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히 1년간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웠다. 후폭풍을 겸허히 그리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리라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했다. 직장인일 때와는 또 다른 이유들로 마음이 지쳐갈 때쯤 젊을 때 놀자는 나만의 결심을 잊지 않기 위해 따뜻한 남쪽 나라, 괌으로 떠났다.

 

0. 두 번째 괌

 

사실 괌은 두 번째였다. 작년 4월, 회사 워크숍으로 괌에 처음 발을 디뎠다. 그때만 해도 흔히 ‘4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미국’과 ‘섬 전체가 면세지역인 쇼핑 천국’ 등의 수식어가 붙는 괌은 나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평소 한 곳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이곳 저곳 쏘다니는 여행 스타일을 가진 까닭이었다.

 

그런데도 괌을 다시 찾은 것은 모두 그 놈의 돈 때문이었다. 일단 매우 저렴한 비행기 표를 찾았고(10만원 대!), 우연히 공짜로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생각해보니 낯설고도 익숙한 그곳에서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휴양은 물론 다양한 도전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여유 있게 ‘Try Everything(feat.주토피아)’이었다.

 

1. 바다와 친해지기-I

 

괌에서의 첫 번째 도전은 해양스포츠 즐기기. 모래 위에 가만히 앉아 무한할 것만 같은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좋아해도 물 속에서 노는 것은 딱 질색이다. 바다에서 하는 물놀이에 트라우마가 있고(죽은 해파리가 다리에 붙은 적이 있다) 아주 약간의 폐쇄공포증이 있지만, ‘Try Everything’을 곱씹으며 우선 스노클링에 도전했다.

 

오묘한 빛깔의 맑은 바다는 적당히 따뜻했고, 눈앞에 돌아다니는 색색의 작은 물고기들은 귀여웠다. 아무리 물장구를 쳐도 360도로 제자리를 돈다는 것만 빼면 생각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이에 힘입어 난이도가 조금 더 높은 스쿠버다이빙도 시도했다. 괌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스쿠버다이빙 존이라는 말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사전 교육을 이수한 뒤 오리발을 끼고, 산소통을 메고 입수. 바다에 깊이 들어가니 볼 수 있는 해양생물의 종류와 수가 완전히 달랐다. 장어를 닮은 길쭉한 물고기를 비롯해 여러 덩치 큰 아이들이 떼로 지나다니니 공포심이 서서히 올라왔다. 그래도 전문 강사 덕분에 무사히 미션 클리어. 극도의 피로와 함께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2. 바다와 친해지기-II

섬에 머무는 동안 에메랄드 빛 바다를 원 없이 감상하기로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다로 향했다.

 

 

안개가 뿌옇게 낀 새벽, 해가 강렬하게 내리쬐는 한낮, 하늘이 곱게 물드는 저녁, 어느 때건 바다는 나름의 매력을 뽐냈다. 그런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며 멋대로 생각의 찌꺼기들을 파도에 흘려 보냈다. 27년 평생 그렇게나 바다를 가까이 해본 건 처음이었다.

 

3. 혼자서도 밤에 잘 놀아요

혼자 하는 여행의 가장 큰 고충은 식사와 나이트라이프 즐기기. 혼자 있으면 메뉴도 다양하게 시키지 못할뿐더러 그 맛을 공유할 이도 없다. 낯선 곳에서 여자 혼자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험이 따른다. 그나마 괌은 익숙하기도 하고 중심지인 투몬 지역은 매우 안전한 편이라 마지막 밤 근사한 저녁을 계획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석양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더 그릴 앳 산타페(The Grill at Santa Fe)’에 갔다. 인원을 물어보길래 한 명이라고 답하니 직원이 조금 당황하는 눈치였지만 당당히 자리에 앉았다. 드래프트 비어 한 잔과 시그니처 버거를 시켜놓고 보랏빛 하늘 아래 파도 소리를 BGM 삼아 우아한 저녁 식사를 즐겼다.

 

 

마지막 밤의 하이라이트는 칵테일 바에 가는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찾은 ‘드롭(drop)’까지 걸어갔는데, 밖에서 보니 조명이 화려한 데다 안에 사람도 없는 것 같아 10분 정도 근처를 서성였다. 몇 번 심호흡하고 들어가 바에 앉았다. 한 번 바텐더와 말을 트고 나니 시간이 술술 흘러갔다. 칵테일 추천도 받고, 드문드문 개인적인 이야기도 했다. 바텐더의 소개로 현지인들과 인사도 나눴다! 나만의 허세를 즐기고 나니 어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었다.

 

 

4. 여행이 내게 남긴 것

 

그렇게 마지막 밤이 지나고, 휴식과 도전의 연속이었던 괌 여행이 끝났다. 아낀다고 아꼈지만 실컷 놀고, 먹고 나니 갚아야 할 카드 값이 쌓였고, 여행이 끝날 때마다 느끼는 진한 아쉬움과 함께 돌아가면 다시 백수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을까.

 

하지만 두 번째 괌 여행을 통해 깨달은 바는 분명했다. 여행이든 인생이든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 편견을 버리고 움츠러들었던 태도를 바꾸니 잊을 수 없는 경험들이 남았고, 무엇이든 좀 더 긍정적으로 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다. 게다가 첫 방문에는 ‘그저 그런 휴양지’에 불과했던 괌의 색다른 모습도 보았다.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휴양지의 여유가 종종 그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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