 이별. 매번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 군화를 거꾸로 신었다, 싸우지만 누가 먼저 거꾸로 신든 결국 그냥 이별은 이별.

 

보통 고무신과 군화의 이별은 일말상초. 일말상초란, 일병 말 상병 초를 뜻하는 말로 이 시기에 이별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외롭고 지치고, 배려심도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에 싸움이 벌어져 헤어지기 십상.

 

하지만, 요즘은 일말상초가 아니라 상말병초가 추세라고! 상병 말 병장 초가 되면 휴가 때 여친을 버리고 친구를 만나거나 여친을 만나도 시큰둥한 반응 보이는 경우도 많다.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날 버리고 친구를 만나러 가다니. 배신감에 헤어진 커플도 적지 않았다. 물론, 모든 군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니 오해는 금물!

 

Tip. 그렇다고 일말상초, 상말병초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오히려 적응하고 나니 여유가 생겨 사이가 더 좋았다는 커플도 적지 않았다.

 


7. 꽃신을 신었다면, 다시 시작이지.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꽃신을 신은 당신. 수고했어, 정말. 하지만, 진짜는 이제 시작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꽃신을 신은 우리 고무신들. 하지만, 그게 부담으로 느껴지는 남친들도 있다.오래 기다려줘 고맙지만, 그만큼 더 잘 해줄 수 있을까 고민되기도 하고 둘 다 오랜 연애로 서로가 지겨워서 헤어지기도 한다. 신입생과 바람나서 헤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

 

반면, 꽃신을 신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함께 하는 커플도 있다. 꽃신 Y양은 오래가는 비결로 무엇보다 자신의 생활에 충실할 것을 추천했다. “외로움을 잊으려 공모전, 대외활동, 공부에 매진했어. 아마 이별을 했다고 해도 나한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아깝지 않았을 것 같아”. 매우 교과서적이지만 서로에 대한 변치 않은 배려심과 믿음 또한 필수로 꼽았다.

 


P.S

 

누군가의 한결같은 모습이 지겹게 다가올 수도 믿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결국, 헤어지는 이유도 계속 만남을 이어가는 이유도 하나. 당신의 한결같은 모습이 지겨워져서 헤어지자고 하는 연인은 그저 거기까지의 연일 뿐. 너무 상처받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줄 사람을 만나길.

힘내요, 고무신, 군화!!

 


illustrator liz

director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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