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이른 저녁부터 심하게 달려 분위기가 무르익기도 전에 꽐라가 돼버리는 유형이다. 야레야레….당신이 부어도 부어도 말짱한 싱크대가 아니라면 ‘안주 발’을 무시할 수 없다. 술자리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안주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레스토랑의 코스 요리를 벤치마킹해 만들어 본, 술을 궤짝으로 들이부을 수 있는 주점 안주 로드.
아직 정신 줄을 놓기엔 이른, 환한 저녁.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술맛을 서서히 돋워주는 에피타이저를 택해야 한다. 점심에 먹던 과자인 양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나초를 바삭바삭 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맥주가 당긴다. 절제를 아는 사람들처럼 한 병만 주문했지만, 이게 뭐야. 쏘야의 감칠맛이 자꾸 원 샷을 종용하는 걸. 잔은 빌 새가 없고, 오늘따라 목 넘김은 왜 이리 부드러운지.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에선 전체 요리 다음 수프로 목을 축여준다는데, 주점에선 술로 목을 축인다. 오히려 꾸덕꾸덕한 식감으로 술자리의 피치를 올려줄 안주가 필요하다. 불닭볶음면 위에 치즈 한 장 살짝 녹여낸 ‘치즈불닭면’ 어떨까. MSG 낭낭한 게 마치 원기옥처럼 맥주의 탄산을 입으로 끌어모은다. 자비 없는 매운맛과 급하게 들이켠 맥주의 컬래버로 알딸딸함 증폭!
발갛게 달아오른 혀를 가라앉히는 데에는 오코노미야키가 제격이다. 전 자체는 담백하고 소스는 ‘단짠단짠’해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다. 알싸한 소주도, 톡 쏘는 맥주도 잘 어울리니 정답은 소맥이다. 소주에 맥주 탄 듯, 맥주에 소주 탄 듯 술술 넘어가는 술에 얼굴이 벌개질 땐 재빨리 오코노미야키로 젓가락을 가져가라. 가쓰오부시까지 야무지게 올려 한 입 넣으면, 언제 그렇게 썼냐는 듯 달달한 풍미가 가득해 술잔을 또 꽉 채우게 될 것이다.
메인 요리에 한국인의 소울 푸드 삼겹살이 빠질 수 있나. 그렇다고 주점에서 불판을 가져와 구워 먹긴 부담스러우니, 맛있게 볶은 걸로 타협을 보자. 씹는 맛이 살아 있는 숙주와 굴소스의 케미가 좋은 대패삼겹숙주볶음. 고소한 육즙과 감칠맛으로 말이 필요 없는 소주 브레이커다.(침 고임…) 살짝 짜므로 한 접시 대비 소주의 연비도 괜찮다.
술 냄새 풀풀 풍기며 “안 취했다”고 우기는 새벽. 내가 술인지 술이 나인지 모르겠다면 상큼한 걸로 입가심을 해야 한다. 해장에 좋은 토마토로 술에 전 위장을 좀 깨우고, 상큼한 청포도와 오렌지로 정신을 차리자. 달달한 파인애플로 기분 좋은 마무리. 아아,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한 술자리였다…. 이제 감자탕 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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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or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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