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5월에만 ‘뷰민라’, ‘그플’,‘서재페’ 등 짱짱한 라인업이 대기 중. 티켓 가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이 중 어디에 갈지, 가서는 어떤 순서로 무슨 뮤지션의 공연을 볼지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틈만 나면 ‘본진’이 바뀌어 진짜 ‘최애밴드’가 어떤 팀인지 헷갈린다면, 이 지면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점검해 보라.

 

서른 한 가지 아이스크림을 갖춰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바로 그곳에서 당신이 무슨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는지 알면 음악 듣는 취향도 알아맞힐 수 있다. 혹시 결과가 엇갈린다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음악을 다시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걸 보고 음악을 듣든, 아이스크림을 먹든, 들으며 먹든 먹으며 듣든 알아서 하시길.


 

브로콜리 너마저 & 그린티
달콤 쌉싸름한 봄이 오면

브로콜리너마저와 그린티의 조합에서 일차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공통점은 색깔이다. 흔히 녹색 하면 여름날의 싱그러움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들이 품고 있는 짙은 녹색은 들뜨는 대신 착 가라앉아 있어 듣는 사람, 먹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 오히려 서늘하다. 간절한 눈빛으로 앵콜을 외치는 사람에게 ‘안 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앵콜요청금지>)라고 선을 그었듯이.

 

리더 덕원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달달한 멜로디 속에 씁쓸한 가사를 감춰뒀다. ‘그린티’가 남기는 쌉싸름한 뒷맛처럼. 마냥 달기만 한 위로에 내성이 생겼다면 올여름엔‘그린티’와 ‘브로콜리너마저’로 지친 미뢰에 휴가를 선물하자.

 

<유자차> ‘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 않을 수 있어’

 

 

글렌체크 & 마법사의 할로윈
우리는 밤마다 축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소리를 채우고, 틈틈이 말소리가 들린다. 가사 한 줄 없이 이어지는 여백에도, 청량하게 울리는 신디사이저 소리에 지루할 틈이 없다. 글렌체크에 어울리는 아이스크림은 ‘마법사의 할로윈’이다.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민트 아이스크림에, 과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싶은 진한 초콜릿. 그 사이사이로 빨간색 팝핑캔디가 씹힌다.

 

민트의 청량함은 비비드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묵직한 초콜릿은 무게 잔뜩 잡은 영어가사와 닮았다. 빈 공간을 채우는 신디사이저 소리처럼, 팝핑캔디가 입안에서 톡톡 터지며 여백을 채운다. 365일 매일 먹을 수 없어 더 신비한 맛. 마법주문 같은 ‘글렌체크’ 음악처럼.

 

<Vogue Boys and Girls> ‘I will be the one.’

 

 

스웨덴 세탁소 & 뉴욕치즈케이크
스웨덴과 뉴욕은 거들 뿐

밴드를 결성할 당시 멤버들은 스웨덴에 가본 적이 없었다. 단지 더러워진 옷을 깨끗하게 해주는 세탁소처럼 지치고 다친 마음을 치유해주는 음악을 하고 싶었고, ‘스웨덴’은 어감이 좋아 붙였을 뿐. 그래서 그들의 음악에서는 거창한 ‘북유럽 감성’ 대신 집 앞 동네 친구의 포근함이 느껴진다.

 

스웨덴세탁소의 목표는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듣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우린 케이크 한 조각으로 다시 힘을 낸다. 때론 사람보다 더 위로가 된다는 점에서 음악과 케이크는 닮았다. ‘뉴욕치즈케이크’를 먹는 곳이 뉴욕이 아니라 신촌 길거리면 뭐 어때, 스웨덴세탁소도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데.

