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생기면 질투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욕심을 낼 땐 기준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과 나와의 대결이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성취이든 도달해야 할 상한선이 있습니다.

 

힘겹게 그곳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주위를 돌아보면 이상하게도 비슷한 그 목표에 꼭 먼저 다가선 듯이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때론 내가 못다 이룬 목표를 이뤄낸 사람도 보입니다.

 

동공에 지진이 납니다. 나는 못 했는데, 너는 했네?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너에겐 수월해 보이네? 나는 너를 의식하는데, 너는 내 존재도 모르네?

 

그런 날엔 일기에 비통한 자조가 쓰입니다. 천성이 착한 나는(?) 날 앞서가는 그 사람을 미워하기보다 나의 뒤처짐을 탓합니다.

 

하긴 그 사람은 죄가 없습니다. 오히려 나의 페이스메이커도 되어줬던 걸요. 그런데도 그 사람의 형상이 마음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때, 저는 깨닫습니다. 나는 그를 질투하고 있구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난 뒤 친구들과 우리 각자에겐 어떤 감정이 지배적인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행복이, 누군가에겐 불행이, 또 누군가에겐 외로움이 대장 감정으로 꼽혔습니다.

 

저는 질투를 제 감정의 no.1으로 꼽았는데 그렇게 말하고 나니 친구들의 눈빛이 변했습니다. 그 눈빛은 마치 ‘이 표독스러운 것…’이라 말하는 듯했습니다.

 

욕 안 먹고 적당히 살고 싶은 저는 거기서 또 해명을 했습니다. “너네한테 질투하는 거 없어!  그렇게 보지 마!” 그랬더니 또 이럽니다. “네가 보기에 우린 그렇게 배울 만한 게 없는 사람이야?”

 

 

하…. 질투라는 단어엔 이렇게 양가감정이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데미안을 동경하면서도 미워합니다. 사랑하는 동시에 증오합니다. 이유는 데미안의 지적인 권위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나 막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싱클레어는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진리들, 또는 감정만 있고 정의 내리진 못했던 개념들을 데미안은 끝없이 그에게 소개합니다. 데미안의 생각에 압도될 때마다 싱클레어는 감탄하면서도 기분 나빠합니다. 본인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데미안을 질투하는 것입니다.

 

이런 시기심은 『데미안』뿐만 아니라 헤세의 또 다른 저서『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골드문트는 성자처럼 구는 나르치스가 아니꼽지만 늘 그를 그리워합니다. 이런 질투와 시기는 어쩐지 사랑이란 감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마치 ‘네 생각, 네 재능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네가 없어졌으면 좋겠지만 네가 없으면 날 자극시킬 무언가가 사라져. 네가 자꾸 내 안에 차오를수록 나는 자꾸작아지고 그런 나를 보면 너무 화가 나.’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헷갈립니다. 이게 질투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확실한 건 그 둘 다 우리를 자극하고 뜨겁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그 사람 때문에 작아진 나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 얼마나 가슴 절절한 일인가요.

 

혹시 보잘것 없어진 나를 받아들이면 사랑이고, 부정하면 질투인 걸까요? 그렇지만 이 정의는  그렇게 설득력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니 궁금하실 겁니다. 그래서 네가 하려는 말이 뭔데? 질투하자? 질투 말자? 질투는 사랑이다? 네 질투는 정당하다?

 

어느 것도 목적이 될 수 있지만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건 선언입니다. “나는 너를 질투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안 그런 척하고 있는 건 점잖게 보이고픈 나의 또 다른 욕심이다! 질투한다고 선언했으니 네가 더 열심히 살아서 나의 좋은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줘라!”

 

사랑에 있어서도, 질투에 있어서도 언제나 ‘을’인 것 같은 나는 을인 주제에도 이렇게 떵떵거리고 싶습니다. 선언하고 나면 적어도 제가 어디론가 마냥 떠밀려가는 것 같진 않거든요.

 

혹시 저의 이런 ‘솔직함’을 질투하는 사람은 어디 없을까요? 절 질투의 대상으로 만들어줄 사람 어디 없어요? 이렇게 공허한 혼잣말을 하며 오늘도 물살을 이겨냅니다.

 

Freelancer_발렌틴 tnals603@naver.com

Illustrator_전하은


Who +

 

발렌틴은?

솔직하되 사랑 주고, 사랑 받는 존재가 될 거예요.

 

20대라면 누구나, 칼럼 기고나 문의는 ahrajo@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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