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정말 별사람이 다 있다. 전 세계를 여행한 모험가, 사교육 없이 하버드에 진학한 수재, 기발한 생각 하나로 백만장자가 된 사업가 등. 서점엔 그들의 자기계발서가 발에 챌 정도로 쌓여 있다.

 

나만 주저앉아 있는 건가 싶어 술이 고파진다. 떠들썩한 호프집에 들어서니 벽걸이 TV 속엔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그에 비하면 내 인생은 하찮아 보인다. 대학 간판이 중요하다기에 공부했고 졸업장을 따야 한다기에 조건을 충족하기 바빴던 지난날, 평범하게만 살아온 것이 후회되고 죄스러운 요즘이다.

 

다들 평범함을 자처하며 특별함을 숭상한다.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과외를 세 건이나 맡은 갑돌이와 방학 틈틈이 해외여행을 즐기는 갑순이는 각각 자신을 평범한 대학생이라 부른다.

 

모두가 ‘내가 제일 잘나가’ 대신 ‘나 빼고 다 잘나가’를 외친다. 다양한 모습의 삶을 한 단어로 대충 퉁친다.

 

모두 이쯤 되면 대체 그 망할 평범함이 뭘까 궁금해진다. 왜 다들 본인이 평범하다고 말하면서 자조하는 걸까.

 

“자고로 학생은 대학 가고 졸업하면 적당히 취직해서 돈 벌어야지. 늦기 전에 결혼하고 애도 낳고….” 각자 다른 성격과 환경 속에서 살아온 우리는, ‘평범’이라는 막연한 기준에 함께 묶인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평범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았다.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는 결코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

 

학창 시절, 성적은 머리 길이와 반비례한다거나 교복의 폭과 비례한다는 말도 안 되는 발상에 동의하진 못해도 협조했다.

 

적성 따위 무시하는 주입식 교육과 과열된 경쟁을 피해 해외로 도망가고 싶었지만 집안 경제 사정을 생각해 꾹 참았다.

 

정말 듣기 싫은 수업이 있는 날에도 아침 일찍 학교에 갔고 개근상을 타기 위해 아파 죽을 것 같아도 책가방을 멨다.

 

묵인하고 용인하며 인내했다. 참을 인 세 개를 곱씹는 12년간의 고된 수행 끝에 마침내, 고졸이 됐다.

 

성인이 되어서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는 반드시 낙오하는 성적 체계 속에서 B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르며 시험 기간을 버텼다.

 

프리라이더가 되고픈 욕구를 억누르며 팀플을 준비했다. 졸업 학점에 쫓겨 교환학생은 엄두도 못 냈고 일상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영어 기술을 익혀 토익 점수를 얻었다.

 

남들 다 하나쯤은 있다는 자격증은 소질이 부족해 아직까지 고군분투 중이다. 봉사다 공모전이다 대외활동이다 뭐다 다들 어떻게 해내는 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부모님께 적당히 신세를 지며 취업을 준비하는 지금의 나는 잣대에 따라 배부른 소리나 하는 승자와 별 볼 일 없는 패자 사이를 오간다.

 

나를 돌아보며 다시 자문한다. 모순이 소용돌이치는 이곳에서 우월과 열등의 중간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감히 주장하건대 ‘보통 사람’만큼 어려운 목표는 없다. 각자가 만들어낸 상상의 적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모두는 ‘특별’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자격이 있다. 현실을 살기 위해 노력했고 자신만의 희망을 품었으며 때론 포기하는 용기를 발휘했으니까. ‘나’로서 존재하는 개별적 존재니까. 돌이켜 보면 굉장히 기특한데, 일단 수고한 나님부터 우쭈쭈.

 

당연한 걸 뭐 이리 대단한 양 포장하냐 코웃음 치는 당신 역시 특별하다. 미래의 스티브 잡스뿐 아니라 자상한 아빠를 꿈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 공부로 바쁜, 자격증 따기에 열심인, 이야기를 가진 모두가 별 볼 일 있다.

 

연애, 인간관계 등 n개를 포기하는 쪽과 여러 마리 토끼를 움켜쥔 쪽 둘 다 각자의 이유를 존중받을 만하다.

 

전자의 결단력과 용기, 후자의 의지와 능력은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험 좀 했다 싶은 사람이 안정을 택한 누군가를 무시할 이유도 없다. 따분한 모범생으로 살았다며 후회하지도, 공부하라던 옛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좌절하지도 말기를.

 

평범하려 애썼던 나는, 우리는 매 순간 특별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평범’이라는 극도로 모호한 기준이 나를 폄훼해왔을 뿐. 그러니 타인을 바라보느라 먼지가 쌓이도록 두었던 내 삶을 돌아보자. 뽀득거리게 잘 닦아놓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얼마나 빛나는지 보일 테니까.

 

Freelancer_임현경 hyunk1020@gmail.com

Illustrator_전하은


임현경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치이고 데여도 사람 좋아하는 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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