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이 단어에 움찔한 사람, 분명 있을 거다. 한국에서 성에 대해 말하는 건 여전히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누군가는 불순한 생각을 한다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고등학교 동창 세 명이 모여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누구나 아름답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 외치며 콘돔을 제작했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이 물건. 어떻게든 몸에 무해하게 만들 순 없을까? 그렇게 친환경 콘돔 ‘EVE’가 탄생했다.

 

대표님이 여자 분이라니! 놀라는 제가 촌스러운 거겠죠?

다들 놀라요. 오늘 이 자리에는 없지만 성민현, 김석중, 저 이렇게 세 명이 공동 대표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거든요. 그때부터 성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성 대표가요.(웃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흘러온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콘돔으로?

성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부끄럽게 여겨지는 존재더라고요. 그걸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게 콘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닐까 싶었어요.

 

검색창에 ‘콘돔’을 검색하면 성인 인증창이 뜬다든가,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려고 하면 신분증을 달라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인식들이 콘돔을 불순한 물건으로 만드는 거죠.

 

콘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 ‘부끄럽지 않아요’ 라는 콘돔 쇼핑몰을 개설했어요. 수익금으로 청소년들이나 성에 관련된 인권 단체에 기부도 했고요.

 

하지만 좋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람들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기로 결심했죠.

 

어떤 브랜드를요?

요즘은 화장품도 성분을 따져서 고르는 시대예요. 자연적이고 친환경적인 것,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죠.

 

콘돔도 마찬가지예요. 생각해보면 내 몸에서 가장 중요하고 예민한 곳에 닿는 제품인데 너무 무신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콘돔을 코스메틱이나 헬스 케어 제품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면 콘돔에 대한 거부감이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나온 제품이 바로 ‘EVE’예요.

 

이브요? 아담과 이브의 이브인가요?

맞아요. 대부분의 콘돔이 남성만 산다고 가정하고 판매하니까, 여성도 콘돔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여성이 콘돔을 소지하고 다니면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많기 때문에 챙기고 싶어도 망설이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건 내 몸의 주권을 빼앗기는 것과 다름없어요.

 

누구나 원하면 피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살지 말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선택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의미도 붙일 수 있어요. 크리스마스이브처럼 설레는 느낌도 있고 ‘Good Evening’의 이브가 될 수도 있고요.

 

이브와 타사 콘돔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요?

물론 성분이에요. 예전에 고무를 다루는 공장에서 암 환자가 대량 발생한 적이 있어요.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 때문이었죠.

 

콘돔도 고무 가공품이다 보니 그런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요. 결국 미국에서 조사를 했고, 시중 제품 중 70퍼센트 이상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어요.

 

발암물질이라니! 제가 그동안 뭘 만진 거죠? 충격적이에요.

우리나라는 ‘콘돔’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낯 뜨거운 일이니 규제는커녕 콘돔 속에 발암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보도하지 않았어요.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물건인데도요.

 

이브는 이런 유해 화학물질을 모두 제거했어요. 여성의 질내 산도 균형을 해칠 수 있는 합성 착향료나 착색제 등도 사용하지 않았고요. 동물성 재료도 일체 쓰지 않아 국내 최초로 PETA에서 비건 인증도 받았어요.

 

그러고 보니 패키징에도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아요.

화장품 포장에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보통 콘돔 디자인이 까맣거나 빨간 경우가 많잖아요.

 

이브는 깨끗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케이스를 슬라이딩으로 만든 것도 이유가 있어요.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종이 상자는 잘 안 까진단 말이에요.

 

그래서 한 손으로 열어서 바로 꺼낼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 나중에 보관도 쉽고. 심지어 이 케이스도 재활용 소재예요.

 

오, 안에 사용 설명서까지 들어 있네요. 저 같은 ‘콘알못’들한테 아주 유용하겠는데요?

우리나라 성교육이 부실해요. 실제로 언제 어떻게 끼워야하는지, 어디서 사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용 가이드를 같이 넣었습니다. 이 콘돔 사용 방법, 제가 그렸어요.

 

와, 이거 진짜 유용한데요? 이렇게 좋은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저희가 ‘프렌치 레터 프로젝트’라는 걸 하고 있어요. 돈이 없거나,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거나, 편의점에서 살 수가 없는 등 다양한 이유로 콘돔을 살 수 없는 청소년들이 신청을 하면 무료로 콘돔을 보내주는 소셜 프로젝트예요.

 

캠페인을 통해 콘돔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아이스버킷챌린지’처럼 SNS를 통해 퍼져나갈 수 있는 캠페인을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쉽지 않죠. 콘돔을 사는 것도 힘든 마당에 자신의 SNS에 공개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니까요.

 

성년의 날 선물로 장미, 향수, 키스 그리고 콘돔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성년이 되는 것을 공식적으로 축하해주는 날이잖아요.

 

아예 콘돔을 주고받는 ‘콘돔 데이’를 지정하는 건 어떨까요? 날짜는 6월 9일로요.

그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근데 날짜는 좀 바꾸면 안 될까요?

 

왜요. 기억하기도 쉽잖아요.(웃음) 마지막으로 인스팅터스가 생각하는 콘돔이란 뭔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 그 배려심을 담은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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