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하고 발 냄새를 의식하게 된 건 3년 전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양말을 꼭꼭 챙겨 신고 운동화만 신었다. 운동도 안 하니 발에 땀이 찰 새가 없었다. 그러다 모 기업에서 인턴을 하게 됐는데, 보수적인 회사라 종일 정장에 구두가 필수였다. 기모스타킹과 앞이 꽉 막힌 정장용 구두의 파괴력을 몰랐던 나의 미숙함은 재앙을 일으켰다. 결국 나는 인턴 동기들 사이에서 ‘발 냄새 나는 여자’가 됐다.

 

처음 든 생각은 ‘비누칠해서 잘 씻으면 괜찮겠지?’였다. 스타킹도 빨고, 신발도 바람 잘 드는 곳에서 말리고, 내 발도 씻으면 모든 게 해결되리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퍼퓸 삼푸로 조물조물 빨아놓은 스타킹에서는 시큼한 퍼퓸향이, 커피 찌꺼기를 넣어 놓은 구두에서는 시큼한 커피향이 났다. 그리고 거기에 발을 끼우자마자 내 발에서도 그 모든 걸 합친 냄새가 났다. 그날 나는 진짜 발 냄새의 세계를 알게 됐다. 단순한 세탁이나 샤워로는 몰아낼 수 없는 역치를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발이 넘어버린 거였다. 두둥.

 

발 냄새 참스승과의 만남

비누는 손 씻을 때나 쓰는 거야
본투비 발 냄새로 고통 받는 친구 A

친구 A는 갑작스런 시련에 당황한 내게 가르침을 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땀이 많아 발 냄새가 심했던 A는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봤다고. 심지어 치약으로도 발을 씻어보았다고 했다. 결론은 민간요법은 다 쓸모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침방송이나 저녁6시 방송에 나오는 생활의 지혜는 다 포기하라고 단언했다. 정도를 넘어선 발을 녹차 우린 물에 씻어봤자 녹차에서 발 냄새가 날 뿐이라는 뼈아픈 경험담과 함께.

 

비누로 뽀득뽀득 씻겠다는 순진한 나에게 A는 비누는 손 씻을 때나 쓰는 거라며 발 전용 상품의 세계를 소개했다. 정말이지 이건 신세계였다.

 

겨땀보다 지독하다! 발땀 제거 파우더

뉴질랜드 할머니의 비법이 담겼다는 수상한 흰 가루

 

냄새의 원인은 대개 땀이다. 발가락 사이사이와 발바닥에 습하게 고인 땀, 후끈한 마찰열이 만나면 신발 안은 세균들의 파티장이 된다. 따라서 땀을 잘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가장 핫한 제품은 ‘그랜즈 레미디’다. 그랜즈 레미디를 쓰고도 안되면 발을 잘라야 해결된다는 과격한 리뷰가 떠돌 정도다. 베이비 파우더같이 생긴 하얀 가루를 신발에 솔솔 뿌려주면 발이 종일 뽀송한 건 물론이고 신발에 배인 냄새까지 없애준다. 가루가 묻어나지 않을까 싶은데 신기하게도 어느새 쓱 사라져버린다.

 

가루가 귀찮은 사람들은 그냥 발에 데오드란트나 드리클로를 바른다. 바디용을 써도 되지만 풋 전용도 있다. 드럭스토어에서 발 전용 제품을 따로 진열할 정도니 종류도 꽤 많다. 데오드란트를 뿌린 뒤 양말이나 스타킹 착용도 가능하고, 생각보다 효과가 오래간다.

 

발 냄새 응급처치, 풋 미스트

스킨푸드 민트 스파클링 풋 미스트 / 출처 – 스킨푸드 홈페이지

 

맨발로 샌들을 신고 나갔는데 발바닥이 뜨거울 때, 시큼하고 따뜻한 공기가 대류 현상에 의해 코로 올라올 땐 풋 미스트를 출동시키자. 화장실로 잠입해 물티슈로 발과 신발을 쓱쓱 닦아준 뒤 풋 미스트를 살짝 축축하다 싶게 충분히 뿌린다. 그리고 변기에 앉아 발을 훠이훠이 흔들면 금방 마른다. 이때 자괴감이 약간 들 수 있으나 발가락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집중하면 기분이 나아진다.

 

임시방편이지만 갑작스레 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할 때 제법 유용하다. 로드샵마다 하나씩은 있는 제품이라 구하기 쉽고 쿨링 효과가 굿!

 

땀을 쏙 흡수하는 향균깔창

참숯 깔창은 비싸서 스포츠용 깔창을 샀다

 

운동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발은 깔창이 (인조) 가죽이다. 통풍이나 땀 흡수가 되지 않아 땀이 고이는 경우가 많다. 미끌미끌 축축한 신발을 벗지 못하고 열람실에서 찝찝함을 견디기가 일쑤다. 깔창을 바꿔보면 낫지 않을까 해서 가죽깔창을 들어내고 스포츠용 향균깔창을 깔아봤다. 결론은? 확실히 가죽깔창보다 땀이 덜 찬다! 단, 발볼이 좁고 디자인이 섬세한 여자 구두에는 안 맞는다. 투박한 로퍼나 남자 구두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의외의 효과, 풋 샴푸 & 풋 스크럽

솔직히 처음에는 신종 뷰티 허세라고 생각했다.

 

다른 건 다 사도 풋 샴푸나 스크럽은 좀 머뭇거려졌다. 어차피 바디 워시나 바디 스크럽도 있는데 굳이 발 전용을 사야 하나 싶었다. 그래서 저렴한 9,900원짜리 풋 스크럽부터 사서 써봤다. 결론은? 전용으로 나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디 워시를 써서 10분간 족욕했을 때는 바디워시 향이 시큼한 냄새를 살짝 덮었을 뿐 큰 변화가 없었는데, 풋 스크럽으로 각질 제거를 하고 나니 냄새가 확실히 잡혔다. 의심해서 미안해!

 

말하니까 웃겨서 그렇지, 사실 발 냄새는 그 사람의 평판까지 바꿔놓는 중대한 문제다. 우린 정말 열심히 씻고 있는데, 남들보다 땀이 많을 뿐인데 더럽고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는다면 너무 억울하다. 전국의 발 냄새워리어들이여, 세균을 떨치고 일어나 발 전용 제품을 구매하시길. 신세계가 펼쳐질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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