 

<답답한 새벽> ‘널 바라보기만 해도 난 녹아버릴 것 같아’

 

 

안녕바다 & 레인보우샤베트
무지개가 내린다 샤라랄라랄랄라

상큼함을 수식하는 말은 해마다 달라져왔겠지만 요즘의 대세는 ‘과즙상’이다. 보기만 해도 과즙을 입에 머금은 것처럼 상큼하다는 뜻이다. 인디밴드 중에서 과즙밴드를 꼽으라면 단연 안녕바다다. 인디 씬을 넘어 일시적으로 커뮤니티 게시판을 지배했던 브금 ‘별빛이 내린다’ 한 곡이면 어지간한 상큼발랄 콘셉트는 제압 가능.

 

‘샤라랄라랄랄라’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듯하다. 늦은 밤의 과즙이 안녕바다라면 한낮의 과즙은 ‘레인보우샤베트’를 꼽을 수 있다. 소나기가 내린 후의 무지개처럼 알록달록한 무늬가 혀끝에도 그대로 전달된다. 어머, 귀에 샤베트가 묻었네?

 

<별빛이 내린다> ‘ 따뜻한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랄랄라’

 

 

 

커피소년 & 자모카 아몬드 훠지
블랙커피의 고소함을 알게 된 날

커피는 다 그런 줄 알았다. 믹스커피, 커피우유, 커피맛 사탕은 하나같이 달았으니까. 그러다 아메리카노를 알게 됐다. 익숙한 단맛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씁쓸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인생도 늘 그렇게 달콤한 줄 알았지, 골목마다 쓴맛이 숨어 있을 줄 몰랐지. 얼핏 듣기에 부드러운 커피소년의 음악도 그렇다.

 

‘나는 과연 장가라는 걸, 시집이라는 걸 갈 수 있는 사람일까?’ 그의 노래는 단맛과 쓴맛 사이의 고소함이다. 걱정하지만 좌절하진 않는다. ‘우린 꼭 갈 거야’라는 ‘근자감’이라도 있어야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자모카 아몬드 훠지’에 알알이 박힌 아몬드를 고독 대신 씹다 보면 언젠가는 생길 거야.

 

<아메리카노에게> ‘너를 알고 사랑을 안다 너를 알고 눈물을 안다

 

 

 

페퍼톤스 & 애플민트
이 노랠 듣고 병이 나았습니다

데뷔 초 ‘우울증을 탈피하는 상쾌한 뉴 테라피’라는, 다소 요란스러운 소개 문구에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들어보면 실제로 힘이 났으니까. 그랬던 그들이 벌써 다섯 장의 앨범을 냈다니. 신재평의 목소리가 저렇게 풋풋한데. 이제 막 입학한 새내기가 장기자랑에서 수줍게 부른 노래를 녹음한다면 이 느낌일까.

 

영화 <족구왕>에도 수록됐던 ‘청춘’은 그 절정.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서툰 마음을 비웃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가진 ‘마음의 병’은 대부분 치유될 수 있다. 풋풋한 사과 맛과 상큼한 민트가 서로에게 마음을 연 ‘애플민트’에 페퍼톤스를 곁들이면 우리의 청춘이 조금은 덜 아플 수 있지 않을까.

 

<청춘> ‘여전히 그 자릴 맴도는 서투른 마음을’

 

 

옥상달빛 & 체리 쥬빌레
달달한 위로가 필요할 때


인생이 써서 마신 달짝지근한 술도 결국엔 쓰다. 그럴 때 ‘체리 쥬빌레’ 한입이면, 쓰렸던 속도 금세 가라앉는다. ‘옥상달빛’의 음악도 그렇다. 노래 한 소절에 쓰린 마음이 금방 녹아내린다. 달콤한 체리 아이스크림과 그 사이로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체리 과육은 옥상달빛의 두 보컬과 어울린다.

 

달달하면서도 탱글탱글 싱그러운 목소리. 귀 기울여 듣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은 환희로 가득 찬다.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두 언니의 위로. ‘체리쥬빌레’가 쓰린 속을 달래준다면, ‘옥상달빛’의 음악은 쓰린 인생을 달래준다. 너무 달아서 위로가 되고, 싱그러워서 웃게 되는 그런.

