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11살 되던 해, 꿈에 그리던 보이스카우트에 들어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만 해도 주렁주렁 배지가 달린 남색 제복을 입는 건 초딩들의 로망이었다.
하지만 그곳은 각 잡힌 제복만큼 학생들에게 엄격한 상명하복 문화를 요구했다(고작 초딩 주제에). 리더인 6학년 ‘대보장’ 형의 말 한마디는 법이자 의무였다. 그가 선생님의 지령을 받아 나머지 대원들에게 전달하면 무조건 따라야만 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화법인지는 모르겠으나 늘 “질문 없지?”란 말을 문두에 내세우며 지시 사항을 이야기했다. 질문이 있어도 손들면 한 대 맞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선생님들은 그 형을 보고 ‘리더십이 강한 녀석’이라고 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 시절의 리더는 그랬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아랫사람을 잘 통제하면 훌륭한 리더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문화가 존재하지만 그 시절과 비교하면 그래도 많은 것이 변했다. 형식적이나마 민주적인 소통 프로세스가 사회 전반에 걸쳐 자리 잡았다. 소통하는 리더, 피드백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 좋은 리더라고 평가 받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아는 것과 행하는 건 다르다. 많은 리더들이 머릿속으론 저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아직까지도 ‘나를 따르라’ 식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다. 자기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해 도태된 주제에, 도리어 남들이 내 발걸음을 못 맞춘다며 책상을 치며 화를 낸다.
그리고 이런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돼 있다. 곤두박질친 지지율과 승부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준다. 이 올드한 리더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소통을 해본 적이 없다. 모든 걸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러면서 일이 잘못됐을 때에는 각 파트에 있는 전문가들이 잘 협업하고 소통해서 해결했어야 한다며 책임을 미룬다.
리더는 최종 의사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다. 그러라고 억대 연봉을 주어가며 그 자리에 앉혀놓은 거다. 저런 말을 하는 걸 볼 때마다 나이 드신 분에게 적절한 말이 아닌 건 알지만 정말 졸렬해 보인다. 이런 조직에서 못 해 먹겠다고 중간에 도망치는 사람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조직은 곪아간다.
게다가 반대하는 목소리는 깡그리 무시하고, 유치한 언론 플레이로 끊임없이 자신을 신격화시킨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처음엔 광신도처럼 그분을 따랐던 사람들도, 이젠 상당수가 안티로 돌아선 지 오래다. 언플을 하면 할수록 자기 무덤만 파는 꼴이다.
그리고 사람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실수를 하게 돼 있는 법. 확실한 주관 없이 상황에 맞춰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부정하는 자기모순 화법을 일삼는다.(a. k.a 유체이탈 화법) ‘A 같은 행동을 하는 건 비겁한 짓’이라고 해놓고 어느새 자기가 A 같은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게 리더의 감춰있던 민낯이 드러난다. 빠르게 변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이 성공했던 시절의 방식만 그대로 고수하고, 비난 여론이 왜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조직 운영을 투명하게 하지 않고 자신의 독선과 아집으로만 밀고 나가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려는 태도.
사실 20년 전, 내가 보이스카우트였던 시절에도 이미 많은 이들의 불만을 샀던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가 2016년이라는 역동적인 시대에 맞지 않음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낡은 리더십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발전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어찌 됐든 믿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그분의 팬은 아니지만 아직 응원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러니 부디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아, 글을 마치려다 오해가 있을까봐 밝혀두지만 이 모든 얘기는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에 대한 이야기다. 혹 누군가가 오버랩 됐다면 기분 탓일 게다. 쓸데없는 오해는 넣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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