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르트 아줌마 야구르트 주세요, 야구르트 없으면 요구르트 주세요~♪”

6살의 나는 주로 할머니와 시간을 보냈다. 온종일 요구르트 노래를 흥얼거리는 손녀를 위해 할머니는 늘 5X5 25개입 요구르트를 사두셨다. 비닐 위에 빨대를 꽂아 5개짜리 한 줄을 누가 빨리 먹는지 내기를 하면 언제나 내가 이겼다. 냉동실을 열었을 때 요구르트병을 발견하면 보물을 찾아낸 기분이었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애 충치 생긴다며, 요구르트 먹이지 말라고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밑동만 남은 요구르트병만 만지작거렸다.

 

 

손에 쥔 것이 요구르트에서 급식용 흰 우유로, 소주병으로 바뀌는 동안 요구르트를 잊고 있었다. SNS에서 ‘얼려먹는 야쿠르트’를 발견하기 전까지. 얼린 요구르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국야쿠르트에서 얼려 먹기 좋도록 ‘얼려먹는 요구르트’라는 새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첫사랑을 만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요구르트를 사러 갔다.

 

‘얼려먹는 야쿠르트’의 주 구매 경로는 야쿠르트 아줌마. 25일 출시됐다기에 마트로 뛰어가 봤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대형마트 중에서도 한국야쿠르트를 들여오는 곳에서만 살 수 있다. 노란 야쿠르트 아줌마의 캐리어를 어디서 봤더라,하고 기억을 더듬다 야쿠르트 아줌마 앱을 알게 됐다.

 

 

한국야쿠르트 앱을 깔면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신세계! “안녕하세요, ‘얼려먹는 야쿠르트’를 사고 싶은데요. 내일 오전 10시에 OO빌딩 앞에서 볼까요?”

 

‘얼려먹는 야쿠르트’의 첫인상은 충격적이었다. 기존 야쿠르트와 패키지는 같은데 병이 뒤집어 있었고 용량이 늘었다. 기존 야쿠르트는 65mL, 얼려먹는 야쿠르트는 110mL로 45mL가 더 많았다. 고작 45mL 늘었을 뿐인데 두 병이 들어간 듯 여러 번 나눠마셔야 했다. 가격은 1개당 500원. 참고로 기존 야쿠르트는 170원이다.

 

 

마시기 전 잠시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을까. 개인적으로 검지로 뚜껑에 구멍을 내서 쭙쭙 마시자 파다. 곱게 빨대를 꽂는 얌전 파도 있고 뚜껑 전체를 벗기는 깔끔 파, 굳이 입구를 놔두고 병 밑 부분을 이로 뜯어 먹는 야생파도 있다.

 

병 밑 부분을 뜯어 먹는 건 실패. 플라스틱병이 더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첫 만남이니만큼 정석대로 가야겠다 싶어 조심조심 뚜껑을 열었다.

 

 

육안으로는 기존 제품과 새 제품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먹어보니 맛이 아주 미세하게 달랐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두 야쿠르트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기존 제품이 용량만 커진 것이 아니라 얼려 먹기 좋게 당도도 높이고 입자도 다르게 구성했다고. 실제로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좀 더 달았다.

 

그래서 얼려 먹으면 뭐가 다른가 싶어 얼려봤다.

 

 

우선 ‘얼려먹는 야쿠르트’는 껍질 하나만 벗기면 밑바닥의 얼음까지 숟가락으로 파먹을 수 있다. 기존 야쿠르트보다 확실히 손이 덜 간다. 얼려 먹기 좋도록 개발한 요구르트답게 당도를 유지하며 셔벗처럼 거친 입자가 살아 있었다.

 

 

기존 야쿠르트는 얼면서 당도가 약해졌다. 슬러시 같은 질감으로 입에 넣으니 사르르 녹았다.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억의 그 맛이 좋다면 기존의 야쿠르트를, 달달한 얼음 아이스크림이 좋다면 ‘얼려먹는 야쿠르트’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얼려먹는 야쿠르트’는 정말 편리했다. 밑 부분을 칼로 잘라 뒤집어 먹거나 병 입구 부분에 칼집을 내 살살 돌리며 까먹을 필요도 없다. 오랜만에 낑낑대며 요구르트병을 자르고 있자니 가위질이 서툰 손녀 대신 얼린 요구르트를 먹기 좋게 까주던 할머니가 생각났다.

 

내가 가위질이 익숙해질 때쯤엔 할머니는 치매가 오셨다. 나는 아이처럼 쭈그려 앉은 할머니에게 손이 많이 가는 얼린 것 대신 그냥 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아서 드렸다. 이젠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얼음 요구르트가 생겼으니 할머니를 떠올릴 일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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