 

<수고했어, 오늘도> ‘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없대도 난 늘 응원해’

 

 

데이브레이크 & 사랑에 빠진 딸기
첫사랑이 ㄱ나니?

이름마저 사랑스럽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베어 먹으면 이런 맛이 날까? 농익은 사랑보다는 서툰 첫사랑에 더 잘 어울리는 맛. 딱 ‘데이브레이크’의 노래 같다. 여전히 무대 위에서 아이 같은 방식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이 남자들. 가만히 듣다 보면 두근두근, 그 아이가 떠오른다. 투박한 가사는 어른답지 못하게 툭하고 내뱉는 실수에 가깝다. 그래서 더 설레는 마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마음은 치즈 케이크처럼 부드러울 거다. 그 애와 하는 첫 키스는 상큼한 딸기 같겠지. 앞뒤 재지 않고 풍덩 빠져드는 게 첫사랑이라던데. 딸기가 치즈 케이크에 자기 몸을 풍덩 빠트린 것처럼.

 

<Mellow> ‘우린 그런 걸로, 마시멜로우 같은 달콤한 너의 입술에’

 

 

9와 숫자들 & 민트초코칩
청량한 젊음을 노래하자

누군가 나지막이 읊조리는 시 한 편. 그 위로 흐르는 잔잔한 멜로디. ‘9와 숫자들’의 음악은 꼭 이런 시 낭송 같다. 속삭이듯 노래하는 보컬 뒤로는 잔잔한 물결처럼 음악이 흐른다. 그 위로는 유예된 청춘이 노랫말이 되어 둥둥 떠다닌다. 청량하면서도 어딘가 아련한 하늘이 먼저 떠오르는 밴드. ‘민트초코칩’을 먹을 때도 같은 하늘이 그려진다.

민트 특유의 청량함으로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아이스크림. 자고 있던 젊음을 깨우는 ‘9와 숫자들’의 음악과 잘 어울린다. 낭랑한 가사만큼 정신을 맑게 해주는 음악, 청량한 향기만큼 마음까지 시원하게 하는 맛. 서로 참 많이 닮았다.

 

<높은 마음>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엄마는 외계인
외계 행성에서 온 디스코 전사들

펑키한 디스코 음악에 맞춰 다섯 남자가 등장한다. 요란한 비주얼에 현란한 안무까지 곁들인다. 음악과 춤, 비주얼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유별난데 은근히 중독성 있다. 독특한 비주얼에 독특한 음악과 춤을 더해 탄생한 ‘술탄오브더디스코’.

 

이들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아이스크림이 있으니, 바로 ‘엄마는 외계인’이다. 밀크, 다크, 화이트 세 가지 초콜릿이 한데 모여 있는데 초코볼까지 합세했다. 초코에 초코를 더하고 또 초코를 더해 초코로 마무리하니, 초코 행성 외계인이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진한 맛을 낸다. 과해도 너무 과한데, 그게 또 이 둘의 매력 포인트 아니겠나.

 

<탱탱볼> “미친듯이 튀겨보자 탱탱볼 탱탱볼”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Intern 이유라  Illustrator 유승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6

기간    2016. 05.14 ~ 2016. 05. 15

장소   올림픽공원

가격/ 예매

1일권 7만 7000원(5월 14일과 5월 15일 중 선택)

2일권 12만 3000원 (5월 14일 ~ 5월 15일)

가격/ 현매

1일권 8만 5000원 (5월 14일, 5월 15일 각 해당일 판매)

2일권 13만 5000원 (5월 14일 판매)

www.mintpaper.com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6

기간   2016. 05. 21 ~ 2016. 05. 22

장소   난지 한강공원

가격 / 예매

1일권  7만 7000원

2일권  11만 9000원

www.gps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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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우리집 이탈리아의 따뜻한 요리 영상을 만드는 미뇨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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