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문턱까지 갔다가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던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다. 처음엔 웃는 얼굴로 인사하던 그녀는 술이 몇 잔 들어가자 지하세계에 빠진 듯 어두워져버렸다.
술을 한 병 더 시킬 때쯤 친구가 어렵게 입을 뗐다. “대단히 잘 살겠다고 이러는 거 아닌데,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은 건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까.”
친구와 약속이 잡혔을 때 이런 말이 나올 거라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그게 현실이 되자 적절한 위로나 응원의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술값을 내고 자리로 돌아와 친구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그로부터 2주 뒤 우연히 편의점에서 끌레도르 솔티드 카라멜을 먹었다. 카라멜과 소금의 짭짤한 맛이 잘 어우러진 아이스크림. 두 가지 맛의 조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퍽퍽했던 기분이 기지개를 켠 듯 유연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불현듯 그 친구가 떠올랐다. 그날 술집을 나온 우리가 이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었더라면 어땠을까. 말로 다하지 못하는 위로가 아이스크림에 담겨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안다. 우리의 인생이 언제나 달콤할 수는 없다는 걸. 하지만, 당장은 조금 짜게 느껴지는 힘든 순간이라도 결국에는 우리 삶을 더욱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좋은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약간의 소금 맛의 매력을 더해준 끌레도르 솔티드 카라멜처럼 말이다.
이번 주말에는 이 아이스크림을 챙겨 그녀를 찾아가야겠다.
Intern 손수민 sum@univ.me
연애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을 들고 오는 친구가 있다. 뜬금없는 비보에 모두 우울 모드를 장착하고 술자리를 갖는다.
“우린 여름바다 같았어! 그 사람은 차가운 바다, 나는 뜨거운 모래사장” 늘 뜨겁던 내 친구는 차갑게 밀려왔다 차갑게 떠나버리는 남자를 만났던 거다.
여름바다만큼 짜고, 첫사랑만큼 달콤했던 연애. 그래서 더 잊기 힘든 거라며 쓴 술로 속을 달랜다. 달고 짠 그녀의 연애 스토리가 무르익어 갈 때쯤 바닥난 안주와 술을 사러 편의점으로 향한다. 어떤 안주로 쓰라린 마음을 달래주나 고민하던 차에 ‘고래밥 허니밀크’가 눈에 들어온다.
여름바다만큼 짜고, 첫사랑만큼 달콤한 맛. 언제적 고래밥이냐며 툴툴거리던 친구도 뜯겨진 포장지 사이로 올라오는 달달한 짠내에 불평을 멈춘다. 이런 맛이 언제 나온 거냐며 바쁘게 집어 먹는 친구들 사이로, 문득 가벼운 사실 하나를 깨달은 친구는 말이 없었다. 우연히 맛본 단짠 과자에서 자신의 지난 연애를 맛봤으니까.
‘달았지만 짠내 나던 내 연애도 나중에 꺼내 보면 꽤 맛있겠지. 인생의 달고 짠 기억들은 그 자체로 삶에 매력을 더해주니까.’
Intern 이유라 ura@univ.me
스윗+마요+치즈=? 처음 봤을 땐 선뜻 손을 내밀기가 어려웠다. 뭐랄까, 하나만 착장해도 블링블링 빛날 액세서리를 100개씩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느낌이었다.
달고 고소하고 짭짤한 것을 섞어버리면 무슨 맛이 되지? 예쁜 색깔을 다 섞으면 검정색이 되잖아. 그래서 뚜껑을 열고 착착 쌓여 있는 감자칩을 꺼냈다.
첫인상은 ‘프링글스 오리지널’보다는 짭조름했고, ‘프링글스 어니언’보단 감칠맛이 났다. 지나치게 강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적절했다. 입천장이 헐만큼 짜거나 침샘이 터질 만큼 달달하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조화로운 맛. ‘단’과 ‘짠’은 갠플 하지 않았다. 만약에 “나 이만큼 달아!” “난 이만큼 짜거든!” 하면서 서로 잘난 점만 뽐내다가 전체 맛을 망쳤다면 어쩔 뻔했겠는가. 덕분에 내 입속은 평화를 찾았다.
Editor 조아라 ahrajo@univ.com
지난해 말 국립국어원은 ‘존맛’을 신조어로 등재했다. 저속한 어원이 있다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기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존맛’ 이전에, 어쩌면 훨씬 더 옛날에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라는 아재 향기 물씬 풍기는 표현이 있었다.
오버가 심하다는 비웃음이 나올 법하지만 음식을 먹다가 사람이 죽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 조지 부시는 백악관에서 TV로 미식축구중계를 보다가 죽을 뻔했다.
범인은 정치적 라이벌도 테러 단체도 아닌 ‘프레즐’이었다. 실제로 부시는 프레즐을 삼키다 목에 걸려 심장박동이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몇 초간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다행히 불상사는 피했고, 국내에는 ‘프레즐’이라는 과자가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프레즐 브랜드 ‘앤티앤스’ 중에서도 나는 ‘아몬드 스틱프레즐’을 좋아한다. 기본 프레즐만으로도 고소하고 촉촉한데, 겉에 박힌 아몬드와 속에 감춰진 크림치즈의 조화가 아름답다.
다른 종류도 먹어봤는데, 내 입엔 8 대 2의 비율로 단맛과 짠맛을 즐길 수 있는 아몬드 스틱이 최고였다. 만약 6 대 4 혹은 5 대 5로 ‘단짠’의 비율을 조정하고 싶다면 갈릭, 어니언 등 다른 프레즐에 도전해보시길.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인간은 질투의 동물이다. 남이 행복해하는 꼴을 눈뜨고 못 본다. 뜬금없이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단짠’ 음식에 대한 매스컴의 오지랖 때문이다.
몇 년 전엔 염분이 문제라며 소금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더니, 요즘은 ‘당’한테 당하고 있느냐는 둥 설탕을 미친 듯 괴롭힌다. 내가 내 돈 주고 맛있는 것 좀 먹겠다는데 왜들 그리 오지랖이 넓은 건지.
매일 먹으면 질려서 자주 먹지도 않지만, 저런 오지라퍼들 때문에 가끔 단짠 음식을 먹을 때에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죄책감도 허니 콤보의 달달한 향과, 어금니를 관통하는 짭조름한 식감 앞에선 하염없이 무너진다.
꿀 머금은 촉촉한 껍질의 단맛과 닭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속살의 조화를 직접 맛보면 염분이고 당이고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눈 풀린 표정으로 천장을 보며 “엄마가 싫어하고 매스컴이 싫어하는 자극적인 맛은 늘 옳다!”만 연신 외치게 된다.
짠맛에 입이 텁텁해질 즈음 단맛이 확 치고 나오는 밀당의 고수, 당신을 단짠계의 에이스로 임명합니다.
Editor 이민석 mi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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